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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만나기 힘들다고요? 이 직업은 매일 만납니다

성공하려면 성공한 사람들 곁에 있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을 만나는 게 말처럼 쉬울 리 없다. 그들의 시간은 값지고 원하는 사람들이 참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발상으로 부자 만나는 걸 업으로 삼은 사람이 있다. 바로 빌사남의 대표 김윤수다. 말단 사원에서 20대에 대표가 된 이 남자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를 조금 더 알아봤다.

김윤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올해 29살로 8년 차 빌딩 전문 공인중개사다. 2009년 19살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군대 전역한 뒤에 시작했다. 돈을 벌고 싶어 대학교도 가지 않았다. 말년 휴가 때 면접을 보고 전역한 다음날 출근했다. 군복 입고 면접 보러 가니까 신기해하더라. 그때가 21살이었다.

빌딩 중개업은 낯선 분야다. 일반 중개사가 아닌 빌딩 전문 중개사가 된 이유가 있나.


공인중개사를 따고 입대했다. 군대에서 자격증도 따고 부동산과 돈 벌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 부자들을 만나보고 싶더라. 읽었던 책들에서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들을 만나보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고민하다 말년휴가 때 빌딩 중개 업체 면접을 여러 곳 봤다. 10개월 만에 첫 거래를 성공시키고 24살에 팀장 직위에 억대 연봉자로 성장했었다.


어릴 적 집안이 좀 힘들었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였나.


집이 광명에 있는 보증금 300만 원짜리 단칸방이었다. 이마저도 불쌍하게 여긴 집주인 할머니가 세를 주신 거였다. 보일러도 없어서 연탄 피워 생활했다. 가족 4명이서 살았는데 이마저도 고등학교 2학년 때 광명 KTX 개발 때문에 쫓겨났다.

19살이면 고등학교 3학년이다. 이때 공인중개사 공부를 한 이유가 무엇인가.


개발로 쫓겨날 때 그곳 집주인들은 부자가 되었고 우리는 보상금 40만 원이 전부였다. 부동산이 돈이 되는 걸 알았다. 그래서 부동산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자격증을 따야 한다고 하더라. 마침 미성년자도 시험을 볼 수 있게 나이 제한이 풀렸던 때였다. 교복을 입고 학원에 시험을 보고 싶다며 찾아갔다. 사실 실업계 내에서도 내신 성적이 좋지 못했다. 생활이 힘들어서 대학교 가는 것보다 돈을 버는 게 중요했다.


학원비가 비쌌을 텐데, 돈은 어떻게 마련했나.


가난하다 보니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중학교 때부터 주유소 알바를 했다. 5년 동안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중고품 장사를 했다. 패딩을 여름에 싸게 사서 겨울에 비싸게 사는 식이었다. 그렇게 모은 돈이 4000만 원이 넘었다. 학비와 급식비를 내고 부모님께도 드렸다. 가난했던 경험이 사업의 원동력이 됐다. 내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했다 생각했기에 사업에 실패해도 과거보다는 낫겠다 싶었다.

그냥 중개사는 빌딩 중개를 할 수 없는 건가? 굳이 ‘빌딩 전문’일 필요가 있나.


의사들에게 전문 분야가 있는 것처럼 부동산도 전문 분야가 있다. 나는 빌딩 중개만 했기 때문에 전답이나 아파트, 원룸 그리고 빌라 쪽은 잘 모른다. 빌딩 전문이기에 빌딩 거래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입지와 임차인 관리 방법, 은행 소개, 변호사 연결, 임차인 맞춰주기 등 신경 써야 하는 점이 많다. 종합선물세트 같다. 아파트는 평수 등 정해진 면이 있는데 빌딩은 하나하나의 형태, 상황 등이 천차만별이라 서비스할 것들이 많다.

억대 연봉을 마다하고 창업한 이유가 뭔가.


어린 나이부터 회사에 소속되어 있다 보니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제한이 많더라. 거기다 2014년부터 시작했던 개인 블로그가 커져서 회사 홍보보다 내 블로그를 보고 연락 오는 게 많아진 것도 한몫했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말렸는데, 아까 말했던 것처럼 실패해도 예전만큼 가난하겠냐 싶었다.


퇴사한 뒤 역삼동에서 전 직장 동료 1명과 사업을 시작했는데, 창업 자금을 마련하려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 돈으로 2016년 10월에 실거래가를 조회할 수 있는 어플을 출시했다. 이번 기수가 15기니까 지금까지 500명 정도 강의를 수강했다.

원하던 부자는 많이 만났는지.


돈을 떠나서 이 직업이 좋은 이유는 성공한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직업의 최고 메리트다. 주로 건물을 사는 사람은 그 시대의 성공한 사람들이다. 20대가 한 기업의 대표 등 성공한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이 직업은 그런 분들 만나는 게 일이다. 그러다 보니 ‘성공하려면 성공한 사람들 곁에 있어라’라는 말처럼 성공한 사람들이 성공한 이유가 보이더라.


그분들 곁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아침 일직 일어나 항상 신문을 보고 부지런하다. 매너도 좋고 거들먹거리는 게 없다. 회장님이어도 1층까지 배웅해주고, 차 문을 열어주기까지 하신다. 예의와 매너를 곁에서 배울 수 있었다. 부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 어정쩡한 부자가 아니라 강남 건물주 정도의 부자는 정말 좋은 분들이 많다.

실제 건물주들은 건물의 어떤 면을 중요시 여기는가.


제가 항상 말씀드리는 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파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팔아야 수익이 생긴다. 건물주 분들도 얼마에 사고 얼마에 팔지를 중요히 여긴다.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3년 이상 소유해야 하기 때문에 매각 때까지의 운영과 매각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중요하게 본다.


개인적인 노하우가 있나.


등록된 매물이 아닌 팔린 매물을 분석한다. 대부분 나와있는 것을 보는데, 그것으로는 왜 팔리는지 파악할 수가 없다. 빌딩은 최소 1년 이상을 공부해야 할까 말까 하다. 지금 나온 매물로는 알 수 없기에 이전에 매매된 건물 사례를 보면서 분석해야 한다. 또 시대의 변화를 따라야 한다. 예전에는 신문광고를 보고 전화가 많이 왔는데 요즘에는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를 보고 찾아온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30~40대 분들이 많이 찾아오신다.

퇴직금으로 부동산 투자하는 이들이 많다. 조언해줄게 있는가.


일단 퇴직금이기에 리스크가 최대한 없어야 한다. 안정적으로 임대수입을 얻을 수 있는 건물이 가장 좋다. 보통 대출을 30%에서 50 사이로 끼고 매입하는데 50%가 넘어가면 위험하다. 은퇴하실 분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목이 좋고 임대료가 고정적으로 들어올만한 곳을 노려야 한다. 젊은 사람들은 리모델링이 될만한 곳이 좋다. 대출과 세금에 개인보다 유리한 법인을 세우는 것도 좋다. 고정수입이 있는데 임대료까지 들어오면 세금이 많아 남는 돈이 없다.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최근 학점은행제를 하고 있다. 대학원에 진학해 부동산학과 교수를 하는 것이 목표다. 나중에는 실버타운과 고아원을 융합한 시설을 설립하고 싶다. 노인과 고아들을 함께 케어할 수 있는 사회 환원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김윤수 대표는 고아원 봉사를 다니는 한편 자녀 때문에 망가지는 부자들을 자주 경험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빌사남도 우수 직원에게 주거나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되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쟁취할 수 있도록 키우고자 한다. 가난한 시절을 겪고 수많은 부자를 만나본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 걸까.


글 임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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