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1등 당첨돼 1,000억 받은 그들은 어떤 삶을 살까?
‘복권 당첨자의 저주’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사람은 2002년 파워볼에 당첨된 잭 휘태커(Jack Whittaker)입니다. 당첨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면서 세금을 제외하고 그가 받게 된 돈은 9,300만 달러(약 1,041억 원)였습니다. 당첨금의 10%를 교회에 기부하고, 경기 불안정으로 해고했던 직원 25명을 복직시키고, 자선재단을 설립하고… 처음에는 모든 것이 순탄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스트립 클럽과 술집에 드나들면서 폭행 시비에 휘말리고, 사치와 도박으로 돈을 탕진하던 그는 결국 복권 당첨 5년 만에 파산하고 맙니다. 질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던 외손녀는 마약 중독으로 사망했고, 그로부터 몇 년 후 딸까지 사망했습니다. 부인은 이혼을 통보했습니다.
“손녀가 죽은 것도 돈 때문이었어요. 전처는 ‘차라리 그 복권을 찢어버렸어야 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내 생각도 같아요. 그럴 수만 있다면 찢어버리고 싶네요.” 휘태커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복권에 당첨되었던 것은 자신에게 ‘축복’이 아니라 ‘저주’였다.”라고 답했습니다.
‘로또가 주는 행복의 효과는 평균 3개월이 지나면 사라진다.’ (하버드대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 교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은 건강과 경제적 풍요를 유지하지 못했다.’ (프랑스 파리경제대 연구)
‘5만 달러 이상의 당첨금을 받은 사람들의 5%가 5년 후 파산했다. 반면, 1만 달러 이하의 당첨금을 받은 사람들은 거액의 당첨금을 받은 사람들보다 경제적으로 더욱 안정되었다.’ (미국 캔터키대 연구)
연구자들 또한 “복권 당첨으로 얻은 행복은 3개월이 지나면 사라진다.”, “복권 당첨 이후, 비용 지출이 많은 파티를 자주 열면서 재정 상태가 악화되고, 복권 당첨 이전보다 음주와 흡연 또한 늘면서 건강 상태도 악화된다. 이로 인해 경제적 풍요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5만 달러 이상의 당첨금을 받은 사람들보다 1만 달러 이하의 당첨금을 받은 사람들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욱 안정된다.”라고 주장합니다. 복권에 당첨되면 불행해진다? 복권 당첨으로 얻은 행복은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정말 그럴까요? 복권에 당첨된 이후에도, 오래도록 행복을 유지한 사람들은 없을까요?
2005년 파워볼에 당첨되어, 일시금으로 8,500만 달러(약 952억 원)를 수령해 간 브레드 듀크(Brad Duke)는 어땠을까요? 복권 당첨 이후 행복해졌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절대적으로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잭 휘태커(Jack Whittaker)와는 달랐습니다. 살던 집에 계속 살면서, 자신이 근무하던 피트니스 센터에서 2년 반을 더 일했습니다.
받은 돈도 함부로 쓰지 않았습니다. 복권 당첨 이후, 그가 쓴 돈은 100만 달러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타히티로 여행을 떠나고, 학자금 대출과 모기지론 대출을 상환하고, 가족들의 연말 선물을 구입하고, 자전거와 3년 된 중고 폭스바겐을 구입하는 데만 돈을 썼습니다. 나머지 돈은 자선 재단을 설립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석유·가스·부동산·지방 채권 등에 투자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이클링 관련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당첨금을 착실하게 관리한 덕에 복권에 당첨된 지 1년 반이 지난 후, 그의 순자산은 1억 3천만 달러(약 1,455억 원)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가 처음 복권에 당첨될 당시에 자산을 1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한 이유는 후손들까지 대대손손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역 사회의 발전에도 관심을 두게 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야겠다.’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그는 지금 아이다호 주 정부에서 인증받은 자선 단체들을 도우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2012년 파워볼에 당첨되어, 일시금으로 1억 3,650만 달러(약 1,528억원)을 수령한 마크 힐(Mark Hill), 신디 힐(Cindy Hill) 부부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50대 초반의 힐씨 부부는 복권에 당첨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사는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많은 돈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들이 복권 당첨 이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마크의 고향인 캠든 포인트 지역에 새로운 소방서와 응급출동센터를 건립할 수 있도록 돈을 기부하는 것이었습니다. 마크 힐 아버지의 생명을 두 차례나 구해 준 소방관들에게 신세를 갚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기부한 돈은 소방서와 응급출동센터를 짓고, 구급차와 소방차를 구입하는 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주리 주 소방당국 관계자는 “이 모든 것을 주 예산으로 충당했을 경우, 25년이 걸렸을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소방서뿐만 아니라 잔디 구장과 새로운 하수처리장을 짓는 데도 돈을 기부했습니다. 마크 아버지의 이름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여, 두 사람의 모교인 노스 프랫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쾌척하기도 했습니다. 힐씨 부부의 이러한 선행은 4년이 지난 후인 2016년에야 밝혀졌습니다. 부부가 자신들의 선행이 세상에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복권 당첨 이후 큰 집으로 이사를 하고, 두 명의 아이를 입양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동네의 작은 편의점에서 친구들과 함께 모닝커피를 즐기면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브레드 듀크(Brad Duke)와 마크 힐(Mark Hill), 신디 힐(Cindy Hill) 부부는 복권 당첨 후 5년이 지난 후에도 파산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경제적 풍요와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복권 당첨 전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는 것과 돈을 함부로 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잭 휘태커(Jack Whittaker)는 끝까지 ‘돈’ 때문이라고, ‘돈’을 탓합니다. 그런데 그의 불행을 초래한 것이 정말 ‘돈’일까요? 일확천금에 눈이 멀어 사치와 향락을 일삼은 ‘자기 자신’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