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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분석한 '싸가지 없는 아르바이트생', 생기는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갑질 고객 트라우마

알바 힘든 건 일보다 ‘감정적 문제’

불친절한 알바에 상처받는다는 손님도


출처 : SBS ‘시간’

갑질 고객에 대한 뉴스가 종종 들려온다. 이들은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에게 반말과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하면 욕설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기까지 한다. 최근에는 도저히 친절하게 대하기 힘든 ‘진상 알바’도 있다며, ‘가끔은 억울하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나무랄 데 없이 정중한 태도로 알바생을 대했는데, 돌아온 것은 뾰로통한 표정과 퉁명스러운 대답뿐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끊이지 않는 알바생과 손님 사이의 갈등은, 도대체 어디부터 시작되는 걸까?


‘더본코리아’의 대표이자 요리연구가로 활동 중인 백종원 <골목식당>에서 “싸가지 없는 알바가 생기는 건 과거에 마음을 다친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출처 :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홍은동 포방터 시장의 돈가스 집 사장이 가게에서 무뚝뚝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상처를 받아 그렇다”며 “손님 입장에서 사장님이 자신을 알아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100명 중에 1~2명씩 꼭 있다. 그걸 한 번 당하면 적극적으로 하기 싫어진다”고 덧붙였다.


이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도 성격 안 좋다고 하는데 이 친구들도 마음을 다친 경험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에 해당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백종원이 핵심을 얘기했다”,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하면 성격 버리기 쉽다”며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다.


호텔리어로 일한다는 한 블로거는 이 방송에 대해 긴 리뷰를 남기도 했다. “오랜 시간 숙박업에 종사하며 정말 다양한 진상을 만나봤다”는 그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정말 좋지만 일부 비상식적인 고객들에 대한 경험이 쌓여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자신도 모르게 냉랭한 태도로 손님을 대할 때가 있는데, 직전 손님이 막말을 하는 등 상처를 주었을 때 그럴 확률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친절한 접객을 하는 게 프로답지만, 방금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바로 생긋 웃기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에서 전국의 알바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몸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다’ 응답이 무려 72.3%에 달했다. 일을 그만두고 싶게 만든 결정적 원인 2위는 ‘내 감정을 숨기고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는 자괴감 (47.9%)’이 차지했다.


막무가내 욕설과 성희롱 등 알바생을 우습게 아는 손님(45.7%), 내 잘못이 아닌데도 사과해야 하는 억울함 (44.5%)이 각각 2·3 위에 올랐다. 반면 ‘되려 손님 입장일 때 알바생에게 상처를 받는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싸가지없는 알바생 특징’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주문 전부터 뚱한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고, 메뉴판을 조금 들여다보고 있으면 ‘빨리 좀 골라라’라는 표정으로 한숨까지 쉬는 알바생들의 불친절한 접객 태도를 꼬집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할인 이벤트 등에 대해 질문했는데 무슨 얘기인지 모르는 것 같길래 다시 천천히 물어보면 “아~그거 끝나서 안돼요”라고 성의 없이 대답하고, 특히 물어본 사람이 어르신 손님일 경우 동료와 눈 마주치면서 비웃는 알바생도 많다는 게 해당 게시물 작성자의 이야기였는데, 그는 “진상 손님도 많고 알바생들 힘든 거 나도 해봤으니 당연히 알지만, 자기가 힘들고 짜증 난 거 왜 내가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자신이 알바생들이 눈치를 본다고 덧붙였다.

물론 세상에 이렇게 불친절한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알바생의 고통을 알아주는 손님, 어려운 상황에 처한 고객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알바생들의 미담도 종종 들려오죠. 몇 해 전 ‘실시간 대구’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대구 수성구의 한 빵집에서 일한다는 한 알바생의 사연이 올라왔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욕설까지 섞어가며 갑질을 하는 손님을 상대한 후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모든 상황을 지켜보며 빵을 먹고 있던 고등학생 3명이 편의점에서 초콜릿과 커피 등을 사와 ‘언니 기운 내세요!’라고 적힌 쪽지와 함께 건네줬다는 것이다. “우느라 정신이 없어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는 작성자는 학생들이 다시 나타난다면 밥을 꼭 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몇 해 전에는 거동이 불편한 손님의 식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준 패스트푸드점 알바생의 이야기가 기사화되기도 했다. 맥도날드 부평역점에서 일하던 이 청년은 장애인 손님의 주문을 받고 가까운 자리로 안내한 뒤, 직접 메뉴를 가져다주고, 먹기 쉽도록 포장지를 벗겨 준비해줬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손님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도움을 주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고객이 맥도날드 홈페이지의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사연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고려대 평화 민주주의 연구소와 한국 리서치가 시행한 ‘갑질 및 갑을 관계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갑질 피해 경험은 또 다른 갑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속 갑질을 반복해서 경험할 경우 어디서든 갑질을 또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손상된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갑질을 하는 이른바 ‘갑질의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악순환의 출발점이 되지 않으려면 혹시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갑질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는 태도도 필요할 텐데, 진상 부리는 손님과 불친절한 알바생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석태진 에디터  |  ssstaejin@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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