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지지 않아” 돈 쓸어모으던 인터넷 강의 사이트, 이렇게 되었습니다
업계 4위 인강업체 사업 철수
학령인구 감소, 코로나19 영향 탓
성인 타깃 교육 시장은 분위기 좋아
서울시 평생교육부문 예산 확대
한국 사교육 시장에서 큰 주축을 담당하던 인터넷 강의 업체들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까지 1타강사의 연봉은 메이저리그 선수급이라는 것이 화제를 모으며 인터넷 강의 업체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을 거란 짐작을 들게 했지만 최근 이러한 대중의 짐작과 반대되는 소식이 속속들이 들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험생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봤을 인터넷 강의, 든든한 고정 수요층을 바탕으로 꾸준히 돈을 쓸어모을 것만 같던 인터넷 강의 업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_신촌스카이에듀학원 |
90년 대생들이 초등학생 시절 교실을 떠올리면 3~4분단으로 나눠져 한 교실에 빼곡히 들어선 책걸상이 떠오를 텐데요. 하지만 최근 초등학교 1학년 교실을 가보면 한 반에 20여 명에 불과합니다. 이는 국내 출산율이 감소함에 따라 자연스레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학령인구의 가파른 감소세는 국내 교육업계를 빠른 속도로 뒤흔들고 있습니다. 특히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업체들은 급격히 몸집을 줄이고 있는데요.
사진출처_중앙일보 |
대학 입시 인터넷 강의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카이에듀는 온라인 교육 사업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스카이에듀는 에스티유니타스의 자회사 현현교육이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 업체로 국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서 1타 강사를 보유하고 있는 업계 4위 업체인데요. 현현교육 측은 코로나19 확산과 학령인구 감소 등의 상황에서 사업적 판단에 따라 온라인 교육사업을 축소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업체 측에 따르면, 스카이에듀는 수능이 끝나는 오는 11월 18일까지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후에는 공교육 사업에 한해서만 스카이에듀 강의를 볼 수 있는데요. 이는 그간 업체에 가장 큰돈을 벌어다 주던 수능 인터넷 강의 시장에서 발을 빼겠다는 것으로 기존 오프라인 교육 사업과 공교육 사업 등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카이에듀는 지난 2020년 매출이 142억 원을 기록하며 재작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반 토막이 났는데요. 업계 관계자들은 학령인구 감소 영향이 사교육 시장에 치명타를 입혔다고 입을 모읍니다. 201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수능 응시자 수는 60만 명 안팎을 오갔지만 올해 수능 지원자는 50만 9천여 명에 불과했는데요. 저출산 고령화로 지난 7월까지 21개월 연속 인구 자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초·중·고생 대상 사교육 업체들은 역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짙습니다.
사진출처_중앙일보 |
하지만, 모든 인터넷 강의 업체들의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것은 아닌데요. 한 교육 업계 종사자는 “초·중·고 교육시장은 학령 인구 감소 탓도 있지만 워낙 과포화상태인 탓에 눈에 띄게 성장하기가 쉽지 않았다”라며 “앞으로 청소년 대상 보다 성인을 타깃으로 한 강의에 주력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실제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 업체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교육의 활성화와 스펙 상승을 목표로 하는 취준생, 직장인들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직장인 박모 씨의 경우 “이직을 위해 컴퓨터 자격증 강의와 영어 강의를 번갈아가며 회사 점심시간에 듣고 있다”라며 “필요하다면 외국어 학습지 구독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온라인 성인교육 기업 데이원컴퍼니가 제공하고 있는 외국어 학습지 ‘가벼운 학습지’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한 140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기업 교육 관련 매출도 같은 기간 277% 증가했습니다. 데이원컴퍼니 관계자는 “직무 관련 교육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강의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출처_서울신문 |
성인 대상 취미·교육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있는 클래스101의 경우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2천 개에 달하는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자기계발, 직무역량 강화 등에 관심 있는 2030 직장인들의 수요에 힘입어 지금껏 업체가 강사에게 정산해 준 금액만 해도 430억 원에 달한다고 하죠.
사진출처_한국일보 |
이러한 흐름에 반응해 정부도 성인 평생 교육에 세금을 편성하고 있는데요. 교육부는 지난 5월 ‘맞춤배움길’이라는 성인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밖에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의 공약에 따라 교육 플랫폼 ‘서울 런’의 사업 대상을 향후 성인까지 확대할 방침인데요.
그간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제공해왔던 업체들도 하나둘씩 성인 교육으로까지 발을 넓히며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웅진그룹 계열 학습지 업체 웅진씽크빅은 성인 교육 온라인 플랫폼 ‘유데미’와 협업을 통해 ‘유데미코리아’를 지난 9월부터 서비스 중인데요. 인터넷 강의 업계 1위 메가스터디 역시 공무원 시험, 대학 편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학령인구 감소로 불가피하게 사업구조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인터넷 강의 업체들의 근황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저출산에서 비롯된 학령인구 감소로 비록 청소년 대상으로 한 강의는 점차 수요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관건일 것으로 점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