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부자들이 사용하는 은행 대여 금고, 일반인 신청해봤더니…
나 대여 금고 쓰는 사람이야
추석이 다가오며 바빠진 이들이 있다. 창고 렌털 서비스 업체다. 이들은 일정 수수료를 받고 개인 물건을 보관해준다. 특이한 소장품이나 수집품을 친인척에게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단기간 맡기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다음 여름까지 선풍기를 맡기는 등의 장기 고객도 있다.
이 같은 창고 렌털 서비스가 늘고 있지만, 현금이나 집문서 등 보안이 필요한 곳에 맡기긴 어렵다. 이처럼 남에게 보이기 어려운 물건을 보관하고자 하는 이들이 찾는 곳이 은행 대여 금고다. 은행 대여 금고는 은행에서 일정 수수료를 받고 고객의 물건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다.
영화 속에서는 부자들의 비밀스러운 물건을 보관하는 장소로 자주 등장한다. 또는 후계자에게 물려줄 귀한 물건이 들어있는 곳으로 연출된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은행 대여 금고를 재력가만이 사용 가능한 상품으로 인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은 은행 대여 금고를 사용할 수 없는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1. 은행 대여 금고
시중은행 중 일부 지점은 대여 금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여 금고는 비밀유지, 보안이 철저해 은행원도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5대 시중은행 외에도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 중 일부도 대여 금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중은행에 비치된 대여 금고는 소형과 중형이다. 때문에 금고 크기 이상의 물품을 보관하기 어려워 현금, 유가증권이나 귀중품이 주로 보관된다. 대여 금고 이용 자격은 지점마다 천차만별이다. 금고 수량이 제한되어 있어 강남 등 부촌에서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
테헤란로의 한 은행은 정기예금 1억 원 이상에 2~3억 원의 펀드 상품이 가입되어야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여 금고가 남는 은행의 경우 5만 원, 무료 대여 이벤트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 같은 대여 금고는 필요시 은행원이 물품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은행 관계자는 “고객을 안내하고 금고를 열 때는 옆에서 지켜보지 않기 때문에 금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2. 이용 방법은?
모든 시중은행 지점에 대여 금고가 설치되어 있진 않다. 때문에 가장 먼저 대여 금고가 설치되어 있는지, 남는 대여 금고가 있는지 전화로 문의하는 게 헛걸음을 방지하는 길이다. 사용할 수 있는 대여 금고가 있다면 도장과 신분증을 가지고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대여 금고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임대보증금과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시중은행별, 지점별로 이용에 드는 비용과 조건이 다르기에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따르면 시중은행 대여 금고의 보증금과 수수료는 각각 50만 원, 5만 원 이하였다.
은행마다 대여금고 이용 수수료에 차이가 있었다. 하나은행은 보증금이 없는 대신 이용료가 20~60만 원에 형성되어 있었다. 또한 신한과 국민은행은 보증금 외에 수수료로 1~5만 원을 받았다. 단, 지점장이 인정하는 경우 보증금과 수수료가 면제되며 계약도 자동 연장이 가능했다.
일반인도 대여 금고가 남을 시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영업점 축소로 대여 금고 잔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관계자는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대여 금고를 찾는 소비자 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수요가 몰린만큼 VIP에게 우선권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의 아니게 VIP만 이용 가능해지는 셈이다.
임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