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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까지 끼고 구매했는데… 건물주 두 번 울리는 비용들

“건물주는 연예인과 같다”

초등학생이 원하는 미래의 직업은 3가지로 귀결된다. 건물주, 연예인, 유튜버다. 그런데 이들은 놀랍게도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오로지 소수의 성공한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는 점이다. 아이돌 지망생 100만 명 시대이지만, 이름을 떨치는 아이돌은 손을 꼽을 수 있을 만큼 적다.

유튜버는 아이돌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다. 아이돌은 소속사의 파워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튜버는 자신의 능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 외모도, 어휘력도, 콘텐츠 기획력도 유튜브에서는 모두 자신만의 자산이 된다. 그러나 콘셉트를 따라 한 후발주자에 역전당하기도 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구독자를 늘리지 못해 그만두는 이들도 많다.


한때 갓물주라고 불리던 건물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에 있는 수많은 건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다. 그러나 이들 건물주도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다. 매달 수백만 원의 임대료를 받는 건물주가 힘든 이유가 무엇일까? ‘미래의 건물주들이 조심해야 하는 건물 유지 보수 비용’을 조금 더 알아보자.

1. 건물의 실질적인 주인은 은행이다

사실상 한국 제일의 건물주는 은행이다. 은행 대출을 끼지 않고 전액 현금으로 매입하는 경우는 극히 적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논란이 되었던 보람 튜브의 법인 ‘보람 패밀리’가 매입한 강남 건물이 있다. 청담동 40-25번지, 대로변에 위치한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95억 원에 거래되었다.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던 보람 패밀리였지만, 그들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신한은행이 보람 패밀리 건물에 설정한 채권 최고액은 90억 원이다. 실제 대출액의 120%를 채권 최고액으로 설정하는 관례상 보람 패밀리가 대출받은 금액은 약 75억 원으로 추정된다.

95억 원의 빌딩이지만, 실제 보람 패밀리가 들인 돈은 20억 원뿐인 셈이다. 또 건물 운용은 보람 패밀리가 전담하지만, 임대수익의 대부분은 은행이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람 패밀리 건물의 최고 임대수익은 월 2000만 원이지만, 이중 매달 상환해야 하는 대출이자는 1875만 원이다.


보람 튜브가 20억 원을 들여 얻어 가는 한 달 이익은 고작 125만 원에 불과했다. 임차인이 1곳이라도 빠지면 수익이 아니라 손실이 난다. 하지만 부동산 좀 공부했다 싶은 이들은 보람 튜브가 손해 보는 투자를 했다고 말한다.

2. 건물주의 복병 ‘건물 유지 보수 비용’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의 경우 ‘승강기시설 안전 관리법’을 따라야 한다. 이에 따라 엘리베이터의 유지 보수 및 점검은 한 달에 한차례 이상 실시하고 보관하도록 되어있다. 점검 비용은 업체별, 층, 전기식, 유압식 등에 따라 다르며 매달 10~20만 원 지출된다. 또한 1년에 1회 승강기 관리원의 정기검사에 7~8만 원이 지출된다. 이는 4~5층 빌라를 기준으로 한 금액이다.

또한 건물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주기적으로 옥상 방수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방수는 세라믹 방수와 우레탄 도막 방수를 주로 활용한다. 옥상 방수공사 주기는 짧으면 1년, 길면 5년에 1번 진행하며 우레탄 도막 방수의 경우 평당 2만 원 이상 지출된다. 인건비는 별도로 청구된다. 숨고에 따르면 2018년 옥상 공사/방수 평균금액은 343만 원으로 나타났다.

내부 청소 비용도 빼놓을 수 없다. 빌딩의 경우 화장실, 계단 등의 내부시설 청소를 진행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외부 환경에 노출된 건물 외벽 노후화도 문제다. 내부가 튼튼해도 외벽이 낡으면 오늘 같은 불경기에 돈이 되는 임차인을 들이기 쉽지 않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리모델링과 노후시설 교체를 진행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우가 다양해 특정할 수 없지만 주로 건물 리모델링 적정 비용을 매입가의 5~10%라고 말했다. 건물 외벽은 연면적 평당 40~60만 원, 화장실 교체 비용은 층당 500만 원이지만, 건물 내외부·설비를 모두 리모델링 할 경우 연면적 평당 150~200만 원이다.

건물주들이 이자와 손실을 감수하면서 건물을 매입하는 이유는 시세차익 때문이다. 다만 100억 원 건물을 매매할 시 중개 보수가 9000만 원(0.9%), 취득세 4억 원 등 공과금이 약 4억 6000만 원이며 각종 보유세도 상당하다. 실제 매입에 들어가는 돈은 빌딩 가격 이상이라 수익률도 낮다. 건물주, 정말 옳은 선택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글 임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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