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민에게 물었다 ‘로열층된 아파트 1층, 살아보니 어떤가요?’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과거 아파트 중에서도 고층은 로열층이라 불리며 저층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다. 낮은 층으로 갈수록 거래가는 점점 내려갔고 1층은 찬밥 대우이기 일쑤였다. 그런데 최근 1층이 새로운 로열층으로 등극하기 시작했다. 2017년 포항 지진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변동이라기엔 지금도 1층의 인기가 남다르다. 온갖 단점만 이야기되던 1층이 대체 왜 새로운 로열층으로 등극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실거주자들이 전하는 1층, 조금 더 알아보자.
매일 커튼치고 살아야
자연친화적 주거환경 조성
1층 아파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생활 침해 문제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사생활을 침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거실 창이나 창문을 통해 외부인이 쉽게 집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실 창 방향에 길이나 입구가 위치할 경우 매일 커튼을 치고 살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반면 거실 창의 위치가 정원만 있거나 인적이 드문 산책로 방향으로 되어 있다면 사생활 침해가 덜할뿐더러 사시사철 정원과 꽃, 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고층을 선호하는 이유가 조망권 때문이라지만 멀리 내려다보는 것이 허무함과 고립감을 키우는 면도 없잖아 있다. 반면 1층은 집 앞 정원이 있어 꽃향기와 풀냄새를 느끼는 등 자연친화적인 주거환경이 조성된다.
배치가 좋아야 한다는 점은 고층이나 1층이나 똑같다. 고층이라 해도 다른 단지가 가까워 집 내부가 들여다 보인다면 사생활 침해는 1층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럼에도 외부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면 시선 차단 필름, 사생활 보호 선팅 시공을 통해 커튼 없이 외부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다.
각종 소음 노출
엘리베이터 소리까지 들려
1층은 아이들이 노는 소리, 사람들의 대화소리, 각종 소음에 노출되어 있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1단지 내에 차량이 들어올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집 앞까지 차량이 오는 경우도 있어 차량 소음, 매연 등에 시달릴 수 있다.
하지만 1층도 1층 나름이다. 고층에 아이들 노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만한 아파트라면 1층 방음도 그만큼 잘되어 있다. 엘리베이터 앞에 현관이 있는 경우 엘리베이터 소음 등에 노출될 수 있으나 이는 중문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방지할 수 있다.
게다가 고속도로, 지상철과 가까운 아파트의 경우 1층을 비롯한 저층은 오히려 소음을 적게 받는다. 외려 저층이 방음벽 덕분에 소음을 덜 느끼고 고층이 해당 소음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 개별난방 잘 되어 있어
복사열 적어 여름 더위 덜해
아파트 단지 내의 1층에 햇빛이 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1층은 고층에 비해 겨울 난방비가 많이 나온다. 또한 오래된 중앙난방 아파트의 경우 1층까지 온수 내려오는 도중 식고 햇빛도 적어 겨울에 가장 추운 층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러나 요즘은 개별난방이 잘 되어 있어 난방비가 높게 나온다는 것 외에 애로사항은 적다.
1층의 장점은 여름에 드러난다. 지구온난화로 자외선의 강도가 강해진 만큼 집의 온도가 높아질뿐더러 최상층은 천장이나 벽으로 인해 1층보다 더 덥다. 집 앞의 나무와 정원 덕분에 복사열도 적어 더위가 덜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햇빛을 좀 보고 싶다면 엘리베이터 탈 필요 없이 문 열고 나가 한 바퀴 돌고 돌아오면 된다.
엘리베이터 범죄 염려 적어
층간 소음 가해자 되지 않아
노인들이 무단횡단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가?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은 신호 대기하는 시간 동안 서 있는 일이 힘들어 무단횡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때문에 3대가 함께 사는 가정이나 노년층은 1층에 사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사실 1층은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 가장 추천하는 층이다. 엘리베이터 대기 또는 탑승 중 발생할 범죄에 대한 염려가 고층보다 적을뿐더러 1층의 단점인 외부의 시선이 오히려 아이를 범죄로부터 지켜준다.
최상층은 위층으로부터 층간 소음 피해자가 되지 않는 반면 1층은 층간 소음 가해자가 되지 않는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나 옛 시골집의 거주 습관을 버리지 못한 노인과 함께 산다면 1층에 거주하는 것으로 생활에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노인에게 여긴 아파트라고, 아이에게는 뛰지 말라고 윽박지르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집에서 춤추고 절구를 찧어도 아무도 경비실에 전화하지 않는다.
1층은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장점보다 단점이 많고 저다마 환경이 달라 위의 장점이 모두 충족된다 말 할수는 없다. 구조가 나쁜 아파트는 1층 소음이 2층에 전달되는 경우도 있고 난방, 소음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각 아파트의 배치와 구조 그리고 개인의 선호에 따라 층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