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1월29일, 그날의 기억
1987년 11월29일, 미얀마 상공 양군 관제소와 KE858 마지막 교신 내용
"현재 비행고도 37,000FT, 기체 외부온도 영하 46℃, 바람속도 15-20KTS, TAVOY 통과 예정시간 05:22 UTC(한국시간 14:22)"
위 교신을 마지막으로 1987년 11월29일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대한항공 KE858편(이하, KE858)은 첫 번째 경유지인 아부다비에서 중간 기착 후 2차 경유지인 태국 방콕으로 운항 중에 인도양 미얀마 상공에서 사라졌다.
운항 및 객실 승무원 11명과 승객 104명이 탑승한 KE858 여객기는 미국 보잉 제작 B707-3B5C, 기체 등록번호 및 호출부호는 HL7406/KOREAN AIR이며, 사건 당일 비행 루트는 출발지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목적지인 서울 김포국제공항으로 가기까지 경유지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태국 방콕 돈무앙 국제공항이었다.
사건이 발생한지 32년이 넘은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실종 이유는 일본인으로 위장한 북한 대남 공작원인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사부 소속 특수공작원 김현희와 김승일이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개최를 방해 등을 목적으로 북한의 지시에 따라 이라크 바그다그에서 KE858에 탑승하여 기내에 여행자 휴대용품으로 위장한 라디오 C4 시한폭탄을 조작 설치한 후에 1차 경유지인 아부다비에서 하기하였고, 그로부터 9시간 후 정확히 미얀마 안다만 상공에서 폭발했다는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정권 아래 건설교통부와 국가안전기획부 등과 같은 관련 기관 발표에 따른 언론 보도 내용뿐이고, 최근 대구 MBC 특별 취재팀이 찾아낸 여객기 기체도 진심으로 찾을 생각과 행동 없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항공사 항공기 사건 사고 가운데, 비행 중에 공중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는 1983년 9월1일 사할린 상공에서 냉전시대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에 의해 격추당한 대한항공 KE007편 격추사고와 KE858 실종사건으로, 사건 발생 전후 시간대 별 1987년 KE858 실종사건 개요는 아래와 같다.
1987년
- 11월29일: 한국시각 기준 14시01분 북위 14도45분, 동경 95도38분 인도양 안다만 해역에서 실종
- 11월 30일: 정부 관계부처 현지 조사반 급파, 미얀마 해상 상공에서 공중 폭파 가능성 시사
- 12월1일: 아랍에미리트 주재 한국 대사관 바그다드 탑승하여 이라크 아부다비에서 내린 남성 1명과 여성 1명을 용의자로 검거, 음독 자살 기도 발표
- 12월2일: 당시 대통령 전두환은 대북 안보체제 강화와 선거방해책동에 대한 엄단 지시, 5일 뒤에 바레인 현지 수사 종결, 북한의 서울 올림픽 개최 방해 공작으로 사건 유도
- 12월9일: 미얀마 현지 조사단 철수 결정.
- 12월11일: KE858의 잔해로 보이는 물체 발견, 미국 국방부 KE858 잔해가 아니라고 부인
- 12월16일: 13대 대통령 선거 실시. 국가안전기획부 주관 김현희 신상 확인 조사.
- 12월19일: 건설교통부 탑승객 115명 전원 사망 공식 발표.
1988년
- 1월15일 김현희 TV 기자 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중 테러 주범으로 등장, 당시 북한 최고 권력자의 지시로 서울 하계 올림픽 개최 방해, 대통령 선거 혼란 야기, 대한민국 내 계급 투쟁 촉발을 목적의 테러로 발표.
1989년
- 2월3일 서울지방검찰청 김현희 살인죄, 항공기 폭파치사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
1990년
- 3월 중순 KE858편 추정되는 잔해 발견, 27일 김현희 사형 선고., 4월12일 김현희 사면 조치
1991년
- 6월2일 김현희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 발간 후에 12월28일 전직 국가안전기획부 직원과 결혼.
2004년
- 5월22~23일 KBS ‘대한항공 858편의 미스터리’ 방영
- 12월15일 서울중앙지검 유족들의 기록 공개 소송 관련 사건 기록 전체 공개
2012년
- 6월17일 김현희, TV조선과 MBC 출연, 대담 형식 인터뷰.
2020년
- 1월23일 대구 MBC 특별취재팀 미얀마 안다만 50m 해저에서 KE858 기체 발견
위에서 살펴 본 내용 외에 KE858 실종사건에 대한 조사 요구가 계속되자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7대 우선 조사대상 사건으로 선정하여 조사하였으나, 2006년 8월과 2007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조작된 사건은 아니라는 발표가 더해졌다.
사건 당시 군사독재정권 아래 눈감고 있던 언론들이 제대로 파헤치지는 못했지만, 2003년 MBC PD수첩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04년 KBS 스페셜, 2018년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이어 2019년에 대구 MBC가 사건 32주기를 맞아 2회에 걸쳐 특집 보도를 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한 국민적인 관심을 다시 받고 있다.
KE858 실종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대구 MBC 특별취재팀이 큰 노력을 들인 결과, 올해 초 미얀마 안다만 해저에서 KE858 기체를 찾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 32년 만에 발견한 동체와 날개 그리고 엔진은 그 오랜 세월 바다 속에서 퇴적물에 덮인 상태이지만, B707 기체의 기본 형태는 비교적 온전히 남아있어 어쩌면 블랙박스를 회수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KE858 여객기가 공중 폭발로 조각조각 공중 분해되어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내용과 달리 지난 5월1일과 8일 방영된 대구 MBC 보도특집 KAL 858기 실종사건 ‘1부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와 2부 ‘바다에 묻힌 진실 엔진’에서 오랜 시간 동안 우리를 기다려온 대한항공 KE858을 볼 수 있었다.
동체와 날개 상태로 보아 기체가 공중분해 되지 않았다는 것과 조종을 맡고 있던 김직환 기장, 나부식 부기장, 한동숙 항법사는 자신들의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승객과 기체를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많이 늦었지만, 진실 규명과 남아있는 가족 품으로 그들을 데리고 오기 위해 동체를 바다 속에서 올려야 할 시간이다.
글: 강 헌, 사진: 대구 MBC, MBC, KBS, JTBC, 경향신문, FS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