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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by 매일경제

12년 차 골프 유튜버가 말하는 '골프 즐기면서 잘하는법'

2030 젊은 세대까지 골프에 뛰어들면서 대한민국에 골프 붐이 불고 있다. 골프장은 골린이(골프 초보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TV와 유튜브에서는 골프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접어들면서 야외 활동에 대한 수요가 늘고, 유튜브를 중심으로 골프는 중장년층 스포츠라는 인식이 깨진 것이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골프는 이제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야외 스포츠이자 취미와 자기표현 수단으로까지 받아들여진다.


오늘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골프 크리에이터 '심짱(심서준)'은 골프 대중화에 막대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구독자 31만명을 보유한 1세대 골프 유튜버다. 그의 유튜브 콘텐츠 누적 조회 수는 1억3000만회에 달한다. 특유의 대중 친화적 콘텐츠와 진정성으로 구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심짱은 28세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했다. 제대로 된 레슨을 받기 위해 골프 유학을 떠나 뉴질랜드칼리지(NZCS) 골프학과를 졸업했다. 뉴질랜드에서 열린 유러피안 티칭프로 선발전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그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건 실력 향상을 위해 필리핀으로 건너간 다음부터다.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위한 골프 동호회를 만들었는데, 이 무렵 만난 동호회 회원들이 만들어준 별명이 '심짱'이다. 그는 2010년 유튜브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유튜브는 수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었지만 채널을 통해 꾸준히 골프 콘텐츠를 올리면서 골프를 알렸다.


심짱은 "12년간 유튜브를 해보니 무엇보다 골프를 접하는 사람들 마음을 알게 됐다. 바로 '골프를 잘 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골프를 즐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심짱과의 일문일답.



매일경제

1세대 골프 크리에이터 심짱.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12년간 심짱골프 유튜브를 하고 있는 심짱입니다. 현재 구독자는 약 31만명입니다. 제가 12년 전 처음 골프 유튜브를 시작할 때 필리핀에 있었습니다. 그 당시 골프 동호회를 운영하며 카페에서 글과 사진으로 회원들과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필리핀에서 유튜브를 알게 됐고 골프 영상을 올려 동호회 회원에게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유튜브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제가 아마 그때 한국에 있었다면 유튜브를 사용할 일이 없었을 듯합니다. 해외에 있었기에 유튜브를 알게 된 것이죠. 저는 골프를 다소 늦은 나이인 28세에 시작했습니다. 전문적으로 배우고자 뉴질랜드 골프학과에 들어가 골프를 배웠습니다. 약 2년간 있었고 이후 필리핀으로 넘어가 잠시 훈련을 하고자 했는데, 그곳에서 무려 8년을 지내게 됐습니다. 조금은 늦은 나이에 골프를 했기에 다른 선수보다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고, 그런 생각을 영상으로 남기게 됐습니다.


-심짱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제 채널은 골프의 모든 즐거움을 보여주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또 다양한 시각에서 골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처음 유튜브에서 보여준 영상은 '집구석골프레슨'입니다. 집에서 잠옷 차림으로 나와 웃기는 말투와 행동으로 골프 레슨을 보여줬습니다. 처음 그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상당히 쇼크였다고 합니다. 그 당시 한국에서 골프는 상당히 권위적인 운동이었습니다. 깐깐하게 매너와 에티켓을 중요시했고, 골프를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을 구별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뉴질랜드에서 골프할 때는 상당히 즐기는 분위기여서 놀랐습니다. 그래서 골프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콘텐츠는 집구석골프레슨, 오피스골프레슨, 장타대회 개회, 골프실험, 골프토크이고,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필드에서 공을 치는 모습 등이 생각납니다.


-요즘 골프가 대중화되며 세대를 아울러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같은 트렌드가 왜 생겼을까요.


▷말씀하신 대로 요즘 골프가 대세입니다. 이렇게 인기를 얻은 데는 코로나19 영향도 있었다고 봅니다. 실내 운동을 못하니 야외 운동으로 눈을 돌리고, 많은 사람이 아닌 혼자나 소수 몇 명과 운동할 수 있는 골프가 눈에 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TV 예능에서도 골프를 다루고, 많은 연예인이 골프 유튜브를 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루해 보이던 골프가 즐거운 운동으로 표현돼 젊은 층에 어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젊은 층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골프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지요. 이런 요소들이 더해져 골프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주식회사 심짱 대표이기도 합니다. 이 회사의 수익 모델이 궁금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심짱은 유튜브와 심짱마켓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20년간 골프를 하고 12년간 골프 유튜브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골프 관련 일만 하게 됐습니다. 유튜브는 광고 수익도 있지만 협찬사의 광고 수입이 있고, 또 많은 용품업체에서 홍보 문의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유튜브에는 광고를 거의 넣지 않으려 합니다. 사실 골프 촬영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라 수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광고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심짱마켓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마켓이기에 제품 영상을 찍어 라이브로 판매하며, 별도의 심짱마켓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책을 내신다고 들었습니다.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요.


▷네. 이번에 '골프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최대 질문 TOP63'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교습 책이라기보다 골프를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골프를 모르는 분도 볼 수 있는 책을 쓰자는 생각에서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골프를 시작한 뒤 연습을 하고 필드를 나갈 때 상황, 그리고 중상급자가 됐을 때를 생각하면서 총 6단계 섹션으로 책을 썼습니다. 제가 20년간 골프를 하고 또 12년간 유튜브를 하고 9년간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면서 경험한 다양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특히 골프연습장을 할 때 초보 골퍼 대부분이 똑같은 궁금증과 질문이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골퍼들이 온라인 검색을 통해 궁금한 부분을 찾는 데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즉 골프에 관한 궁금한 점을 주변 지인에게 물어보니 힘들다면 바로 이 책으로 해결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매일경제

심짱이 출간한 책. 골린이들이 골프를 즐기면서 잘 칠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골프를 사랑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골프는 참 시련을 많이 주는 운동입니다. 가만히 있는 공도 못 맞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고, 조금 실력이 늘었다 싶으면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못 치곤 하죠.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성장해 가는 내 모습을 발견하면 어느 즐거움보다도 기쁩니다. 또 골프는 좋아하는 지인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운동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고 서로를 응원하기도 하고 대결하기도 하는 참 재미있는 운동입니다. 제 주변 골퍼들도 골프 때문에 속상해하지만 관두는 골퍼는 단 한 명도 못 봤답니다.


-콘텐츠를 촬영하고 만드는 데 보통 얼마나 시간을 투입하는지요.


▷제 콘텐츠는 다양한데요. 보통 필드 콘텐츠는 골프장까지 가는 시간, 플레이 시간, 집으로 오는 시간까지 하면 하루 종일 걸립니다. 이후 편집자 분에게 넘어가면 3~6일 소요됩니다. 영상이 완성되면 필드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하나하나 다시 한 번 보고, 그 안에 재미있는 요소를 살리는 과정을 더합니다. 즉 필드 영상은 오늘 필드를 갔다고 했을 때 이르면 3일 후에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콘텐츠는 오늘 찍으면 바로 간단한 편집으로 끝이 납니다. 이후 업로드 날짜만 맞춰 올립니다.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 실제로 골프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콘텐츠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12년간 유튜브를 해도 항상 매일같이 고민하는 것이 콘텐츠입니다. 어떤 내용을 만들면 골퍼들이 좋아할까 하는 점인데요. 아이디어는 모두가 비슷합니다. 결과적으로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 큰 고민보다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내용을 만들어 올립니다. 요즘엔 필드 콘텐츠가 제일 좋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골퍼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의 레슨을 올립니다.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콘텐츠나 콘셉트가 있을는지요.


▷TV 방송으로 예능 골프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섭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연예인은 아니기에 지속적인 고정출연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고정출연하는 방송으로 저만의 색깔로 많은 골퍼에게 골프의 즐거움을 전달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혼자 할 수 있는 콘텐츠 중에서는 라이브 콘텐츠에 관심이 있습니다. 보는 분들이 바로 물어볼 수 있고 생생한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콘텐츠라 해보고 싶은데요. 사실 라이브는 쉽지만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어 아직 시도는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수입에도 관심을 가지는 분이 많습니다.


▷유튜브를 하면 광고 수익이 있고, 또 협찬사와 연간 계약을 해 받는 수익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일 큰 수입이 나는 PPL 같은 광고 수입이 있지만 이 부분은 많이 하고 있지 않고 있고요. 그런데 유튜브만 보면 사실 적자입니다. 사무실 월세와 감독, 편집, 고정지출 비용을 빼면 적자입니다. 그래서 지금 제 직업이라고 말하는 심짱마켓에서 번 수익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진행하다 보면 오래가지 못하기에 지금 적당한 광고도 받으려고 하고 있고, 심짱마켓도 더 열심히 하고자 합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영상은 무엇인가요? 앞으로 콘텐츠 방향성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요.


▷심짱골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영상은 김연준 프로에게 비거리 레슨을 받는 영상입니다. 조회 수는 262만회가 나왔는데요. 많은 분이 비거리에 관심이 많기에 이런 레슨 영상이 인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유튜브에서 '쇼츠'라고 해서 짧은 영상을 올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골프장 홀 위치 이동하는 법 영상이 359만회가 나왔습니다. 앞으로도 골퍼들이 관심 있는 콘텐츠를 더 만들려고 합니다. 필드 영상은 지속적으로 인기가 많기에 계속 올리고 이외 레슨 영상을 좀 더 보강할 생각입니다.



매일경제

1세대 골프 유튜버 심짱.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 같습니다.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즐겨보는 영상들은 연예인이 아닌 대부분 인플루언서 방송입니다. 그만큼 개성 있고 진솔한 방송이 많은데요. 하지만 골프 쪽은 인플루언서가 설 자리가 적습니다. 연예인이 진행하는 골프가 많이 들어와 있고, 평범한 일반 골퍼가 방송급으로 혼자 촬영하면서 인기를 얻기에는 힘든 구조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 상황일 뿐이죠. 언젠가는 골프에서도 인플루언서가 인기를 얻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때를 생각하면서 본인 스타일을 잘 살린 방송을 지속적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더인플루언서' 공통 질문입니다.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매일 빠지지 않고 행하는 의식적인 행동이 있을까요.


▷눈을 뜨면 콘텐츠 생각을 합니다. 이상하게 잠에서 깨자마자 생각을 하면 상상이 잘되고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옵니다. 이를 그대로 이어가며 출근을 합니다. 차 안에도 생각을 하면서 스튜디오에 오면 출근해 있는 PD님과 아이디어 회의를 합니다. 그리고 오늘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놓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정리해 놓아야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쉴 수도 있답니다.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앞으로 유튜브는 취미로 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더 재미있고 심짱다운 영상이 나올 듯합니다. 그리고 직업으로는 좋은 온라인 마켓을 만들고 싶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결과적으로 콘텐츠라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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