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도 그랜저 사요”…‘판매 1위’ 속사정, 아내의 유혹은 강렬했다
아빠차 그랜저, 엄마차로도 인기
상반기, 40~70대女 선호도 1위
우먼파워 힘입어 다시 국민차로
여성들에게도 인기높은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기아 쏘렌토에 빼앗겼던 ‘국민차’ 타이틀을 다시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1~6월) 판매 1위(승용차 기준)에 올랐기 때문이다. 1위 비결은 여심(女心)을 잡는 데 성공해서다. 아빠차로 인기를 끌면서 엄마차로도 영역을 넓히면서 아빠차 영역에 머문 쏘렌토를 제쳤다.
21일 국토교통부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그랜저는 올 상반기 동안 총 6만4836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1% 증가했다. 지난해 그랜저를 2위로 밀어낸 쏘렌토는 3만7047대 판매됐다. 전년동기보다 17% 늘었지만 그랜저 판매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신 기아 카니발이 전년동기보다 44.5% 늘어난 4만716대로 2위를 달성했다.
구매자 10명 중 1명, 4050女
신형 그랜저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그랜저 1위 탈환에는 40~70대 여성들의 전폭적 지지가 한몫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여성 연령대별 국산차 판매 톱5를 분석한 결과다. 그랜저는 20~30대 여성들이 선호한 차종은 아닌 것으로 나왔다. 톱5에 들지 못했다. 반면 40~50대 여성들이 가장 많이 샀다. 그랜저(6719대)는 20~30대 여성들이 두 번째로 많이 구입한 현대차 아반떼(5213대)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성공 이미지가 강한 신형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
총 판매대수와 비교하면 그랜저 구매자 10명 중 1명 이상이 40~50대 여성인 셈이었다. 엄마차로도 인기를 끌었다는 뜻이다. 20~30대 여성 선호도 1위를 달성한 기아 셀토스(4980대)는 3위로 밀려났다. 그 다음으로 기아 레이(4255대), 기아 스포티지(4210대) 순이었다. 60~70대 여성 구입 순위에서도 그랜저(2562대)는 1위를 기록했다. 아반떼(2446대), 셀토스(1599대), 현대차 투싼(1320대), 현대차 코나(1303대)가 그 뒤를 이었다. 쏘렌토는 연령대별 여성들이 선호하는 차종 톱5에 모두 들어가지 못했다.
아빠차 이어 ‘엄마차’ 1위도 달성
아빠들이 가장 선호한 세단인 그랜저 [사진출처=현대차] |
신형 그랜저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뒤 “그 돈(5000만원대)이면 벤츠와 BMW 산다”는 비싼 가격 논란에 시달렸다. 돈을 좀 더 보태고 할인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벤츠와 BMW 인기 세단을 살 수 있어서다. 또 벤츠와 BMW가 올해 상반기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그랜저와 가격 차이는 좁혀졌다. 그랜저는 출시 이후에는 상반기에는 14건의 결함이 속출하면서 품질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받았다.
국내 자동차 시장서 1위를 차지한 산형 그랜저왼쪽)와 SUV 1위인 쏘렌토[사진출처=현대차, 기아] |
그랜저가 올 상반기 가격과 품질 논란에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첫번째 비결은 ‘성공하면 타는 차’ 이미지다 . 그랜저는 사회적 성공을 상징하는 대기업 임원차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또 가족을 위해 편안한 패밀리카를 선호하는 아빠들이 그랜저를 ‘원픽’했다. 올해는 가정에서 차종 선택에 영향을 주는 40~70대 ‘우먼파워’도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0대 이상 여성들은 실용적인 SUV보다는 편안한 세단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며 “차량 두 대를 살 수 있는 가정의 경우 한 대는 세단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빠차 그랜저가 엄마차로도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