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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엄마 딸 아들 4명이 모두 당구선수 “이런 당구가족 세상에 또 있나요?”

매일경제

네 명 모두 당구선수인 김재운 정경옥 김보경 김준상 ‘당구가족’이 손하트를 그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엄마 아빠는 프로당구 선수, 딸 아들은 학생 당구선수.


가족 4명이 당구선수로 활동하는 당구가족이 있다.


서울 금천구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김재운(48‧PBA 드림투어) 정경옥(44‧LPBA) 보경(17·예림디자인고 2학년) 준상(16‧서서울생활과학고 1학년) 준영(8·부천소사초등학교 2학년) 가족이다.


결혼하면서 당구장을 차린 김재운-정경옥 부부는 부천당구연맹 소속 선수와 동호인으로 활동하다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어려서부터 당구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레 당구와 친해졌고, 아빠엄마를 따라 당구선수가 됐다. 아직 어린 막내는 재미로 당구를 치는데, 누나 형처럼 당구선수 하겠다면 적극 밀어주겠다는게 엄마 생각이다. 어쩌면 몇 년 후에는 당구가족에 당구선수 한 명이 더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당구가족’ 인터뷰는 며칠전 부부가 운영하는 서울 금천구 월드당구클럽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경남 고성에서 또 짧게 만났다. 보경이와 준상이가 ‘경남고성군수배’ 학생부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가족이 고성으로 출동했기 때문이다. (당구장 운영하는 아빠는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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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보경이가 경기에 출전하기 앞서 대회장 앞에서 찍은 가족사진. 아빠는 서울에서 당구장운영 하느라 내려오지 못했다. (사진=정경옥)

고성에서 만난 정경옥은 “아이들이 고성대회 학생부에 출전하는데, 둘 다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엄마 미소를 지었다. 아울러 대회장에서 찍은 가족 사진도 보내왔다.


▶당구가족인데, 가족 소개를 부탁한다.


△정경옥=4명이 모두 당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LPBA에서 3시즌째 뛰고 있고, 남편(김재운)은 4시즌째 PBA드림투어(2부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딸(보경)은 예림디자인고 2학년이며 지난해부터 서울당구연맹 학생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아들(준상)은 서서울생활과학고 1학년으로 올해 초 서울당구연맹 학생선수로 등록했다. 막내 준영(8·부천소사초등학교 2학년)이는 아직은 재미로 당구 치고 있는데, 누나와 형처럼 당구선수가 되겠다면 적극 밀어줄 생각이다. 주변에서 누나와 형보다 더 당구에 소질있다고 한다. 하하.


▶어떻게 해서 가족 4명이 모두 당구선수가 됐는지.


△정경옥=우리 부부가 당구장을 운영하다 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레 당구와 친해졌다. 학교 끝나고 당구장에 와서 일도 돕고 게임도 치고 그랬다. 그러다 아이들이 어느날 당구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 그때 망설임 없이 아이들에게 당구를 치게 했고, 그렇게 해서 당구가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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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정경옥씨는 LPBA서 뛰고 있으며, 딸 보경이는 “대학 당구학과에 진학하고 싶다며 올해 전국대회에서 우승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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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빼닮은 준상이는 벌써부터 듬직하다. 올해 초부터 당구를 배우기 시작, 아직 열심히 배우고 있으며 누나처럼 대학 당구학과에 진학하고 싶어한다.

▶아이들에게 당구선수 길을 흔쾌히 허락했다고.


△김재운=반대하지 않았다. 우리 부부도 당구를 오래 쳐 왔기 때문에 당구의 장점을 잘 안다. 특히 당구라는 스포츠는 인성을 다듬기에 좋기 때문에 아이들이 배우기에는 더욱 안성맞춤이라 생각했다.


△정경옥=아무리 어리더라도 아이들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당구만 치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며 당구를 병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커서 직업으로 당구선수를 선택한다면.


△정경옥=당구로 잘 풀리면 좋겠지만 그렇게 믿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지 않은가. 당구를 칠 수 있는 건 아이들에게 또하나의 장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준상=당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올해 초이기 때문에 아직 실력을 더 키워야 한다. 앞으로 전국대회에서 입상해서 대학 당구학과에 진학하는 게 목표다. 지금은 당구연습도 열심히 하지만,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학교생활도 충실히 하고 있다.


△보경=내 꿈이 당구선수로서 엄마와 같이 당구시합 다니는 것이다. 대학교도 당구학과로 가고 싶다. 동생처럼 학교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학창시절에만 쌓을 수 있는 학교에서의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다.


▶당구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데, 성장세가 눈에 띈다.


△보경=작년(2021) 초 서울당구연맹 학생선수로 등록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전국당구대회 학생부에서 준우승을 두번 했다. 지난 5월에는 서울 강남구서 열린 ‘RS배 전국당구대회’ 18세 이하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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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상이가 아빠한테 지도받는 사이 엄마와 누나가 수다 떨며 웃고 있다.

▶당구가족이라 서로 도움이 되는 점도 많을 것 같다. 연습은 어떻게 하나.


△김재운=아내와 두 아이 모두 아무래도 플레이스타일이 나를 닮더라. 함께 당구를 치며 우리 가족이 하나라는 걸 느끼기도 한다. 물론 각자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아주 체계적으로 지도하는 편은 아니나, 기본기와 어려워하는 부분들은 자주 도와준다.


△정경옥=보통은 당구장 영업이 끝나면 나와 딸, 남편과 아들이 짝을 지어 연습하는 편이다. 확실히 가장 가까운 가족끼리 당구를 함께 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부족한 점에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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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당구가족’은 당구장 영업이 끝나면 가족끼리 연습한다. 김재운-정경옥 부부가 사이좋게 뱅킹 자세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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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경이와 준상이는 17, 16세 연년생으로 서로 장난을 자주 친단다. 사진은 남매의 기념촬영을 하겠다고 하자 서로 멋진 포즈를 취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이다.

▶플레이 스타일이 닮았다는 점은.


△준상=아빠를 닮아 난구풀이에 자신있다. 지도를 받으며 아빠 장점을 자연스레 흡수한 것 같다.


△보경=주로 부모님에게서 배우기 때문에 여러 면을 닮는데, 특히 그 중에서도 나는 강한 스트로크가 장점이다. 공으로 테이블을 세 바퀴 정도 돌릴 수 있다.


▶구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정경옥=서울 금천구서 ‘월드당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는 경기도 부천에서 8년 정도 운영하다 이곳으로 옮긴 지 2년 쯤 됐다. 단골손님들이 내 이름 ‘경옥’의 ‘옥’을 따 ‘옥스빌리어드’라는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한다.


▶당구용품도 같은 걸 쓰나.


△정경옥=모두 ‘빅본’후원을 받고 있어 큐를 비롯한 대부분의 용품을 빅본 제품으로 쓰고 있다. 팁은 ‘밀당’ 팁을 쓴다.


▶올해 목표는.


△김재운=최근 상승세를 느끼고 있으나 아직까지 1부투어 승격은 욕심인 것 같다. 2부에 안정적으로 잔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경옥=아직까지 LPBA서 세트제 경기를 해 본 적 없다. 올 시즌에는 서바이벌전을 넘어 세트전(16강)까지 가보고 싶다.


△보경=당구특기생으로 대학진학을 하고 싶기 때문에 전국대회(학생부)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올해에는 전국대회서 우승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준상=지난달 ‘정읍 전국당구선수권’이 처음 참가한 전국당구대회다. 올해에는 전국대회(학생부)서 입상하는 게 목표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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