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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매일경제

부처님 세분 자꾸 나만 바라봐…문경 주민 다 안다는 이 곳은

◆ 신익수 기자의 총알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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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대야산 하트 모양의 용추계곡. [사진 제공 = 한국관광공사]

수상한 점 한둘이 아닙니다. 하트 모양 계곡이 있는가 하면, 보는 사람의 얼굴을 따라 고개를 돌리는 미스터리 불상도 있습니다. 오르막길을 거슬러 오르는 도깨비 도로까지 보유 중이지요. 가장 수상한 건 돌을 먹는 한우와 돼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맛이 기가 막히니 환장할 노릇입니다. '그곳'이 알고 싶다. 이번주에는 미스터리 '핫플(핫플레이스)' 경상북도 문경으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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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여행안전지수 '양호'

*매일경제 여행코너가 국내 언론 최초로 선보이는 '안전여행지수'다. 한국관광공사가 SK텔레콤 데이터를 활용해서 혼잡도를 측정해 선계량화한 코로나19 시대 나들이 지표다. △양호(50~100) △보통(30~49) △주의(10~29) △경계(0~9) 4단계. 주의·경계 지역에서는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 하트를 닮은 계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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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넘버원은 계곡이다. 말도 안 된다. 계곡의 소, 그 모양새가 '하트'라니. 앞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오죽하면 문경시조차 '문경팔경'의 으뜸에 놓았을까. 전국에서 유일한 하트 모양 계곡을 품은 곳이 문경 하고도 대야산이다. 찾기도 쉽다. 입구에서 등산로를 따라 15분 정도 걸었을까. 이내 계곡 한쪽에 너럭바위가 눈에 띈다. 장정 200여 명이 족히 앉고도 남을 매머드급. 어라, 묘한 모양이 있다. 예쁘게 둥지를 튼 하트다. 용이 승천하다 떨어졌다는 용추(龍墜)계곡. 더 놀라운 건 또 있다. 용의 비늘이 하트 계곡 위쪽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하트 계곡은 크게 3단이다. 제일 상단부는 거대한 암반이 수천 년 동안 물에 닳아 만들어진 원통형 홈. 그 홈을 타고 맑은 계곡류가 엿가락처럼 꼬아 돌며 아래로 떨어진다. 움푹 파인 이 소 양쪽의 바위 형세가 영락없는 '하트'. 아래쪽이 2단째 중단 계곡이다. 상단보다 넓은 소다. 마치 잘 다듬어 놓은 천연의 목욕통. 가볍게 '계곡 욕'을 즐기기엔 딱이다. 3단째 하단부는 중단에서부터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3m가량 암반을 타고 물이 흘러내린다. 천연 미끄럼틀이다. 사랑이 퐁퐁 샘솟는 느낌이다.

◆ 움직이는 불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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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월광사의 움직이는 불상.

두 번째 미스터리는 한술 더 뜬다. 이 불상, 심지어 움직인다. 그것도 불상 3개가 동시에 고개를 돌린다. 관찰자가 쳐다보는 대로, 따라서 고개 방향이 돌아간다. '움직이는 불상'으로 난리가 난 곳이 문경 산북면 하고도 월광사. 내비게이션에 검색했더니 주변이 휑하다. 그만큼 외진 곳이다. 은밀하면서 자그마한 사찰인데, 문경 주민들은 '기도명당' 첫째로 친다. 직접 보니 더 놀랍다. 사찰 앞 정원에 놓인 3개의 황금색 불상. 언뜻 보기엔 별다를 게 없다. 하지만 좌우로 움직이면 입이 쩍 벌어진다. 보는 사람의 시선 방향을 따라 불상이 고개를 돌린다. 카메라를 들이대 봤다. 기가 막혔다. 그래도 마찬가지. 카메라 방향을 따라 불상 얼굴이 움직인다. 비밀은 음각. 양각 불상과 달리 월광사의 것은 얼굴이 음각이다. 오목렌즈를 떠올리면 된다. 주지인 법안스님이 웃으며 말한다. "부처가 좀 더 가까이 와 있는 느낌을 주려고 음각으로 제작했지요. 앞으로 108 불상을 만들어 보는 게 목표입니다."

◆ 도깨비 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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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 호계면 별암리 산6. 문경대학으로 향했다. 문경대학은 놓인 '터'부터가 미스터리다. 문경대학이 둥지를 튼 곳은 오정산 바위공원. 1994년 문경대학 터를 닦을 때 6m 정도 땅을 파 들어가자 거기서 바위군락이 발견된 것이다. 말하자면 대학 자체가 바위군락 위에 지어진 셈. 바위의 모양새도 미스터리다. 밀가루 반죽 같은 매끈한 돌들이 수백, 수천 개가 늘어서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놀라긴 이르다. 이곳에 또 하나의 미스터리 핫플이 있다. 이름하여 도깨비 도로. 정확히는 문경대학 기숙사 앞 50여 m 구간이다. 현장 모습은 평범 그 차체. 그 유명한 제주공항 옆 신비의 도로처럼 그저 오르막일 뿐이다. 시작 지점에서 기어를 'N(중립)'에 놓자 차가 스르륵 움직인다. 이내 오르막을 거슬러 오른다. 속도도 붙는다. 생수를 부으면 물도 오르막 구간을 따라 역류하니 말 다했다. 그야말로 반전의 핫플이다.

◆ 가축 먹이가 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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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오미자테마터널의 와인바.

미스터리 핫플 방점을 찍으러 문경새재로 간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과거를 치르기 위해 한양으로 향하던 옛길이다. 백두대간에서 이어지는 이화령의 험준한 산세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갯길 하늘재가 스며든다. 주변으로는 기름틀 바위까지 기암절벽들이 절경을 이룬다. 문경새재엔 가로등이 없다. 달빛 밝기로 으뜸인 '문탠로드' 명당이니, 그저 달빛을 벗 삼아 걸어주면 된다. 문경 미스터리의 방점을 찍어줄 새재의 명물은 약돌한우.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해도 매년 약돌한우축제가 열렸던 곳이다. 약돌이라는 게 재밌다. 문경은 전형적인 산악지형. 탄광 광산이 많았다. 약돌은 광산에서 캔 거정석을 말한다. 강알칼리성(pH9)을 띤 거정석(페그마타이트)은 화강암이다. 예부터 민간요법에 활용된 약돌로 알려져 있다. 물 정화제로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쓰는 곳도 있다. 사료 대신 이걸 소와 돼지에게 먹인다. 그렇게 탄생한 게 약돌한우, 약돌돼지다. 돌을 먹인 소와 돼지라니. 그런데 이게 끝내준다. 살살 녹는다. 쫄깃하면서 부드러울 수 있다니. 그야말로 미스터리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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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뻔했다.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스터리하게 인기가 폭발한 문경의 은밀한 핫플 두 곳. 넘버원이 전국 최장 단산 모노레일이다. 코로나 시국에도 30분 이상의 기다림을 각오해야 하는 '전설의 탈것'. 왕복 3.6㎞. 백두대간을 휘감는 단산의 장관을 직관할 수 있다. 최고 경사도 42도이니 꼭 도전해 보실 것. 두 번째 핫플은 오미자테마터널이다. 옛 문경선 철도 석현터널에 특산물 오미자 테마로 스토리를 입혔더니 대박이 났다. 길이 540m, 폭 4.5m로 항상 14~15도의 온도가 유지된다. 오미자 와인바와 천장에 알록달록한 우산이 달려 있는 구간이 SNS 핫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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