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은 쓰면 닳는다는데...달리기 열풍 괜찮을까
가끔 달리기도 '효과'...하루 5분만 달려도 더 오래 산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달리기 열풍이 분다. 특히 자유로운 참여를 표방하는 비정기적인 달리기 모임 '러닝 크루(Running crew)'가 인기다. 달리기 모임의 묘미는 바로 여러 사람들과 함께 뛰는 것. 동료와 속도를 맞춰 완주까지 재미있게 달릴 수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거나, 무릎이 좋지 않은 경우 달리기를 시작하기 망설여지기 마련. 또 달리기를 하다 부상을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스포츠의학 전문가와 함께 달리기 운동 전후에 알아두면 좋은 건강 수칙을 짚어봤다.
달리기, 좋은 운동 맞나요?
달리기는 건강한 신체와 운동화만 있으면 어디서든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부담없는 활동이다. 운동으로서의 효과도 높다. 대표적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는 체지방 감소, 심폐기능 향상 등 우리 몸에 여러가지 이점을 준다.
무거운 몸을 가볍게 만들어줄 뿐만아니라,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심폐기능을 좋게한다. 골밀도를 높이고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등 뼈 건강에도 좋다.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달리는 동안 우리 몸은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엔도르핀과 희열을 느끼게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해 기분을 좋게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수명도 연장해준다. 실제 미국 심장학회지에 따르면 하루에 단 5~10분 달리기만으로도 심장 건강은 물론 수명까지 늘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러닝크루'방식 처럼 시간이 될 때 참여하는 비정기적인 달리기도 효과가 있다. 특히 주말전사(weekend warrior)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주당 한 번이나 두 번 중등도에서 격렬한 강도의 운동을 수행하는 경우 건강증진 및 체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다만, 달리기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 3일 이상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좋다. 미국 스포츠의학회에서는 심폐체력 강화를 위해서는 유산소운동을 성인기준으로 주당 3~5일을 권고하고 있으며 주 3일 미만일 경우 그 효과는 미약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무릎은 쓰면 닳는 기관이라던데
흔히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무릎 손상을 걱정하곤 한다. 자칫 달리기 때문에 관절염이 생기거나 악화된다면 안하느니만 못하기 때문. 다행히 달리기는 생각보다 안전한 운동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운동 초보자나 비만, 근골격계 질환 등이 있는 경우 주의하는 것이 좋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 체중에 비례해 3~5배 정도의 하중이 더 걸리는 빠른 달리기 (시속 8Km이상의 속도)보다는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 운동이 통증을 막고 유산소 운동의 좋은 효과를 얻는데 유리하다.
스포츠의학전문가인 김진구 명지병원장(스포츠의학센터)은 "관절의 연골은 달리기 정도의 활동으로 망가지거나 악화되지 않는다"며 "관절염으로 인한 내반 변형 (O자 다리 변형)이 있으면서 관절연골의 손상이 있는 경우 빠른 달리기를 할 경우 체중의 5배 정도의 하중이 손상된 관절 연골에 부하되므로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무릎 앞쪽 슬개골 쪽이 불편한 부분은 스트레칭 및 근력운동을 보강하여 회복 할 수 있지만 쪼그려 앉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고, 걷는 것이 힘든 분들은 달리기나 등산을 피하고 스트레칭 및 가벼운 근력운동, 걷기, 가벼운 자전거 타기를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달리기 장소,방법 꼼꼼 점검하세요
부상을 예방하려면 달리는 장소도 중요하다. 아스팔트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노면 또는 울퉁불퉁한 노면은 엉덩이, 무릎, 발목관절의 구축을 일으켜 장경인대염, 대퇴 전자부 점액낭염을 야기할 수 있다. 과도한 내리막길에서는 무릎관절의 이상을 초래해 슬개대퇴동통증후군, 장경인대염을, 과도한 오르막길에서는 아킬레스 건염과 족저근막염 등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대부분 충분한 준비없이 무리한 운동을 할 때 부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운동 전후 관리가 중요하다. 운동 전에는 런지, 스쿼트 등 준비운동으로 몸을 가볍게 깨워주는 것이 좋다.
초보자의 경우 점증부하의 원리로 6주간 서서히 강도를 높이고 운동지속시간을 늘리는게 좋다. 최대 운동 강도의 60%로 가볍게 시작해 자신에게 맞는 속력 및 강도를 서서히 맞추는 방식이다.
운동 후에는 대퇴사두근, 햄스트링, 종아리, 엉덩이 등 주요부위를 20초이상 정적으로 천천히 늘리는 스트레칭을 시행해야 한다. 스트레칭은 운동 후 통증을 예방하고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BMI 30이상의 비만이거나 관절염이 있는 분들의 경우, 바로 달리기는 무리가 될 수 있으니 빨리 걷기(대화하기 힘든 수준의 강도) 1분, 천천히 걷기 2분, 인터벌 훈련의 형식으로 강도 및 지속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이 관절과 심장에 무리가 되지 않다"고 조언했다.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운동 가이드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김 원장은 "특히 성인병이나 근골격 질환을 겪는다면 병원에서 운동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며 "기초체력 검사, 근 골격계 검사 등으로 몸 상태를 측정한 뒤 의료진의 운동 빈도, 강도 등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운동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렇게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고 운동을 꾸준히 생활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