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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코스 추천 :: 길을 잃어도 좋은 도시, 로마

여행하고 기록하는 에디터 선명이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도시는 로마다. 좋았든 싫었든 말이다. 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로마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도시가 아니기 때문이다.

로마를 여행하다 보면 계획대로 도시를 구경하는 게 힘들다. 걷다 보면 지나칠 수 없는 장소를 만나게 되고 한 걸음 두 걸음 골목을 이탈하면서 길을 잃게 된다. 그러나 길을 잃을 때마다 당황하거나 불안하진 않다. 오히려 나는 로마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이탈리아 로마 여행코스를 소개한다. 에디터의 두발로 걷고, 두 손으로 담아온 로마 여행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1. 콜로세움(Colosseum)

로마는 한때 고대 제국의 수도이자 세계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단지 기록에 근거한 표현이 아니라, 도시 전체에 수 세기 동안 남아 있는 유적들이 고대 로마의 찬란했던 역사를 말해준다. 이는 관광객들이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로마를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로마에서 첫 번째로 소개할 유적은 콜로세움이다. 파리의 에펠탑처럼 로마에는 콜로세움이 있고 여행자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명소다. 콜로세움과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포로 로마노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콜로세움은 위치적으로나 작용적으로나 고대 로마의 중심이었다. 현대의 원형 경기장처럼 고대 로마 시민들에게 유흥 거리를 제공하는 장소였고,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었다. 다른 점이라면 콜로세움은 서기 80년 경에 지어졌다는 사실이다.

콜로세움에 입장하려면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보통 콜로세움과 가까운 고대 로마의 폐허, '포로 로마노' 입장권과 함께 구매한다. 현재는 현장 판매를 진행하고 있지 않으니 미리 티켓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콜로세움은 매달 첫째 주 일요일에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만큼 관광객이 많이 몰려 상당히 오랜 시간 입장 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콜로세움을 나와 젤라또를 먹으며 구시가지로 향했다. 로마에는 유명한 젤라또 가게가 많아서 굳이 맛집을 찾지 않아도 맛있는 젤라또를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가게를 고르는지 보다 어떤 맛을 고르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맛 조합은 레몬과 피스타치오를 추천한다.

- 이용시간 : 09:00-16:30

- 주소 : Piazza del Colosseo, 1, 00184 Roma RM, Italy

>> 콜로세움 입장권 예약 바로가기

2. 조국의 제단(Altare della Patria)

포로 로마노가 고대 로마의 중심이었다면 베네치아 광장은 이탈리아의 수도인 현대 로마의 중심이다. 로마 시내의 주요 도로가 합쳐지는 곳이면서 콜로세움과 구시가지 등 주요 관광지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베네치아 광장에는 고대 유적 사이로 웅장하게 솟아 있는 조국의 제단이 있다. 조국의 제단은 고대 로마가 아닌 이탈리아의 역사로, 세계 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한 장소다. 한국의 현충원과 비슷하다. 운이 좋으면 조국의 제단 위로 지나가는 이탈리아 공군의 전투기를 볼 수 있다.

3. 판테온 신전(Pantheon)

조국의 제단을 지나 수많은 상점, 식당, 카페테리아가 즐비한 상업 지구로 들어섰다.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이 콜로세움이라면 가장 뛰어난 건축물은 판테온 신전이다. 판테온은 고대 로마 시절,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만들어진 아주 넓은 실내 공간이다.

내부는 광장처럼 넓고 천장은 드높은 돔 형태다. 특이한 점은 천장에 뚫린 원형 구멍인데, 이는 양이나 염소를 제물로 바치던 의식을 치를 때 연기가 하늘로 빠져나가도록 설계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지금은 제사를 지내지 않지만, 과거 로마 사람들에게는 가장 크고 웅장한 건물이었을 것이다.

판테온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돔 형태의 건물이지만 보존 상태는 다른 현대 건축물과 비교해도 될 정도로 양호하다. 판테온이 이처럼 오랫동안 유지 보수가 되는 이유는 처음 설계할 때부터 견고한 디자인과 석재의 수명을 늘려주는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판테온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입장하기 위해선 줄을 서야 하는데, 내부에서 한 바퀴를 돌고 다시 나오기 때문에 오래 기다리진 않는다.

- 이용시간 : 09:00-18:45

- 주소 : Piazza della Rotonda, 00186 Roma RM, Italy

>> 판테온 신전 예약 바로가기

4. 타짜 도로(Caffé Tazza d'Oro)

판테온을 중심으로 로마를 대표하는 카페테리아가 몇 군데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타짜 도로'라는 커피 바를 방문했다. 타짜도로는 좌석이 없고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어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서서 마시는 카페다. 메뉴가 많지만 기본 메뉴는 에스프레소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따뜻한 커피를 기본으로, 빠르고 가볍게 마시는 에스프레소를 즐긴다. 원두의 상태와 추출하는 기계의 품질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단순히 쓴 에스프레소가 아닌 고소하고 향이 좋은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는 건 맛을 커피를 망치는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커피의 풍미를 올려주고, 마지막에 남은 설탕을 스푼으로 긁어먹는 재미까지 더해준다. 다만 에스프레소 표면의 크레마를 부수지 않도록 스푼을 깊게 넣고 잘 저은 뒤 마셔야 한다.

이탈리아 커피가 처음이라면 주저 없이 타짜 도로에 방문하길 바란다.

- 이용시간 : 07:00-20:00 (일요일 10:00 오픈)

- 주소 : Via degli Orfani, 84, 00186 Roma RM, Italy

5. 성천사성(Castel Sant'Angelo)

해가 질 무렵 구시가지를 빠져나와 테베레 강으로 향했다. 테베레 강은 로마 시내를 가로지르는 하천으로, 아름다운 교각과 가로수로 유명하다. 에디터는 성천사성이 보이는 성천사 다리를 건너갔다.

성천사성에는 천사가 내려왔다는 전설이 있다. 테베레 강과 함께 노을이 질 때 감상하면 가장 아름다운 장소다. 테베레 강까지 왔다면 로마 중심부에서 조금 멀리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아쉬운 마음은 뒤로하고 다시 발길을 돌려야 한다. 참고로 다리를 건너면 바티칸 시국이 가깝다.

- 이용시간 : 09:00-19:30

- 주소 : Lungotevere Castello, 50, 00193 Roma RM, Italy

6.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

돌아오는 길에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계단을 지나왔다. 두 장소 모두 역사적으로 의의가 있지만 재미있는 여담으로 유명하다.

먼저 트레비 분수에는 동전을 분수대에 던지는 풍습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염원을 담아 동전을 던지는데, 동전을 던지는 횟수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고 한다.

한번을 던지면 다시 로마에 올 수 있고, 두 번을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세 번을 던지면 연인이 헤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스페인 계단은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젤라또를 먹는 장소로 유명하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영화를 따라 하다가 계단이 더러워지고 복구가 어려워지면서 지금은 아예 계단에 앉는 행위조차 금지된 상태다. 잠시라도 앉았다간 계단에서 대기 중인 경찰에게 제지당할 수도 있다.

로마에서는 늘 하루를 길게 쓰는 기분이다. 여행이 항상 그렇지만 새로운 발견과 예측할 수 없는 만남에 이끌리다 보면 어느새 밤이 찾아온다. 녹초가 되어 숙소로 돌아가면 약간의 아쉬움이 생긴다.

오늘 가지 못했던 장소를 내일로 기약하고 일찍 잠에 든다. 그리고 아침을 빼먹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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