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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만에 밝혀진 진실...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원인은 마을 옆 비료공장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마을 주민들에게 집단적으로 암이 발병한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들이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로 인한 건강 피해를 처음으로 인정받았다. 환경부는 비료공장이 연초박(담뱃잎찌꺼기)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1급 발암물질들이 주민들 암 발병에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지난 1월2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KT&G에 대해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비료공장 연초박(담뱃잎 찌꺼기) 폐기물 은폐 의혹 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서성일 기자

환경부는 14일 익산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 최종발표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장점마을 주민들과 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조사위원회는 “환경오염노출평가와 주민건강영향평가 결과를 종합 분석해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건강영향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2017년 4월17일 마을 인근에 위치한 비료공장인 (유)금강농산에 대해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고, 같은 해 7월 환경보건위에서 청원을 수용하면서 시작됐다.


이 비료공장은 2001년 들어섰는데, 이후 마을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에 걸린 뒤 14명이 사망(2017년 12월 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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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유)금강농산에서 ‘퇴비’로만 사용해야 하는 연초박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의 생산 공정인 건조 공정에 사용한 사실을 확인됐다. 이 공장은 앞서 대기배출시설과 폐기물 처리 방식, 악취 등 여러 법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전례가 있었다.


이 비료 공장은 주민들의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한 2017년 4월 가동이 중단됐는데, 연구진이 확인한 결과 가동이 중단된 지 약 1년이 지난 시점에도 사업장 바닥과 벽면, 원심집진기 등 공장 내부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가 검출됐다. 공장 뿐 아니라 장점마을 주택의 침식먼지에서도 15개 지점 중 5개 지점에서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됐다. 담배특이니트로사민 중 엔엔엔(NNN) 및 엔엔케이(NNK)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벤조에이피렌은 국제암연구소(IARC) 1군 발암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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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인근 비료공장 내 발암물질 함유 등을 확인하기 위해 2018년 중장비가 식당 주변을 파헤치고 있다. 연합뉴스

장점마을의 암 발병률은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암에서 전국 표준인구 집단과 비교했을 때 약 2~25배 높았다. 모든 암에서 남녀를 통틀어 2.05배, 피부암에서 여자 25.4배(남녀 전체 21.14배), 담낭과 담도암에서 남자 16.01배 등이었다. 연구진은 “공장이 가동되던 시기 주민들이 거주했던 기간이 길수록, 갑상선암을 제외한 모든 암 발생률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이번 조사결과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비특이성 질환이란, 특정 요인이 아닌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말한다. 하 정책관은 ”향후 환경부에서는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모니터링과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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