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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 안 가리는 ‘수족냉증’… 첫 단추는 숨은 ‘질병’ 찾기

경향신문

수족냉증은 이 자체가 병이라기보다 어떤 병의 증상 중 하나이기에 원인질환 유무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추운 겨울에는 당연히 손발이 시리다. 그런데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은 따뜻한 실내에서도 손발이 너무 차서 사계절 내내 괴롭다.


수족냉증 자체가 질병은 아니다. 특별한 원인이 없을 수도 있지만 수족냉증은 어떤 질병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계절 탓이라고만 가볍게 생각하면 되레 병을 키울 수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산부인과 양윤석 교수는 “수족냉증이 심해지면 일상생활하는 데 큰 불편을 겪는다”며 “빈혈이나 두통이 어떤 질병의 증상인 것처럼 냉증 또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일부로서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인질환별로 증상 다양해

수족냉증의 원인은 현재까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단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이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혈액공급이 줄어 심장과 가장 멀리 있는 손발부터 체온이 낮아지는 것이다.


각종 질환도 원인일 수 있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이 대표적으로 이 경우 말초혈관까지 가는 혈액순환이 방해받으면서 손발이 차가워진다.


퇴행성관절염과 척추관협착증, 말초신경병증(질병이나 외상 부작용으로 말초신경계에서 신경손상이 발생하는 것)도 원인일 수 있는데 이때는 증상만으로는 감별이 어려워 신경과나 혈관외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한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오지영 교수는 “말초신경병증의 경우 시린 느낌 외에도 저린 느낌, 무딘 느낌, 화끈거림, 스칠 때 아픈 느낌,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혈관이상으로 인한 수족냉증과 달리 말초신경병증은 손발이 시리더라도 손발은 따뜻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신경이상으로 뇌는 감각이상을 느끼지만 실제 혈관에는 이상이 없어 혈류장애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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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질환 없이 스트레스 등으로 유발된 수족냉증은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을 통해 몸의 긴장을 풀어줌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트레스가 많아도 교감신경이 과흥분돼 말단부의 혈관이 수축하면서 손발이 시리고 축축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호르몬변화도 수족냉증을 일으킨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와 출산에 따른 호르몬변화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정서적으로 예민해지는 데다 자율신경 기능저하로 혈액량이 감소해 수족냉증을 흔히 겪을 수 있다.


양윤석 교수는 “실제로 40세 이상 갱년기여성이나 출산 후 산모,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불순, 불임환자 등은 손발이 차고 배가 냉하며 허리가 시리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철저한 산부인과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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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은 우리 몸에서 열을 내는 역할을 해서 꾸준한 근력운동도 수족냉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근육량이 늘면 자연스럽게 체온이 상승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기초대사량이 증가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활습관 전체적으로 변화시켜야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은 먹는 것부터 옷 입는 것까지 생활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체온을 높여주며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가벼운 스트레칭, 손발 마사지, 반신욕, 족욕도 몸의 긴장을 완화하고 체온을 높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단 반신욕은 너무 오래 하면 빈혈이 생길 수 있어 38~40도의 물에서 약 20분 정도가 적당하다.


식습관에 있어서는 찬 음식을 피하고 신경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무기질과 비타민B1, B12 등이 많이 함유된 식품 위주로 식사한다. 철분과 비타민F가 많이 든 사골탕, 콩, 마늘, 우유 등도 도움이 된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은 수족냉증의 주요 원인이기에 의식적으로 짜게 먹지 않는다.


짧은 치마나 얇은 옷 등 체온을 떨어뜨리는 옷차림은 당연히 피해야한다. 겨울철 외출 시에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어 일단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고 실내에서는 겉옷을 벗는 등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백설희 교수는 “수족냉증은 스스로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면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여러 질환이 수족냉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증상이 심한 경우 인터넷에 나온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민간요법으로 섣부르게 치료하려 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의사와 상담할 것”을 당부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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