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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왜 ‘비누’로 ‘30초’나 씻어야 할까

코로나19 등 감염성질환 대비 손 제대로 씻는 법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성질환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손씻기 방법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부터 손등, 손가락, 손끝을 꼼꼼히 닦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관련 예방수칙을 생활화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마스크는 우리의 인식 속에 든든한 코로나19 방패막으로 자리 잡았지만 손 씻기는 늘 해왔던 것이라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질환의 60% 정도는 손을 통해 전염된다고 알려졌다. 코로나19뿐 아니라 각종 감염성질환 예방을 위해 손 제대로 씻는 방법을 잘 익혀두자.

손은 왜 씻어야 할까

손은 대표적인 세균의 온상이다.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가 아니어도 보통 사람의 손에는, 그것도 한쪽 손만 계산했을 때 약 6만 마리 정도의 세균이 있다고 알려졌다. 늘 움직이고 뭔가를 잡기 때문에 각종 세균과 가장 많이 접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세균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 피부 등을 만지면 우리도 모르는 새 각종 바이러스 감염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언제 씻어야 할까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는 자연스럽게 손을 씻지만 그 외 상황에서도 손 씻는 것을 습관화해야한다.


돈을 만진 후, 애완동물과 놀고 난 후, 콘택트렌즈 빼기 전과 끼기 전, 코를 풀거나 기침·재채기한 후, 음식을 차리기 전, 쇠고기 등 요리 안 한 식재료를 만진 후, 씻지 않은 과일과 채소를 만진 후, 기저귀 교체 후, 환자와 접촉하기 전후, 상처를 만질 때 만지고 난 후 등의 상황이 대표적이다.


또 스마트폰과 아이들의 장난감에도 세균이 많기 때문에 물과 알코올을 6대 4 비율로 섞어 수시로 소독하는 것이 좋다.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은병욱 교수는 “특히 아이들은 손톱을 잘 물어뜯는데 그대로 두면 세균이 입으로 들어가기 쉬워 항상 손톱을 단정하게 관리해야한다”며 “또 침을 묻혀 책장을 넘기는 버릇이 있다면 이것도 반드시 고쳐야한다”고 조언했다.

왜 ‘비누-흐르는 물-30초’ 중요할까

코로나19 같은 감염성질환 예방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손 씻기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간 손을 씻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다 있다.


바이러스 표면에는 사람 세포에 붙어 감염을 일으키는 돌기 형태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존재하는데 이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가장 바깥쪽 방어막 역할을 하는 지방질 성분의 ‘엔벨로프’에 달라붙어있다.


그런데 비누로 손을 씻으면 비누의 계면활성제가 엔벨로프를 녹여 바이러스 활성화를 막고 물은 바이러스와 세균을 흘려보낸다. 30초나 꼼꼼히 씻어야하는 이유 또한 바이러스 외피를 파괴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엔벨로프에 구멍이 뚫리면 그 바이러스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왜 단계별로 꼼꼼히 씻어야할까

질병관리본부가 권고한 손 씻기 방법은 총 6단계(손바닥→손등→손가락 사이→두 손 모아→엄지손가락→손톱 밑 ).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바이러스가 한 번 손에 묻으면 3시간 이상 머문다.


은병욱 교수는 “손을 씻는다고 해도 그냥 물에 손만 대충 비비기만 하면 소용이 없다”며 “일반적으로 사람 손에 감염된 바이러스는 3시간 이상 활동하기 때문에 하루에 최소 8번 이상(코로나19 유행시기에는 횟수 관계없이 수시로), 또 올바른 방법으로 꼼꼼히 씻어야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손에 비누를 묻혀 거품을 충분히 낸다. 손깍지를 끼고 손가락 사이를 문질러서 씻고 손가락은 손바닥으로 감싸서 따로 씻는다. 특히 엄지를 깨끗이 씻는다. 손바닥을 충분히 닦은 후 손등과 손목을 씻고 마지막으로 양손의 손톱을 맞닿게 해서 비벼준다. 반지를 낀 사람은 반지를 뺀 자리까지 꼼꼼히 씻는다.

손 씻은 후 물기 닦을 때는?

손을 씻은 뒤에는 면수건보다 페이퍼타월을 이용해 물기를 완전히 닦아내는 것이 좋다. 만일 면수건을 사용한다면 가족끼리 따로 쓰는 것이 안전하다.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수건에 얼굴을 닦으면서 피부각질과 피지 등 각종 분비물과 더불어 세균과 곰팡이 포자까지 옮겨가기 때문에 수건을 한 번만 사용해도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며 “안 그래도 욕실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 세균 증식이 활발한데 수건마저 공동으로 사용하면 각종 전염성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씻을 상황 못 된다면?

손 소독제는 손 씻을 상황이 못 될 때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예 휴대하는 편이라면 에탄올 60~80% 수준의 제품을 선택하고 피부 보호를 위해 사용 후에는 보습제를 바른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손 씻을 상황이 못 된다면 알코올 손 소독제(에탄올, 이소프로필알코올 등의 유효성분으로 구성)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손 소독제는 손과 피부의 살균 및 소독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젤 또는 액체로 물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자주 사용하면 피부 보호막이 손상돼 오히려 외부 자극물질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손 씻을 상황이 못 될 때 보조적으로만 사용하고 에탄올 농도 60~80% 수준의 제품이 적당하다. 사용 후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발라준다. 보습제를 발라도 소독효과는 사라지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일단 손 소독제를 사용하면 이미 그 상태로 소독이 완료된 것이기 때문이다.


물비누 형태의 손 세정제도 있다. 이는 물을 사용해 씻어내는 제품이기 때문에 살균보다는 세균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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