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역류성식도염’…약 말고 뾰족한 치료법 없을까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역류성식도염은 재발이 잦아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약물치료로 효과를 못 본 경우에는 주치의와 상담 후 수술적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속쓰림, 목 이물감 등은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법한 일상적인 증상이다. 하지만 식후 유독 이러한 증상들이 심하고 계속되면 ‘역류성식도염’을 의심해야한다. 역류성식도염은 생활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재발이 잦아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역류성식도염 왜 발생할까?
위와 식도 사이에는 일종의 여닫이 역할을 하는 괄약근이 있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위로 내려갈 때만 열리는 것이 정상인데 괄약근의 조이는 기능이 약해지면 위 속에 있는 내용물이 거꾸로 올라와 내용물에 위산이 식도의 점막을 점점 손상시킨다. 이로 인해 식도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역류성식도염이다.
역류성식도염의 대표증상은 식후 30분 이내 나타나는 속쓰림, 가슴쓰림, 목 이물감, 구역감 등이다. 역류된 위산이 목까지 넘어와 호흡기관을 자극하면 기침, 쉰 목소리, 후두염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괄약근의 힘을 약해지게 하는 원인으로는 기름진 음식, 카페인음료, 음주, 흡연 등이 있다. 비만도 주요 위험요인이다. 복부비만으로 복강 내 압력이 증가하면 위 내 압력도 증가해 역류가 잘 발생한다. 지방조직에서 생산되는 염증성물질 역시 위산분비를 증가시키고 괄약근을 약화시킨다.
임신도 영향을 미친다. 자궁이 점차 커지면서 위를 기계적으로 압박해서다. 또 임신하면 분비되는 프로제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괄약근의 긴장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졌다.
■역류성식도염, 진단방법은?
역류성식도염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위내시경검사다. 환자의 절반 정도는 위내시경을 받다 역류성식도염을 진단받는다고 알려졌다.
증상은 있지만 확실한 진단이 어려울 경우 식도산도검사를 한다. 이 검사는 식도 아래쪽에 작은 기계를 삽입한 후 24시간 동안 식도 내 산도를 측정해 위산이 역류하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이밖에 식도내시경, 상부소화관조영제검사, 식도내압검사로도 역류성식도염을 진단할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 기본적인 치료법은?
역류성식도염은 보통 위산분비억제제와 위장관운동촉진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합병증으로 식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식도확장술 등 수술적치료를 고려해야한다.
특히 바렛식도라는 합병증은 식도암의 강력한 위험인자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위산이 역류해 식도가 자극받으면 식도 점막세포가 바렛식도라는 병변으로 전환, 식도암의 발병위험이 높아진다.
대전선병원 소화기센터 최유아 전문의는 “바렛식도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식도암 발병률이 30배나 높다”며 “바렛식도로 진단받았다면 1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약물치료로 효과 못 봤다면?
한편 역류성식도염 같은 위식도역류질환은 웬만해선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위식도역류질환의 수술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중앙대병원 외과 박중민 교수팀은 지난해 국내 5개 병원(중앙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인천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에서 항역류수술을 받은 51명의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 전과 수술 후 3개월간 가슴쓰림, 위산역류 등의 증상과 수술합병증, 삶의 질을 평가하고 이를 약물치료를 받았을 때와 비교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복강경 360도 위저추벽성형술을 통한 항역류수술(복강경을 이용해 위의 바닥부분(위저부)으로 느슨해진 식도 하부를 감싸고 횡격막을 적절하게 복원하는 수술) 환자 모두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고 환자의 97%(완치 87.9%, 부분개선 9.1%)가 수술 후 3개월 뒤 위식도 역류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인 가슴쓰림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개선됐다. 또 위산 역류증상도 94.3%(완치 82.9%, 부분개선 11.4%)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목에서 느끼는 이물감이나 만성기침 등의 증상도 81.9%(완치 45.5%, 부분개선 36.4%)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부작용으로 흔히 나타나는 삼킴장애 역시 수술 직후에는 72.5%에서 나타났지만 3개월 뒤에는 18.5%에서만 있었고 심한 삼킴장애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치료에 대한 만족도 역시 수술 전 약물치료만 받았을 때는 11.8%였지만 수술 후 3개월 뒤에는 73%가 치료 결과에 만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들의 삶의 질도 살펴본 결과 통증, 활동성, 불편감, 불안감, 우울증 등을 확인하는 전반적인 삶의 질 평가 척도인 EQ-5D(European QOL-5 Dimensions)지수가 수술 전 0.72에서 수술 1주일 후 0.83으로 개선됐으며 특히 수술 직후에서 3개월째까지 0.89로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중앙대병원 외과 박중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항역류수술이 약물치료를 대신해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한 증상 개선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입증됐다”며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중에서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효과가 있더라도 약물 부작용으로 약물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 ▲약을 끊기만 하면 증상이 재발해 도저히 약을 끊을 수 없는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TIP. 역류성식도염 예방수칙 6가지
1. 과식과 야식 피하기
2. 식후 바로 눕지 않기
3. 술, 담배, 커피, 홍차 등 삼가기
4. 적정체중 유지하기
5. 신 과일주스, 탄산음료 등 식도점막 직접 자극하는 음료 피하기
6. 수면제, 통풍약은 괄약근의 압력을 낮출 수 있어 복용 전 의사와 상담하기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