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 4.3초! 기아 EV9 GT가 테슬라 모델 X 플래드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
기아가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의 고성능 모델 EV9 GT를 공개했습니다. 듀얼모터 구성으로 앞차축에 160kW, 뒤차축에 270kW 전기모터를 배치했습니다. 최고출력은 508마력에 이릅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은 4.3초 만에 마칩니다. 전기차지만, 내연기관 스포츠 SUV에서 누릴 수 있는 감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가상 변속 시스템이 들어갑니다.
기아 EV9 GT (출처: 기아) |
3열 시트를 품은 전기 패밀리 SUV를 고성능차로 둔갑시켰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요? 테슬라 모델 X 플래드를 떠올리시면 어떤 개념의 모델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아 EV9의 이모저모를 알아보고, 테슬라 모델 X 플래드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기아 EV9 GT (출처: 기아) |
1. 근육질 GT 전용 보디킷, 21인치 알로이 휠, 형광색 캘리퍼, 에너제틱 디지털 패턴 라이팅으로 디자인 차별화
EV9 GT의 외모에서는 고성능 모델에 걸맞은 스포티한 GT 전용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GT 전용 21인치 알로이 휠과 네온 색상 캘리퍼가 역동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은 GT 전용 ‘에너제틱(ENERGETIC)’ 패턴으로 구성했죠. EV9 GT 외모를 완성하는 GT 전용 보디킷은 우람한 근육질 외모를 강조합니다. 범퍼 하단부 패턴 역시 한층 스포티하게 디자인했습니다.
기아 EV9 GT (출처: 기아) |
차체 앞부분에 액티브 에어 플랩을 배치해 주행 상황에 따라 냉각을 우선해야 할 땐, 플랩을 열어 냉각 성능을 높이고, 그렇지 않을 땐 플랩을 닫아 공기저항을 줄입니다. 21인치 휠은 285/45R 21 고성능 컨티넨탈 타이어와 조합합니다. 브레이크에 ‘GT’ 로고를 새긴 형광색 캘리퍼를 달아 고성능차 특유의 흉흉한 분위기를 강조했습니다.
기아 EV9 GT (출처: 기아) |
2. 형광색 포인트, 알칸타라 소재, GT 전용 그래픽으로 흉흉한 성능 암시하는 실내
실내는 스티어링휠과 스포츠 시트 등 실내 곳곳에 형광 색상 디자인 포인트를 추가해 EV9 GT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시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스티어링휠 위 형광색 GT 버튼은 존재만으로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EV9 GT의 특화된 주행 감성을 맛볼 수 있습니다.
기아 EV9 GT (출처: 기아) |
시트는 일반 EV9와 달리 스포츠시트가 들어가며 알칸타라 소재로 등판을 덮었습니다. 헤드레스트에는 GT 로고를 각인했죠.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는 한층 스포티한 분위기를 풍기는 GT 전용 그래픽을 구현했습니다. 그 밖에도 GT 전용 시트백과 앰비언트 라이트 등 다양한 디자인 요소가 EV9 GT의 차별화된 실내 분위기를 완성합니다.
기아 EV9 GT (출처: 기아) |
3. 최고출력 308마력, 제로백 4.3초! 가상 변속 시스템, 프리뷰 전자 제어 서스펜션, 전자식 차동제한장치로 운전 재미 살려
기아 EV9 GT는 160kW 급 전륜 모터와 270kW 급 후륜 모터로 구성한 듀얼모터 조합으로 최고출력 508마력을 발휘합니다. 이는 EV9 GT 라인(384마력) 대비 124마력 높은 수치죠. 기아에 따르면 EV9 GT는 고성능 모터와 고출력 배터리의 조합으로 역동적인 동력성능을 구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로백 가속은 4.3초로 GT 라인과 비교해 2.8초 단축했습니다. 타이트하게 튜닝한 스티어링, 전자 제어 서스펜션, 전륜 6피스톤 모노블록 브레이크 캘리퍼 등 덕분에 한층 매콤한 주행 감성을 경험할 수 있죠. GT 모드가 포함된 주행 모드는 총 5종을 마련했습니다.
기아 EV9 GT (출처: 기아) |
또 한 가지 특징 중 하나는 내연기관 스포츠 SUV 감성을 맛볼 수 있는 가상 변속 시스템입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에 들어간 바 있는 이 기능은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변속 충격과 변속 지연 등 아날로그적인 운전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기아 SUV 중 처음으로 적용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으로 차체 자세를 제어해서 균형 잡힌 승차감 및 핸들링 성능을 구현합니다. 또한 기아 3열 SUV 최초로 탑재되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e-LSD)는 좌우 바퀴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안정적이고 빠르게 곡선 구간을 주행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기아 EV9 GT (출처: 기아) |
4. 준대형 고성능 전기 SUV 테슬라 모델 X 플래드와 비교
EV9는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 유수 시상식 트로피를 엄청나게 수집했습니다. 2024년 세계 올해의 차 및 세계 올해의 전기차를 비롯해, 북미 올해의 차 올해의 SUV, 영국 올해의 차 어워드 올해의 차 및 대형 크로스오버 부문, 덴마크 올해의 차 올해의 혁신상, 국내 중아일보 올해의 차 올해의 퓨처모빌리티,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올해의 전기 SUV,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올해의 차 올해의 SUV 등, 수도 없이 많은 수상 내역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3열 시트를 갖춘 준대형 전기차 시장의 벤치마커는 여전히 테슬라 모델 X인데요. 테슬라는 일찌감치 고성능 모델 모델 X 플래드를 내놓고, 준대형 전기 SUV로 슈퍼카에 버금가는 가속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EV9 GT는 바로 모델 X 플래드와 맞붙을 고성능 패밀리 SUV가 될 텐데요. 과연 두 모델은 어떤 점에서 비슷하고 또 다른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아 EV9 GT(위)와 테슬라 모델 X 플래드 (출처: 기아, 테슬라) |
디자인은 완전히 상반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EV9 GT는 각을 세우고 부피감을 살린 2박스 형태 차체로 기존 SUV의 디자인 방향성을 택했습니다. 반면, 모델 X는 매끈한 인상의 핫해치를 연상케 하는 날렵하고 매끄러운 곡선형 차체가 특징입니다.
‘전기차 시대의 패밀리 SUV는 이런 모습이다!’하는 테슬라의 외침이 들려오는 듯한데요. 비교적 전통적인 디자인 범주를 지켜낸 EV9 GT와 상반되는 모델 X의 또 다른 특징은 새의 날개처럼 하늘 높이 펼쳐 올라가는 2열 팔콘윙 도어입니다. 슈퍼카에서도 볼 수 없었던 관절이 달린 접이식 자동 윙도어를 달았다는 점에서 외계인의 탈것 같은 인상까지 전해주죠.
기아 EV9 GT(위)와 테슬라 모델 X 플래드 (출처: 기아, 테슬라) |
EV9 GT의 정확한 크기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범퍼 형상 변화와 서스펜션 변경으로 인한 몇 mm의 길이 및 높이 차이가 전부일 듯 보입니다. EV9를 기준으로 보면 차체 크기는 두 모델이 거의 비슷합니다. 차체 길이는 모델 S 플래드가 11mm 깁니다.
반면, 높이는 EV9 1,755mm, 모델 S 플래드 1,431mm로 EV9가 324mm나 높습니다. EV9 GT의 차체 무게 역시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EV9 4WD 모델을 기준으로 테슬라 모델 X 플래드보다 480kg 이상 무거워, 주행성 면에서 이점으로 꼽히는 경량화에선 모델 X 플래드가 우위를 점할 듯 보입니다.
기아 EV9 GT(위)와 테슬라 모델 X 플래드 (출처: 기아, 테슬라) |
실내 구성 역시 모델 X 플래드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른 미니멀리즘을 극단적으로 추구한 인테리어 레이아웃이 특징입니다. 간결하고 깔끔한 대시보드 중앙에 14인치 가로형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마치 자동차가 전자기기 같은 인상을 전합니다.
반면 EV9 GT는 BMW X5 M, AMG GLE 63과 같은 내연기관 고성능 SUV의 실내 구성에 가까운 방식으로 고성능 모델의 개성을 살렸습니다. 앰비언트 라이트, 알칸타라 소재, 고유 색상으로 칠한 GT 모드 버튼 등, 자동차 마니아에게 익숙한 고성능차 공식을 따른 듯 보입니다.
기아 EV9 GT(위)와 테슬라 모델 X 플래드 (출처: 기아, 테슬라) |
EV9는 전기모터 2개를 각각 앞뒤 차축에 맞물려 최고출력 508마력을 발휘합니다. 모델 X 플래드는 전기모터 3개로 680마력의 힘을 내죠. 100마력 이상의 최고출력 차이와 차체 무게 차이로 인해 제로백 가속 기록 격차도 꽤 큰데요.
EV9 GT가 4.3초로 차체 크기에 비해 상당히 빠른 편이지만, 모델 X 플래드는 3.2초로 슈퍼카 수준의 가속 성능으로 압도합니다. EV9 GT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모델 X 플래드는 국내 인증 기준 한 번 충전으로 555km를 달립니다.
기아 EV9 GT (출처: 기아) |
EV9 GT의 가격은 아직 알 수 없지만, EV9 AWD GT-라인의 가격 8,397만 원보다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델 X 플래드는 국내에서 1억2,554만 원에 판매 중인데요. EV9 최초 출시 당시 7,0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가격으로 인해 판매에 난항을 겪었던 점을 기록하면 EV9 GT 역시 출시 초기 국내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깨느냐 깨지 못하느냐가 향후 판매 성과의 관건이 될 듯합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인 기아, 그리고 EV9가 고성능 모델 EV9 GT로 다시금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국내외 판매 성과는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까요? EV9 GT는 2025년 상반기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하반기 북미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출시할 계획입니다.
테슬라 모델 X(왼쪽)과 기아 EV9 GT (출처: 기아) |
KB차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