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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神'의 비밀 맛집

‘식탐왕’ 김유진이 찾아낸 숨은 맛집.

건강한 밥상

제철쌈밥

모두가 최고의 식재료를 쓴다고 말하지만 입증을 못하는 식당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말에 완벽한 증거를 댈 수 있는 곳이 바로 제철쌈밥이다. 이곳은 한국외식산업협동조합을 통해 가장 비싼 식재료를 받고 있는 것. 이곳은 영업시간 내내 줄을 선다. 보통은 기다림이 지루하지만 제철쌈밥에서는 그럴 틈이 없다. 채소를 키우는 쇼케이스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대형 모니터를 통해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느라 바쁘기 때문. 넷이 가면 주꾸미(화끈화끈 새댁 밥상) 2인분과 돼지불고기(손맛 좋은 외할머니 밥상) 2인분을 추천한다. 이 집의 베스트셀러 메뉴들이다. 먼저 큰 상 한가득‘요리스러운’ 찬들이 등장하는데 묵직하고 큼직한 그릇들은 오성급 호텔 한식당에서나 봄 직한 위용이다. 연근 샐러드와 특제 잡채에 푹 빠져 있는 사이 메인이 오른다. 제일 기분 좋은 건 무엇을 주문하든 큼직한 간고등어를 내준다는 점. 젓가락으로 찌르니 껍질이 바삭대는 것이 일이 년 구워본 솜씨가 아니다. 밥도 그냥 밥이 아니다. 치자밥과 흑미밥을 반반씩 내준다(계절에 따라 잡곡이 조금씩 달라진다). 노란 치자밥에 올린 고등어 속살은 씹으면 씹을수록 염도가 당도로 바뀌며 뇌를 흥분시킨다. 이제 메인으로 넘어갈 차례. 압권은 주꾸미 쌈이다. 스트레스가 가득 찰 땐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제철쌈밥에 가서 주꾸미를 찾을지어다. 돼지불고기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괜히 많이 팔리는 게 아니다. 게다가 근사한 뷔페식당처럼 그 비싼 쌈채소들과 샐러드, 다양한 종류의 나물, 잡채, 김치찜, 누룽지, 튀김, 가마솥의 누룽지까지 다 무한 리필이다.


“음식을 남기지 않은 인증 사진을 찍어 계산대에 보여주시면 뻥튀기 한 봉지를 선물로 드립니다.” 주인의 센스까지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 집에서 직접 제조하는 시그너처 디저트인 보리 술빵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더부룩한 속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info

추천 메뉴

돼지불고기(손맛 좋은 외할머니 밥상) 1만5,000원, 불쭈꾸미(화끈화끈 새댁 밥상) 1만6,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30분

주소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천로44번길 28

문의 031-246-5530

10가지 잡곡과 인삼의 황홀한 하모니

발산삼계탕

외국인 친구들과 만날 일이 많다. 직업이 맛 칼럼니스트라서 이들의 기대치가 만만치 않다. 공통된 특징이라면 거창하고 근사한 식당보다 가장 한국적이고 대중적인 곳을 좋아한다는 점.


그래서 찾는 곳이 이 집이다. 메뉴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아주 귀한 손님이나 가족에게는 용미봉탕을, 중요한 고객에게는 산삼배양근삼계탕을 주문할 것. 용미봉탕은 차림새부터 만만치 않다. 묵직한 나무 쟁반 위에 고급스러운 찬과 뚝배기가 오른다. 용수염처럼 타래를 튼 동충하초와 산삼배양근, 능이버섯 그리고 온갖 진귀한 씨가 뿌려져 있다. 건드리기 미안할 정도다.


이 친구를 완벽하게 먹는 방법은 이렇다. 꺼룩한 국물을 네 숟가락 정도 앞접시에 덜고 반 티스푼 정도의 소금을 푼다. 이제 국물을 조심스레 떠서 입으로 옮긴다. 육수를 음미하면 10여 가지 곡물을 넣어 끓였다는 말이 입증된다. 고소함을 넘어‘꼬소함’이 느껴진다. 두어 차례 반복하고 속살을 풀어 헤친다. 일단 암팡지게 꼬인 다리를 풀고, 날개를 분리하고, 가슴살을 도려낸다. 뼈가 보이면 이제 숟가락이 나설 차례, 배 속의 찰밥을 한 숟가락 떠서 가장자리에만 소금을 약간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날개는 삼계탕의 백미다. 끄트머리만 남겨두고 입에 넣은 채 살살 돌려 빼면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이 분출된다. 이 집 삼계탕에 대해 외국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말이 있다. “이 음식을 먹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찹쌀 누룽지와 80년 된 산삼에서 추출한 배양근이 함께 있는 산삼배양근삼계탕도 인기 메뉴다. 삼계탕 국물에 불려 먹는 누룽지 맛은 오래 기억에 머무른다.

김유진

김유진제작소 대표, 국내 최초의 외식업 매니저, 맛집 조련사, 푸드 칼럼니스트다. 25년간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왔고, 15년간 외식업체 컨설팅으로 성공시킨 레스토랑만 300곳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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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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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의 재능과 경험을 교류하는 “Value Sharing Gr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