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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털어 대박난 동네"…하루에만 5000명 다녀갔다,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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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하면 해수욕장, 머드축제의 이미지부터 떠오른다. 명실공히 국내를 대표하는 여름 휴가지다. 하나 보령은 사실 여름보다 가을, 바닷가보다 내륙 안쪽의 풍경이 더 깊고 진하다. 1000그루의 은행나무로 둘러싸인 은행마을, 서해안에서는 보기 드문 억새 산인 오서산(791m)이 있어서다. 보령을 여름의 도시로만 알고 있다면, 가을의 반전 매력에 놀랄 수밖에 없다.



노랑 마을을 보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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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에 맞닿은 보령에서도 가장 내륙 깊숙한 곳의 땅. 오서산 남쪽 자락의 청라면 장현리에는 국내 최대의 은행나무 군락지로 유명한 ‘청라 은행마을’이 있다. 주민 250명 남짓한 작은 마을에 은행나무만 1000여 그루가 넘는다. 이맘때의 가을 녘 먼발치에서 내다보면 온 동네에 노란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하다.


은행마을은 보령에서도 후미진 시골로 통했지만 화려한 가을 풍경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알려지면서 근래 전국구 명소로 거듭났다. 은행잎 빛깔이 무르익는 10월 말에서 11월 중순까지는 주말 하루 5000명가량이 다녀갈 정도다. 인스타그램에서 ‘은행마을’을 태그한 수많은 인증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은행나무에 둘러싸인 마을 안쪽의 캠핑장은 단풍철 예약이 이른 봄에 끝날 만큼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얼마 전 때 아닌 큰비와 강풍으로 은행잎이 50% 이상 떨어졌지만, 시골길과 담벼락, 개울 등을 노랗게 뒤덮은 장관을 대략 이달 20일까지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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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전통 가옥과 은행잎이 어우러지는 ‘신경섭가옥’, 카페와 정원이 있어 분위기가 그윽한 정촌유기농원 주변이 기념사진을 담아가기 좋은 명당이다. 참고로 마을에는 열매를 맺는 암은행나무가 대부분이다. 은행잎에 파묻힌 듯한 인증 사진을 담으려면 발밑에 고약한 냄새가 묻을 각오가 필요하다. 냄새는 고약해도 마을에는 없어선 안 될 보물이다. 이장 김문한(56)씨는 “매년 50톤가량의 은행을 수확한다”고 귀띔하면서 “우리 동네가 예부터 은행 털어 대박 난 마을”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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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능선을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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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마을 곁에는 가을철 억새로 이름난 오서산도 있다. 마을에서 자동차로 불과 5분이면 산의 들머리인 오서산 자연휴양림에 닿는다. 은행마을에서는 은행잎 깔린 평탄한 융단 길을 쉬엄쉬엄 걷는 재미가 컸다면, 오서산에서는 제법 땀을 빼야 한다. 몇 번의 가파른 고개를 넘어야 정상으로 통할 수 있다. 특히 산 중턱의 월정사 옆 비탈은 꽤 악명이 높은 깔딱고개여서 등산화와 스틱이 필수다. 휴양림 초입에서 정상까지는 대략 2㎞의 산길인데, 대략 1시간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오서산이 가을 산으로 유명해진 건 당연히 억새 덕분이다. 지루한 숲길을 오르다 9부 능선쯤 갑자기 온 사방이 열리며 산마루와 억새 군락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다. 능선을 따라 억새 길이 1.3㎞가량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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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억새 산행 1번지로 통하는 영남알프스의 간월재나 사자평처럼 억새밭의 규모가 큰 건 아니다. 반면 억새밭 너머로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펼쳐진 서해안을 굽어보는 전망이 워낙 뛰어나다.


오서산 주변에는 식당이 많지 않은 편이다. 산행 후 회포를 풀고 싶다면 다소 멀더라도 대천해수욕장까지 이동하는 편이 낫다. 해수욕장 뒤편으로 이른바 ‘머드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이 일대의 오랜 인기 메뉴는 ‘무제한 리필 조개구이’ 같은 메뉴였으나, 요즘은 ‘키조개 삼합’이라는 신종 메뉴를 앞세운 가게가 부쩍 많아졌다. 이름처럼 보령 특산물인 키조개와 각종 야채‧고기‧해산물 등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키조개 전문 조개팩토리에서는 키조개 관자와 함께 전복‧대하‧우삼겹‧가리비 등이 올라왔다. 정태화 대표는 “인증샷을 부르는 푸짐한 상차림, 골라 싸 먹는 재미 덕분에 20대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고 했다. 왕복 4시간 산행의 효과였을까. 40대 아재의 입맛에도 안성 맞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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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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