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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살생부'엔 의원 10명 실명···한국당 뒤집어 놓은 '찌라시'

‘경북: A 의원 꼴찌. B·C·D·E 의원 포함. 대구: F·G·H·I·J 의원.’


설 연휴(24~27일) 기간 국회 보좌진과 기자들 사이에선 자유한국당의 TK(대구ㆍ경북) 지역 ‘당무감사 하위 명단’이 담긴, 이른바 '찌라시'가 돌았다. ‘받은 글’ ‘당무감사 내용’이라는 제목이 달린 짧은 글은 SNS 등을 퍼지면서 거명된 한국당 의원실이 발칵 뒤집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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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에 나온 의원 10여명은 초선부터 다선 중진까지 다양한데, 이들은 “허위 정보”,“의도적 비방”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름이 오른 한 의원실 관계자는 “출처가 없는 데다 당에서 확인도 안 해줘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찌라시엔 당무 평가에서 하위에 속한다는 의원 10명의 실명만 있을 뿐 다른 정보는 없었다. 한국당은 지난해 10월 전국 당협위원장(지역구 관리책임자)을 대상으로 당무감사를 벌였는데, 결과는 비공개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무감사 결과는 총선 공천과정에 기초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TK 살생부’로 불리는 찌라시가 유포되는 데엔 최근 한국당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TK는 지역구 25곳 중 22곳이 한국당인데 불출마는 정종섭 의원 한명 뿐이다. 공천 칼자루를 쥔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TK에 눈물의 칼을 휘두르는 게 내 운명”(18일 중앙일보 인터뷰)이라면서 TK 물갈이를 강조했다.


찌라시 공포는 야당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최근 ‘의원평가 하위 20% 컷오프(탈락)’ 12명의 이름이 적힌 찌라시로 당이 술렁였다. 해당 의원실마다 “우린 아니다”, “그런 통보받은 일 없다”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특히 명단엔 ‘친문’ 핵심 인사가 없어 “비문을 쳐내려는 의도가 드러났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파장이 커지자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하위 20% 명단은 개봉을 안 했다. 나도 못 봤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에는 선거철마다 수많은 설(說)이 유통된다. 특히 공천을 코앞에 두고 각종 리스트가 극성을 부린다. 온라인 환경에선 '온라인 찌라시' 형태로 퍼져나간다. 한국당 관계자는 “유통 속도가 빨라지고, 누가 작성했는지 잘 밝혀지지도 않아 '찌라시 정치'가 더 기승을 부리는 거 같다"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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