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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막내딸, 아빠 빚 갚으려다···英 냉동컨테이너의 비극

드러나는 베트남인 39명 영국행 이유

담보대출, 친척·친구에 빌려 자금 마련

빚 못 갚아 나섰는데 더 큰 빚더미에

가족 대표로 위험 감수…10대도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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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영국에 밀입국하려다 화물 트럭 냉동 컨테이너에서 숨진 채 발견된 39명의 신원이 모두 베트남인으로 확인되면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희생자 중 10명이 10대인 데다 베트남 현지에 어린 자녀를 두고 돈벌이를 찾아 나선 가장이 여럿이고, 가족이 빚을 내 밀입국 자금을 댄 경우도 있다.


BBC는 희생자들의 친구나 친척 등과 접촉해 이들이 어떻게 비극을 겪게 됐는지를 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19살 여성 부이 티 느헝은 베트남 북부 응에안성의 옷 가게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영국행을 택했다. 밀입국 자금을 마련하는 데 친구들이 도움을 줬다. 자녀 네명을 두고 세상을 뜬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막내인 그가 영국에서 일하려고 집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자녀 중 가장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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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응에안성 출신인 응우옌 딘 투(26)는 군 제대 후 결혼하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 거액을 빌렸다. 하지만 고향에 일자리가 없자 해외로 가기로 했다. 아내와 18개월 난 아이를 두고서였다. 그는 영국 밀입국 비용으로 조직에 4960파운드(약 740만원)가량을 줬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르 반 하(30)도 임신한 아내와 어린 아들을 응에안성에 두고 지난 6월 고향을 떠났다. 집을 짓느라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영국에 가기로 했다. 그의 아버지는 “영국행 비용 2만 파운드(약 3000만원)를 마련하려고 토지담보 대출을 받았는데, 우리가 언제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이미 늙고 건강도 안 좋은데 손주들도 돌봐야 한다"고 B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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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중에는 유럽 다른 나라에서 머물다 영국으로 가려던 이들도 꽤 있었다. 18살 호앙 반 티엡은 이미 2017년 고향을 떠나 프랑스에 들어가 레스토랑에서 불법으로 일했다. 그의 어머니가 은행과 친척들에게 돈을 빌려 프랑스행 자금을 댔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여러 차례 적발돼 여권을 빼앗기고 추방될 위기에 놓이자 영국 밀입국을 시도했다. 19살 한 남성은 하띤성을 지난 6월 출발해 독일에서 15일, 프랑스에서 3개월간 지내다 지난달 영국행을 추진했다고 그의 아버지가 베트남 현지 언론에 말했다. 28살 남성도 루마니아에서 일하다 더 많은 수입을 찾아 영국으로 가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희생자 중 가장 어린 15살 소년은 하띤성 출신으로 이미 영국에 살고 있는 부모와 합류하려 했다고 그의 형이 현지 언론에 말했다. 냉동 컨테이너가 발견된 후 그의 누나가 동생을 찾아달라는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이 소년은 지난 8월 26일 하노이에서 러시아로 갔다가 10월 6일 프랑스로 들어갔다. 이후 영국으로 가겠다고 한 후 연락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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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숨을 쉴 수 없다'고 했던 26살 여성 팜 디 트라는 중국을 거쳐 프랑스와 벨기에로 이동했다. 지난 10월 19일 영국 국경을 넘으려다가 적발돼 한 차례 실패했는데, 다시 시도하다 희생됐다. 그는 “아빠 엄마 정말 미안해요. 외국으로 가려던 시도는 실패했어요. 숨을 쉴 수가 없네요. 엄마 아빠 많이 사랑합니다. 미안해요, 엄마"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베트남 경찰은 밀입국 알선과 관련해 10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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