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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도선 짜릿한 제트보트, 마량항선 갑오징어 낚시

남도 관광 일번지 강진 ② 액티비티 체험

중앙일보

강진만 생태공원은 이맘때 강진 여행의 필수 코스다. 금빛으로 출렁이는 갈대숲과 겨울 철새의 군무를 볼 수 있어서다. 자전거를 빌려서 달려보는 것도 좋다.

다산초당, 고려청자, 한정식.


전남 강진을 대표하는 관광 키워드다. 강진이 처음이라면 모르겠지만, 이것만으론 아쉽다. 걱정하지 마시라. 강진은 여행자 취향에 따라, 또 계절에 따라 즐길 거리가 다채롭다. 강진은 이른바 액티비티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가우도에서는 짚트랙과 제트보트를 타며 스릴을 만끽하고, 강진만 생태공원에서는 갈대숲을 거닐고 자전거도 탄다. 걷기여행은 기본이다. 강진에는 2020년 개통한 남파랑길 중 81~84코스가 지난다. 요즘은 낚시를 즐기러 마량항을 찾는 사람도 많다. 강진을 발랄하게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짜릿한 섬, 가우도

가우도는 강진 액티비티 여행의 핵심이다. 섬 면적은 0.32㎢, 인구는 30여 명에 불과하지만 2012년 도보교가 놓인 뒤 전국 명소가 됐다. 지난해 약 30만 명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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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도의 새로운 명물인 제트보트. 최고 시속 70㎞로 섬 앞바다를 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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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도 짚트랙. 바다 위를 나는 기분이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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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도는 차가 없는 청정 섬이다. 섬 밖에 주차하고 뚜벅뚜벅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다리는 두 개다. 망호 쪽에 716m 길이, 저두 쪽에 438m 길이의 다리가 있다. 선착장이 자리한 저두 쪽에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한다. 가장 유명한 건 짚트랙이다. 2021년 짚트랙 탑승장이 있는 청자타워까지 가는 모노레일이 생겼다. 바다를 굽어보며 5분 정도 느긋이 올라가면 타워에 닿는다. 안전띠를 매고 기다리면 안전펜스가 덜커덕하고 내려갈 때 공포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정작 뛰어내리면 무섭기보다는 시원하고 짜릿하다. 짚트랙 길이는 973m. 바다를 건너 착지할 때까지 30초도 안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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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초록 잎이 무성한 백련사 숲.

제트보트도 인기다. 모노레일 탑승장 바로 옆에 선착장이 있다. 가우도 앞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한데 12인승 보트가 최고 시속 70㎞로 질주하며 바다를 들쑤신다. 신나는 전자음악을 들으며 내달리다가 급선회할 때 바닷물이 튀고 승객들의 탄성이 터진다. 좁은 교량 사이를 통과할 때도 스릴이 넘친다. 10분 남짓 보트 체험을 하면 약간 어지러울 수 있다. 둘레길을 찬찬히 걸어보자. 바닷바람 쐬며 섬을 천천히 한 바퀴 돌면 다시 머리가 맑아진다. 40분밖에 안 걸린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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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81~84코스가 강진을 지난다.

탐진강 하구와 바다가 만나는 곳에 형성된 강진만은 생태계의 보고다. 무려 1131종 생물이 서식한다. 갯벌에서 짱뚱어와 칠게·농게가 분주히 먹이활동을 하고, 해 질 녘에는 온갖 철새가 모여들어 떠들썩하다.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큰고니가 제일 목청이 크다.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떼 지어 나는 모습이 우아하다. 아무리 날이 시려도 새 떼를 보고 있으면 생명력이 전해져 기분이 고양된다.


생태공원은 자전거 산책에 제격이다. 1000원만 내면 3시간 빌려 탈 수 있으니 ‘가성비’ 만점이다. 강진군문화관광재단 임석 대표는 “강진만은 환경적 가치뿐 아니라 관광자원으로도 순천만에 뒤지지 않는다”며 “관광지 중 의외로 만족도가 높은 곳이 생태공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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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자락에 있는 설록다원.

강진에는 걷기 좋은 길도 많다. 남파랑길 중 81~84코스가 강진 구간이다. 강진 읍내를 출발해 생태공원과 백련사, 다산초당을 지나는 83번 코스가 가장 대중적이다. 남파랑길은 아니지만 월출산 국립공원 쪽도 좋다. 국립공원 면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암군보다 강진 쪽 산세가 훨씬 유순하다. 정상 등반을 하지 않아도 산을 보며 산책하기에 적합하다. ‘호남 3대 정원’으로 꼽히는 백운동 원림부터 설록다원을 거쳐 월남사지까지, 약 2㎞ 코스를 추천한다. 월출산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도 건질 수 있다.

주꾸미 천지, 하루 100마리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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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량항에서 배낚시를 나가면 주꾸미와 갑오징어를 잡을 수 있다.

남파랑길 81번 코스 출발지는 강진 최남단 마량항이다. 마량에서는 토요일마다 놀토수산시장이 열려 북적북적하다. 생선회와 어패류를 싼값에 팔고 공연, 바다 분수 등 볼거리가 많아서다. 아쉽게도 놀토수산시장은 11~2월에는 쉰다. 그렇다면 직접 강태공이 돼보는 건 어떨까?


이웃한 장흥이나 완도보다 낚시 인프라가 부족했던 강진이 올해 들어 달라졌다. 강진원 강진군수가 이웃 도시와 전북 군산 등을 둘러본 뒤 생활낚시를 해양레저의 대표 종목으로 주목하면서다. 9t급 낚시어선 8대를 마량항으로 유치했고, 지난달 최초로 개최한 바다낚시대회에 1812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강진군청 배대은 전략사업지원팀장은 “수도권에서 즐겨 찾는 군산만 해도 11월 이후 어획량이 급감하는 반면 강진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성수기”라며 “내년에는 어선을 30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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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마량항 가까운 바다에서는 주꾸미와 갑오징어가 많이 잡힌다. 조금 멀리 나가면 감성돔이 올라오고 제주도 근해까지 가서 갈치를 잡기도 한다. 주꾸미 낚시는 초보도 도전할 만하다. 지난 9일 마량항에서 만난 이정석(53)씨는 이날 잡은 주꾸미 100여 마리와 갑오징어, 광어를 보여줬다. 이씨는 “이 정도는 생활낚시 수준”이라며 “누구든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행정보=가우도 짚트랙은 어른 2만5000원, 모노레일은 2000원, 제트보트는 3만원이다. 강진만 생태공원 자전거는 11월까지 빌릴 수 있다. 배낚시는 물때에 따라 오전 4~6시 출발한 뒤 오후 2~4시 돌아온다. 주꾸미·갑오징어 기준 1인 9만원선이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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