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치솟자 운전을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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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동차 한대가 소모한 휘발유 양이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으로 자동차 운행을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석유협회는 20일 한국석유공사·국토교통통계누리를 활용해 휘발유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1대당 휘발유 소비량은 1159L였다. 2017년(1187L) 대비 2.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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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로 살펴보면 2006년(1153L) 이후 최저치다. 한국 운전자는 2006년 이후 대체로 휘발유 소비량을 늘리는 추세였다. 2013년 대당 휘발유 소비량은 1204L로 상승했고, 이후 3년 만에 1210L까지 소비량이 늘었다(2016년). 이와 같은 휘발유 소비량은 1187L(2017년)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2.9% 추가 하락했다.
이 기간 자동차는 오히려 늘었다. 2007년 808만5000대였던 휘발유 차량 수는 지난해 1062만9000대로 31.5%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휘발유 총소비량은 28.3%만 늘었다(960만7654kL→1232만2690kL). 자동차는 많아졌지만 자동차가 1대당 소비한 휘발유는 감소하면서 대당 휘발유 소비량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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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이 대체로 상승한 것이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1581.37원이었다. 2017년(1491.30원) 대비 6% 상승했다. 물론 정부가 지난해 유류세를 인하하는 정책을 내놨지만, 정책 시행 시점이 지난해 11월이었다.
휘발유 단가가 인상하면서 운전자는 차량 운행 횟수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자동차 1대당 산 휘발유는 평균 183만3000원이었다. 휘발유 차량 운전자는 월평균 15만3000원을 연료비로 쓴 셈이다. 지난해 3인 가구의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500만원이었다. 맞벌이 부부가 모두 운전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소득의 6.12%를 자동차 기름 채우는데 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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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연비 효율성을 개선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친환경차 국내 판매량(12만대)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또 지난해 9만311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가 국내 시장에서 팔렸다. 주행 중 배터리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반 가솔린차보다 기름을 적게 사용한다.
지역별로 보면 차량 1대당 휘발유 사용량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라북도(1474L)였다. 대당 휘발유를 가장 적게 사용한 곳은 세종특별자치시(551L)였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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