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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 잿더미서 울려퍼진 첫 울음소리···코알라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대규모 산불 사태를 겪은 호주에서 화재 이후 처음으로 아기 코알라가 태어났다. 큰 희생을 치른 터라 현지의 반응이 각별하다. 산불과 코로나19라는 연이은 재난 속에서도 싹튼 '희망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면서다.


28일 CNN 등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근교에 있는 호주 파충류 공원 측은 페이스북에 "매우 특별한 공지"라면서 코알라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곳은 파충류 공원이라고 이름 붙었지만, 호주를 대표하는 코알라도 키우고 있다. 공원 측은 "화재 이후 태어난 첫 코알라가 엄마의 배주머니(육아낭)에서 인사를 하기 위해 얼굴을 내밀었다"고 소개했다.


사육사는 엄마 코알라 로지의 육아낭에서 머리를 내밀고 눈을 가늘게 뜬 사랑스러운 아기 코알라의 모습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코알라 관리자인 댄 럼시는 "아기 코알라는 엄마의 육아낭에서 약 7개월 동안 머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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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코알라의 이름은 '애쉬(Ash·재)'라고 지었다. 호주 현지 언론은 "애쉬라는 이름이 붙은 건 잿빛 털 색깔 때문만은 아니다"면서 "이 코알라는 올해 초 전 국토를 황폐화한 산불이 끝나고 '잿더미'가 된 이후 처음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잿더미 속에서 싹 튼 희망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공원 측은 애쉬를 묘사하면서 '복실복실한 기쁨의 덩어리'라는 표현을 썼다.


공원 측은 "애쉬는 호주 야생 동물의 미래에 있어 희망의 증거가 될 것이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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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씩 이어진 호주 산불은 코알라의 개체 수에 큰 타격을 줬다.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에 따르면 5000마리~2만5000마리의 코알라가 화재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IFAW에 따르면 코알라는 움직임이 느리다 보니 산불이 나도 빨리 피하기 어려웠다. 또 코알라가 매달려 살고 먹이의 원천이기도 한 유칼립투스 나무가 빠르게 타버리는 특성이 있어 화재에 매우 취약했다.


이번 호주 화재로 1260만 헥타르(12만6000㎢)의 땅이 황폐해졌으며 코알라·캥거루 등 무려 10억 마리의 동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 환경부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지역의 경우 코알라 종의 30%가 멸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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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가 태어난 공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두 달간 폐쇄됐는데 때마침 내달 1일부터 다시 일반에 개방될 예정이다. 댄 럼시는 "문을 다시 열게 되어 매우 기쁘다"면서 "동물들도 방문객들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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