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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나 접어" 조롱받던 삼성 반전…전세계 88% 거머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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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출원해 이달 초 특허 승인을 받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디자인. 갤럭시 폴드 모델 크기의 제품으로 가로로 접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렛츠고디지털]

“차라리 핫도그나 접어라.”


2019년 삼성전자가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선보였을 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테크 칼럼니스트 조안나 스턴은 이렇게 비난했다. 심지어 갤럭시 폴드에 소시지를 끼워 넣는 유튜브 동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런 조소를 받던 삼성 폴더블폰이 불과 2년여 만에 대중화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폴더블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구글이 폴더블폰 사업에서 ‘일단 후퇴’를 선언했고, 애플은 빨라야 2023년에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폴더블폰을 생산 중인 중국 기업는 수율 등의 문제로 삼성전자를 추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야말로 최근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의 독무대와 다름없다.

삼성, 세계 폴더블폰 시장 88%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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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가든시티에 위치한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에서 시민들이 갤럭시Z 폴드3·플립3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 출하량이 900만 대로, 이 중 삼성이 전체 시장의 8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23년까지 폴더블 시장이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삼성이 7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발표된 삼성 갤폴드3·플립3는 9월 말 기준으로 200만 대 이상 팔렸다. 미국 시장에선 신제품 출시 이후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12%까지 상승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한 만큼 지속해서 새로운 폼팩터 개발에 도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덜란드 IT 전문 매체 렛츠고디지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삼성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주자”라며 “내년에 갤럭시Z 플립4·폴드4 출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롤러블 스마트폰 등 새로운 폼팩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출원한 폴더블폰 디자인 특허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의해 최근 승인됐다”고 밝혔다.


렛츠고디지털이 보도한 이 제품은 펼치면 갤폴드와 비슷한 크기지만 세로가 아닌 가로로 접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기존 갤폴드 제품이 접으면 길쭉한 형태의 직사각형 형태를 띠는 것과 달리 이 제품은 과거 개인휴대단말기(PDA)처럼 넓적한 형태를 보인다. 다만 매체는 “삼성이 실제 이런 유형의 폴더블 폰을 출시할지는 당분간 알 수 없다”며 “여러 모델을 개발 중으로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폴더블만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S폴더블, 폴드 라이트…기대작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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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열린 '한국디스플레이 산업전시회'에 참여한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에서 관계자들이 S자 형태로 두번 접는 '플렉스 인앤아웃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IT 전문 매체들은 이외에도 삼성전자가 두 번 접는 형태의 S폴더블폰이나 저렴한 버전의 갤럭시Z 폴드 라이트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폴더블 이름 앞에 붙는 ‘Z’가 두 번 접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폴더블폰이 궁극적으로 이 형태로 나아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5월 삼성디스플레이가 ‘S폴더블’ 기술을 공개하면서 이런 추측에 힘이 실렸다. 이 기술은 안과 밖 두 번 접는 형태의 디스플레이로 화면을 완전히 펼치면 태블릿 PC처럼 변한다. 이 밖에 올해 4월 삼성전자가 독일 특허청에 출원된 것으로 알려진 스크린이 가로로 연장되는 형태의 슬라이드폰도 차기 제품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출고가 인하로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완화한 반면 중국 업체는 수율이 떨어져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삼성이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다양한 신기술을 가장 먼저 채택하고 있는 데다 클램 셸(조개껍데기) 타입과 노트 타입 등 상대적으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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