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차이나머니 2차 공습? 중국판 넷플릭스 한국팀 만든다
'중국판 넷플릭스' 아이치이(iQIYI, 愛奇藝)가 한국팀을 뽑기 시작했다. 아이치이는 27일 글로벌 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을 통해 "우리는 한국팀(South Korea team)에 합류할 젊고 혁신적이며 재능있는 프로듀서를 찾고 있다"고 공고했다. 지원자는 하루 만에 40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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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아이치이는 '중국의 구글' 바이두가 2012년 인수한 중국 1위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다. TV 드라마나 영화·예능을 선보이는 중국판 넷플릭스. 지난해 중화권을 넘어 동남아 10개국 진출을 선언한 아이치이가 이번에 '한국팀'에서 프로듀서 모집을 시작한 것.
아이치이의 유료 구독자는 지난해 말 기준 1억 500만명으로 무료 이용자까지 합치면 가입자는 5억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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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요해?
중국 자본의 2차 '한류 콘텐트' 쇼핑이 시작됐다.
· 1차는 4~5년 전이었다. 자본력을 가진 중국 투자사들이 한국 제작사를 사거나 제작인력을 대거 영입했다. 당시 국내보다 10배나 높은 계약금을 제시하며 유능한 PD들을 중국으로 '모셔' 가기도 했다. 이때 나온 말이 플라잉PD. 중국 등 다른 나라로 건너가 프로그램 기획·제작 노하우를 전수하는 '플라잉PD'들이 속속 등장했다.
· 이번엔 플라잉PD가 아니다. 한국팀을 만들겠다는 아이치이는 넷플릭스처럼 한국 영화·드라마·예능의 독점 판권을 구매하고, 국내 제작사와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이치이의 한국팀은 새로운 OTT를 한국에 진출시키기보단, 한국에서 제작한 영상 콘텐트의 독점권을 사거나 국내 제작진과 협업해 중국·동남아 시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상 인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 현재 국내엔 SK텔레콤과 방송3사가 합작한 '웨이브', KT의 '시즌', CJ ENM-JTBC의 합작 법인 등 OTT가 경쟁 중이다.
· 여기에 카카오M 등 온라인 영상 플랫폼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글로벌업체인 넷플릭스와 아이치이까지 뛰어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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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치이의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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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치이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트를 무기 삼아 동남아 시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넷플릭스와 손잡은 아아이치는 중국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트를 일부 선보였지만, 이 파트너십은 지난해 5월 끝났다. 아이이치가 동남아 직접 진출을 선언하며 넷플릭스와 잡은 손을 놓은 것.
· 아이치이는 과거에도 한국 콘텐트로 재미를 봤다. 2013년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2016년엔 '태양의 후예'를 중국에 독점 중계하며 3배 이상 유료 구독자를 늘렸다. 두 드라마는 누적 조회 수 30억~40억 뷰를 기록했다. 아이돌 육성 예능이나, 랩오브차이나 등 한국서 유행한 예능과 비슷한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해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아아이치가 직접 한국팀을 꾸리면 중국과 동남아를 동시 공략할 수 있다.
· 실제로 아이치이의 국내 프로듀서 모집공고를 보면 ▶한국 영화·TV 프로젝트의 가능성 평가 ▶프로젝트 파트너·저작권 보유한 공급자와 계약 유지 및 관리 ▶프로덕션 프로젝트 진행 상황 감독 ▶고객 커뮤니케이션과 제작 비용 관리 등을 주요 업무로 명시했다. 사실상 국내에서 검증된 콘텐트 구매 책임자를 모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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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한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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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치이를 포함한 중국 OTT 업체들은 콘텐트 품질이 좋은 한국 영화, 드라마, 예능 등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2017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라는 정치적 이슈가 얽히며 '한한령(限韓令, 중국 내 한류 금지령)'이 내려져 공식 콘텐트 수입이 막혔다. 그러나 올해 예정대로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방한한다면 한한령이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OTT '유쿠(優酷)'를 시작으로 한국드라마 서비스가 재개되고 있다.
· 아이치이도 서둘러 한국팀을 꾸려 국내 영화·드라마·예능 콘텐트를 확보할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아이치이는 최근 일부 콘텐트에 한국어 자막을 추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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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무슨 상관이야?
아아치이의 등장으로 국내 OTT 시장에서 막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동남아 시장은 국내 OTT도 노리는 미래 시장. 그러나 핵심인력이나 오리지널 콘텐트를 아이치이나 넷플릭스에 뺏길 수도 있다.
· 노동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OTT의 핵심은 오리지널 콘텐트의 확보"라며 "편당 수십억 투자가 가능한 넷플릭스나 아이치이와 경쟁해 국내 OTT가 좋은 콘텐트를 확보하려면 더 많은 자본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아이치이가 공식적으로 한국 진출을 밝힌 적은 아직 없다. 국내 소비자 대상 OTT 서비스를 할 지는 아직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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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면 좋은 점
중국의 샛별 기업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의구심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아이치이도 마찬가지.
· 4월 초 미 투자제공업체 울프팩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아이치이의 회계 조작설을 제기했다. 2019년 매출액 27~44% 허위로 늘리고, 가입자 수도 42~60%로 부풀렸다는 의혹이다.
· 아이치이 대표 궁위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사악한 것은 옳은 것을 이길 수 없다. 최후에 누가 이기는지 보자"며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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