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알프스 빙하 녹아내리자, 50년 전 인도 신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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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1월 24일, 에어인디아 101편은 인도 뭄바이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던 중이었다. 오전 8시, 비행기는 갑자기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 그리곤 서유럽 최고봉 알프스 몽블랑으로 날아들었다. 비행기는 추락했고, 사고로 비행기와 함께 승객·승무원 전원(117명)은 몽블랑 북쪽면 끝자락의 보송빙하에 묻혔다.
빙하 속 역사가 50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내리며 오랫동안 숨겨졌던 '비밀'도 되돌아왔다. 프랑스 몽블랑 기슭 해발 1350m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티모테 모틴(33)은 최근 이곳에서 종잇조각을 발견했다. 인도의 첫 여성총리 '인디라 간디'의 당선 소식이 담긴 1966년 1월 20일자 인도 신문이었다.
모틴은 "젖어있던 신문을 건조하고 있다. 글씨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다"며 "친구들과 빙하를 걸을 때마다 추락의 잔해를 발견하곤 한다. 이 신문도 운 좋게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카페에 이 신문을 비롯해 빙하에서 찾아낸 물건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몽블랑 빙하가 녹아 1966년 1월 발간된 인도 신문 더스테이츠맨, 내셔널헤럴드 등이 발견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 1면은 1966년 1월 19일 인도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의 외동딸 인디라 간디가 첫 여성총리에 당선됐다고 전하고 있다. 당시 간디의 사진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더스테이츠맨 신문은 1875년 창간돼 현재까지 발행하는 인도의 영어신문이다. 내셔널헤럴드는 1938년 창간해 폐간·복간을 거쳐 현재까지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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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곳에선 과거에도 다양한 물건이 발견돼왔다. 2012년엔 '인도 정부 서비스, 외교우편, 외무부'라고 적힌 외교문서가 회수되기도 했고, 이듬해 한 등산가에 의해 에메랄드·사파이어·루비 등이 들어있는 보석 상자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역시 1966년 여객기 추락 당시부터 이곳에 묻히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온난화로 빙하 4분의 1이 녹아내리며 프랑스를 비롯해 스위스·이탈리아 알프스에서도 수십년간 실종됐던 등산객들의 유해가 발견되고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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