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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가족 여행 숙소로 주목받는 독채 한옥 4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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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고 안전한 숙소. 코로나 시대 여행자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올 1년 독채 펜션이나 고급 호텔‧리조트의 수요가 높아진 이유다. 고택 체험도 대안이다. 고택 대부분이 인적 드문 곳에 자리하고, 독채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비대면’과 ‘거리 두기’가 수월하다. 코로나 시대 비교적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전국의 독채 한옥을 모았다.



완전한 적막 – 고창 ‘술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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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밭으로 이름난 전북 고창 공음면. 너른 들판 사이에 정갈한 한옥 ‘술암제(평일 25만원)’가 있다. 77년가량 묵은 고택을 두루 손봐, 올 초부터 손님을 받고 있다. 약 6만6000㎡(2만 평) 규모의 청농원 한가운데에 틀어박힌 외딴집이다. 배태후 대표는 “전봉준과 함께 동학혁명 봉기를 주도한 배환정 선생을 기리기 위해 1943년 후손이 지은 집”이라고 소개한다. 산촌의 독가촌처럼 주변 마을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고요하고 아늑하다.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 완전한 적막이 찾아온다. 집 주변의 솔숲과 대숲은 이른 아침 산책삼아 거닐기 좋은 장소다.


술암제는 가족 같은 소규모 여행에 딱 맞는 집이다. 방과 대청, 부엌이 ‘一’ 자형으로 붙어있는 겹집 구조로, 대청을 끼고 방 5개와 다락방 2개를 들였다. 아궁이 장작불로 난방하는데, 고구마 따위를 구워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뒷마당에 바비큐 시설도 갖췄다. 마음씨 넉넉한 집 주인이 조식으로 고구마죽과 꽃차 등을 내어준다.



미스터 션샤인처럼 - 안동 ‘묵계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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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계서원(1박 12만원)은 조선의 문신 김계행을 봉향하는 서원으로 1687년(숙종 13년)에 경북 안동 길안면 묵계리에 세워졌다. 오랜 세월 빈집으로 잠자고 있던 것을 경북미래문화재단이 2010년부터 고택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다 지난해 숙소로 탈바꿈했다. 강당 노릇을 하던 입교당(1박 12만원)을 통째로 빌려 머물 수 있다. 문화재 보존 차원에서 숯불을 피우거나 화기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예스러운 분위기가 그만이다. 사계절 관광객이 오가는 하회마을과 달리, 인적이 적어 시종 침착하고 단정한 기운을 풍긴다.


묵계서원 인근 계곡에 김계행 선생이 건립한 누각 만휴정이 있다. ‘만년에 휴식을 취한다’는 이름처럼 정자와 폭포가 어우러진 풍경이 그저 그윽하다.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영화 ‘사도’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명장면을 연출했다. 묵계서원에서 한복과 근대 의상도 빌릴 수 있다.



해 진 뒤의 낭만 - 나주 ‘목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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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의 목서원은 나주향교와 담벼락 하나를 두고 등을 맞대고 있는 옛집이다. 80년 된 한옥 저택을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 ‘39-17 마중’으로 꾸며, 나주 여행자의 새로운 아지트로 뜨고 있다. 이를테면 옛 쌀 창고는 카페로 탈바꿈했다. 목서원 주변은 빽빽한 대나무 숲이다. 대략 1만2000㎡(약 3500평)에 이른다. 카페에서 음료를 받아다 숲속 정자든, 사랑방이든 각자 맘에 드는 장소에 숨어들어 휴식을 취하면 된다.


목서원의 대숲 가장자리에 독채 한옥 ‘난파정(평일 25만원)’이 있다. 나주을미의병장 난파(蘭坡) 정석진을 기리는 정자를 리모델링해 손님을 맞는다. 카페 손님이 빠져나가는 9시 이후 까마득한 평온을 독차지하게 된다.



문화유산에서 하룻밤 - 경주 ‘월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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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는 신라 시대의 불교 유적만 있는 게 아니다. 김유신, 설총,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서악서원을 비롯해 월암재‧만송정‧도봉서당 등등 유교 유적도 곳곳에 있다. 경주의 여러 서원과 고택에서 숙박 체험이 가능한데, 탑동에 있는 월암재(평일 15만원)가 거리 두며 머물기 좋은 독채다. 경주 남산(494m)을 지척에 둔 고즈넉한 한옥이다. 의병장으로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월암 김호 장군의 재실을 경주 신라문화원이 고쳐 고택 체험 숙소로 활용하고 있다.


너른 대청을 사이에 두고 세 칸의 방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예전 그대로 아궁이에 군불을 넣어 방을 덥힌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별도 건물에 마련돼 있다. 언덕진 곳에 자리해 대청에서 밖을 보면 신라 왕궁터인 창림사지와 남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인근에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 신화가 깃든 경주나정이 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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