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못하면 철없다"는 이낙연, 공개사과 "저의 부족함 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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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자는 엄마가 되는 경험을 하지 못해 철이 없다”는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이 의원은 1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강연 중 했던 일부 발언이 많은 분들께 고통을 드렸다. 저의 부족함을 통감한다”며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문제가 된 발언은 1982년 득남 당시를 떠올리며 한 말로,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오늘 아침 강연에서 저는 삼십 대 초반에 아버지가 됐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 말을 꺼냈다”면서 “누군가를 아프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려는 뜻이 있을 리 없다”고 썼다. 또 “모성의 소중함에 대해 말씀드리며 감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정작 어머니를 비롯해 세상의 여성들이 겪는 고통과 희생을 제대로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부족했다”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이 여성만의 몫일 수 없다. 부모가 함께해야 하고, 직장ㆍ마을ㆍ국가가 해야 한다. 이제 제가 아버지가 됐던 4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이 변했다”고 썼다.
이 의원은 이어 “성숙한 사회란 다양해진 선택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고, 정치의 역할은 모든 국민이 자신이 선택한 삶에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번 일을 통해 많은 분들이 제게 깨우침을 주셨다. 잘 듣고, 더 가깝게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 재도약의 길’ 강연에서 “인생에서 가장 크고 감동적인 변화는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순간”이라며 “남자들은 그런 걸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이 먹어도 철이 안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여성만을 출산 육아의 책임을 진 존재로 몰고, 아버지의 역할은 폄하했다”며 “산후조리를 욕망이나 로망으로 표현하는 건 생명에 대한 몰이해여서 더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도 “출생과 육아에 대해 차별적 발언”이라며 “출생을 경험한 여성을 우대하는 척하면서 출생과 육아의 책임을 여성에게 모두 전가하며 아빠로서의 역할, 책임, 경험을 경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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