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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북한 사과 받아내야” 유족 발언 브리핑서 뺀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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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일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문 대통령에게 “북한을 돕더라도 사과는 받아내야 한다”고 말한 부분을 청와대가 사후 브리핑에서 뺐다. 청와대는 핵심 발언 위주로 소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평화가 절실한 우리에게 보훈은 제2의 안보”라며 “보훈이 잘 이뤄질 때 국민의 안보의식은 더욱 확고해지고, 평화의 토대도 그만큼 두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참석자 발언에서 6·25전쟁 전사자인 고(故) 김재권씨의 아들 김성택씨는 “(6·25 전쟁에 대해) 북한의 사과가 있어야 매듭이 풀리지 않겠나. 대북지원을 하더라도 북한의 사과는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씨 발언에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날 오찬 참석자 발언을 소개하며 김씨 발언과 사연을 전달했지만, 사과 요구 발언은 브리핑에서 소개하지 않았다. 대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017년 전사자 유해 발굴로 아버지 유해를 찾은 김씨가 “내게도 아버지가 있다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고 전했다.


김씨의 발언이 브리핑에서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청와대 관계자는 5일 “모든 내용을 (브리핑에) 다 얘기할 수 없는 게 현실적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씨는 정부가 하고 있는 평화에 대한 과정이나 목표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고, 다만 본인 아버지가 6·25전쟁으로 인해 전사했음을 언급하며 ‘북한으로부터 명확한 사과를 받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행사에서 발언자들은) 1분 남짓 발언을 하는데 어제의 경우 관련 영상과 함께 꽤 오랜 시간 발언이 있었고, 특히 김씨는 아버지에 대한 회상을 굉장히 많이 해 그렇게 주요하게 얘기됐던 부분들을 브리핑에 담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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