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주4일제 낭보’···먼저 해본 日 MS, 매출 40% 뛰었다
일본MS 지난해 8월 시범적으로 시행
노동시간 25%↓…임금과 처우는 유지
회의시간 30분 이내로 줄이기 운동
시간당 임금 구조가 '주4일제'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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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전 세계 샐러리맨들의 로망인 ‘주 4일제’ 근무는 가능한 것일까. 선구적으로 실험에 나선 일부 기업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정사원 23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한 달간 주 4일제를 도입한 결과 사원 1인당 매출이 40% 증가했다.
업무 시간은 종전보다 25% 줄였지만 임금과 각종 휴가 등 처우는 그대로 유지한 결과였다. 대신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원들의 업무 책임과 목표는 바꾸지 않았다. 불필요한 업무를 없애고 회의시간도 30분 이내로 마치는 비율을 전년보다 50% 가까이 늘렸다. 일본 MS 측은 닛케이에 “매출이 많이 늘어난 것은 ‘윈도우즈 10’ 전환 수요와 관련이 있다”면서도 “(사원들의) 생산성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일본 MS는 시범적으로 시행한 결과를 분석해 주 4일제 전면 도입을 검토 중이다.
뉴질랜드의 자산운용사 퍼페추얼 가디언도 이른바 ‘워라밸(work-life balance)’ 실험에서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는 2018년 주 4일제를 실시했더니 생산성이 20% 증가했다. 일본 MS와 마찬가지로 임금은 줄이지 않고 회의 단축, 매뉴얼 작업의 자동화 등을 택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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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제 도입을 전후해 조사한 결과 종업원들의 스트레스 수준은 대폭 낮아졌다. 자연스럽게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늘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다. 이전보다 나은 업무 성과를 보이는 사원도 늘었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퍼페추얼 가디언은 아예 주 4일제를 정착시켰다.
그러나 대부분 직장에서 주 4일제는 여전히 꿈에 가깝다. 복지 선진국인 핀란드에서 주 4일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가짜뉴스’가 올해 초 등장했을 만큼 주 4일제 시행은 어려운 일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시간 단위 임금 구조가 현실인 이상 주 4일제는 필연적으로 가계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1990년대 주 5일제를 도입한 이후 일본경제가 장기 침체기에 빠졌다는 분석도 있다. 하야시 후미오(林文夫)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 교수와 에드워드 프레스콧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가 2002년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에선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의 감소와 생산성의 저하가 심각한 경기 후퇴를 촉발한다’고 지적했다.
주 4일제를 도입하기 위한 관건은 결국 임금 문제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일본 MS 사례에서 보듯 노동시간이 아니라 성과 기반의 임금이 보장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장황한 회의와 쓸데없는 일들을 과감히 줄이는 경영혁신도 기업들의 과제인 셈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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