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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아이폰 보이콧, 결국 애플을 쳤다

애플, 지난해 10~12월 분기 실적 하향 조정

당초 전망치보다 5~9% 감소한 840억 달러

분기 매출 하향 조정은 아이폰 출시 후 처음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부진 탓"

멍완저우 체포 후 애플 배척, 화웨이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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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아이폰 보이콧(불매운동)이 결국 애플을 쳤다. 애플은 중국에서의 수요 둔화에 직격탄을 맞고 지난 3개월간의 매출액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애플이 분기 매출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은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투자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해 10∼12월 분기(애플 기준 2019 회계연도 1분기) 실적 전망치를 840억 달러(약 94조3000억원)로 낮춘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당초 전망치는 890억∼930억 달러였다. 수정 전망치는 기존보다 5~9% 줄었다.


'홀리데이 시즌'으로 불리는 연중 최고 성수기가 속한 분기에 애플이 실적 목표를 채우지 못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실적 하향 발표 이후 시작된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7% 급락했다.


쿡 CEO는 실적 하락 원인을 중국ㆍ홍콩ㆍ대만 등 중화권 매출 부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편지에서 “주요 신흥 시장에서 몇몇 도전을 예상했지만, 특히 중화권에서 경제 감속 규모를 예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CNBC 방송에 출연해 “매출 감소의 대부분은 아이폰에서 나왔고, 지역적으로는 중화권이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내 아이폰 수요가 약해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쿡 CEO도 “몇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며 “강 달러와 중국 경제 둔화 등 거시경제적 요인과 애플 고유의 이유가 섞여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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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깊어지면서 중국 내에서는 미국산 제품, 특히 애플을 배척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사불란한 아이폰 '불매 운동’은 아니지만, 애플의 최대 경쟁사인 화웨이 스마트폰 ‘구매 운동’이 적극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애플과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결정적 계기는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였다. 지난달 1일 미국 요청으로 캐나다가 멍 CFO를 체포하자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화웨이 지지를 선언했다. 일부 기업은 보조금을 지급하며 직원들에게 화웨이 스마트폰 구매를 독려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이 최근 보도했다.


전자회사인 상하이 유뤄커는 직원 1인당 2개까지 화웨이 스마트폰 구매를 전액 지원한다. 화웨이 본사가 있는 선전 기업들은 더욱 적극적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제조업체 이다헝기술은 화웨이 또는 ZTE 스마트폰을 사는 직원에게 가격의 18%를 지원한다. 애플 기기를 사는 직원에게는 제품 가격과 같은 금액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다른 기계제조업체는 애플 제품을 소지한 직원을 해고하거나 제품을 압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업은 아이폰을 쓰면 승진에서 누락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 푸젠성 푸저우 지방법원은 애플이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퀄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중국 내 판매를 즉각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수입과 판매가 금지된 모델은 아이폰6S와 6S플러스, 아이폰7, 7플러스, 아이폰8, 8플러스, 아이폰X 7개 기종이다. 중국 법원이 미ㆍ중 무역갈등을 의식해 애플을 의도적으로 욕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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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발전으로 애플과의 기술 격차가 줄어든 것도 아이폰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화웨이 같은 기술 대기업이 더 나은 기능의 스마트폰을 훨씬 낮은 가격에 내놓으면서 중국 시장에서 애플이 설 자리가 줄고 있다”고 전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25.2%로, 애플(7.8%)의 3배를 넘었다. 2016년에는 화웨이(15.9%)가 애플(8.3%)의 두 배가 채 안 됐다.


애플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량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하락은 애플의 매출 하락으로 직결된다. CNBC는 “애플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분기를 맞고 있다”며 “앞으로 두 달간 주가가 13% 이상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미 애플 주가는 지난해 10월 정점에서 무려 32% 내려앉았다. 지난해 8월 한때 미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던 면모에서 한참 멀어진 것이다. 애플은 10~12월 분기 최종 실적을 1월 29일 공식 발표한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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