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포토샵 바꿔치기 들통···캐나다 녹색당 대표의 굴욕
일회용 컵이 '친환경 텀블러'로 둔갑
트뤼도 총리도 포크 사진 올렸다가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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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녹색당이 엘리자베스 메이 당 대표의 사진에서 일회용 컵을 포토샵으로 지우고 '친환경'을 상징하는 텀블러로 바꿔치기했다가 들통나 빈축을 사는 일이 벌어졌다고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지가 최신호(10월 7일 발매)를 통해 전했다.
문제의 사진 조작 사건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캐나다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캐나다 일간 내셔널포스트는 메이 대표가 컵을 들고 있는 사진 두 장을 공개했는데, 한장은 녹색당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는 사진이고 다른 한장은 원본이다. 홈페이지에 등록된 사진 속에서 메이 총리는 손에 녹색당 로고가 들어가 있는 텀블러를 들고 있다. 종이컵을 들고 있는 원본 사진을 조작해 일회용이 아닌 텀블러로 편집하고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다.
내셔널포스트는 "(종이컵을 들고 있는) 편집되지 않은 원본 사진은 이미 매체 등에서 쓰인 사진"이라고 지적했다.
메이 대표는 즉시 사과했다. 그는 "당에서 내 사진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며 "나는 평소에 일회용 플라스틱 물품은 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당직자들이 실수하긴 했지만 원본 사진에서도 숨길 게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라고 부연했다. 메이 대표의 사진은 지난해 호주 시드니 거리에서 찍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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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나다에선 정치인의 플라스틱 및 일회용품 사용이 작은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6월 10일 커피 컵 뚜껑, 생수병 등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선언한 이후부터다. 트뤼도 총리는 플라스틱 금지 선언을 하고 약 보름여 뒤인 지난 6월 25일 트위터에 피자를 먹으며 회의를 하는 모습을 올렸는데, 당시 테이블 위에 플라스틱 포크 등 일회용품이 널려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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