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논문 교수 "기특해 1저자 등재···부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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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고교 재학 중 의과대학 연구소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 해당 논문의 책임 저자인 A 교수가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조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대학병리학회 영어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A 교수는 20일 동아일보를 통해 “(인턴십에 참가한) 조씨 등 유학반 학생 2명이 해외 대학을 가려고 한다기에 선의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논문에 이름을 올려 달라는 취지의 부탁은 없었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조씨의 논문 기여도를 묻자 “1저자로 할지 2저자로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지나친 면도 있다”면서도 “(조씨가) 2주 동안 열심히 했고, 많은 분야에서 나와 토론하고 내 강의도 들었다. 열심히 참여한 게 기특해 1저자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의 1저자 등재는 논문 제출 당시의 가이드라인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 “그 당시엔 그런 가이드라인을 잘 몰랐다”고 해명했다.
A 교수는 ‘조 후보자의 가족과 친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때는 조 후보자가 누군지 몰랐고 별다른 친분도 없었다”며 “조씨는 외고 측의 소개로 인턴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외고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요청하는 방법과 개인적으로 오는 방법 중 택하라고 했다”며 “공문은 시간도 걸리고 결재 부담도 있어서 결국 후자로 정리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봤다”며 “원래 외국 학술지에 보내려고 했던 논문인데 그러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게 뻔했다. 조씨가 외국 대학에 진학하려면 논문을 빨리 내야 해서 (등재가 빠른) 국내 학술지에 보낸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의 딸 조씨는 한영외고에 재학 중이던 2008년 당시 충남 천안의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일하며 연구 활동에 참여했다.
이후 연구 결과는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201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됐으며, 이듬해 3월 정식으로 국내 학회지에 실렸다.
이 논문의 공동 저자 중 한명인 B 교수는 같은 신문에 “논문 작업이 분업화돼 1저자가 누군지 몰랐다”며 “고등학생이 무슨 장점이 있어서 그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논란이 일자 조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은 “후보자의 딸은 멀리까지 매일 오가며 프로젝트의 실험에 적극 참여해 경험한 실험과정 등을 영어로 완성하는데 기여하는 등 노력한 끝에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6~7페이지 짜리 영어논문을 완성했고, 해당 교수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논문에 대한 모든 것은 지도교수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일련의 인턴쉽 프로그램 참여 및 완성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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