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日 교토·기타큐슈서 마라톤대회 개최, 2만7000명 참가…비난 쏟아져
中 거주 이력자에게 참가 자제 권고
네티즌 "감염자 느는데 꼭 대회 해야했나"
지역경제 위축 우려…대회 강행했나?
오카야마선 남성 1만명 참가 '알몸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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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에서 16일 1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마라톤대회가 교토와 기타큐슈 2곳에서 각각 열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 와중에 꼭 사람들 몰리는 대회를 열어야 했느냐'는 비판이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이날 두 마라톤 대회에는 마스크를 쓰고 경주에 나선 사람도 적지 않았다. 또 각 대회 사무국은 경주 시작 전 참가자 전원에게 손 소독을 하기도 했다.
교토마라톤은 세계문화유산인 킨가쿠지(金閣寺)와 닌나지(仁和寺) 등을 중심으로 짜인 경기 루트 덕에 해마다 인기가 높은 경기대회다. NHK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태와 우천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 역시 1만5000여명의 마라토너가 참가하면서 성황을 이뤘다.
다만 교토마라톤 사무국은 중국에 거주한 이력이 있는 사전 신청자 약 380명에게 대회에 참가하지 말도록 자제를 권했다. 내년에 열리는 대회엔 우선 참가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그러나 강제 사항이 아니어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에 응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기타큐슈시에서도 비가 내린 가운데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사무국에 따르면 1만2000여명이 대회에 참가했고, 자원봉사자 등 스태프만 5000여명에 달했다.
주최 측은 신종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참가하지 말라는 장내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대회에 앞서 7명의 중국 거주 이력자에겐 대회 참가 자제를 요청했고, 이중 지난해 9월부터 기타큐슈시에 거주 중인 1명을 제외한 6명이 전원 불참했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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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마라톤대회 실시와 관련해 일본 포털사이트에선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리는 대회는 중단해야만 했던 것 아니냐”, “자제 권고만으로 오겠다는 사람이 안 오겠느냐”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 사태로 관광 위기를 맞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침체된 지역 경기를 살리기 위해 대회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놨다. 공교롭게도 교토와 기타큐슈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도시다.
한편 15일 밤에는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에서 훈도시만 입은 남성 1만여명이 참가한 지역 전통축제 '알몸 마쓰리'가 열렸다. 이날 축제에 참가한 지역민들은 복을 부른다는 '신기(宝木)'란 신물을 쟁취하기 위해 격렬히 몸싸움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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