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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탄핵’ 소식 알린 독립신문 호외 프랑스서 최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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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전 대통령의 탄핵을 알린 '독립신문' 호외(號外)가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소도시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간행한 기관지인 독립신문이 이승만의 탄핵 사실을 알리는 호외를 발행했었다는 사실은 그동안 학계에 보고된 바 없었다.

13일(현지시간) 국사편찬위원회(조광 위원장)는 독립신문이 대한민국 7년(1925년) 3월 25일 호외로 발행한 신문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발견된 독립신문은 임시정부가 상하이에서 발행했던 기관지로, 흔히 알려진 서재필 박사의 독립신문과는 제호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신문이다. 이 신문은 독립운동가들이 국권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펼치고, 국내외 독립운동 소식을 전하던 창구 역할을 했다.


'대통령 탄핵안 통과'라는 제목의 이 호외에는 임시정부와 임시의정원(의회)이 1925년 3월 18일 이승만을 탄핵·면직하고, 박은식을 임시대통령으로 선출한 내용 등이 신문 한장에 담겼다. 구체적으로 대통령 '이승만 면직, 신(新) 대통령 선출, 신대통령 박은식 취임식 거행, 국무원 동의안 통과'라는 소제목 4개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3월 18일 임시의정원 회의에 임시대통령 이승만 탄핵안이 통과되다"라는 내용이 명확히 적혀 있다.


기사 내용은 사실관계만 건조하게 기술돼 있고, 크기가 조금씩 다른 한자 한글이 혼용으로 적혔다. 또 곳곳이 찢어져 있었지만, 글자는 모두 정확히 판독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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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3월 이승만의 임시정부 대통령 탄핵 사실을 알린 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의 호외가 최초로 확인됐다. 학계에도 알려지지 않은 미발굴 사료다. [장자크 홍 푸안 씨 소장자료=국사편찬위원회]

이 신문은 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1898∼1960)의 차남인 장자크 홍 푸 안(76·프랑스 거주) 씨가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홍재하가 남긴 임시정부와 독립운동 관련 자료 가운데서 발견됐다. 홍재하가 1960년대 파리 근교에서 암으로 타계한 이후 그의 장녀가 호외를 넘겨받았고, 이후 차남인 장자크씨가 자택 창고에 보관해왔다.

장자크씨는 수년 전 알게 된 재불 동포 김성영·송은혜씨 부부의 도움으로 이 자료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김씨 부부는 장자크씨의 도움 요청을 받고 자료를 살펴보던 중 중요성을 직감하고 국사편찬위원회(국편)에 접촉했다. 국편은 지난주 장자크씨의 자택으로 조사팀을 급파해 독립신문 호외 등 다수의 사료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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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불 독립운동가 홍재하의 차남 장자크 홍 푸안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승만의 탄핵 이유와 과정을 기록한 사료들은 '임시정부 공보(公報) 42호 심판서' 등 정립된 형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승만의 탄핵을 일반 대중에 알린 독립신문 호외의 존재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번에 발견된 회외는 당시 임정이 중국에서 이 호외를 다량 발행했음을 추측하게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는 국공내전 등 전란을 거치면서, 한국에서는 일제의 탄압과 해방정국,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호외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편 김득중 편사연구관은 "이승만 탄핵을 알린 독립신문 호외의 존재 자체가 그간 알려진 바 없었다"면서 "국내에서 발행된 독립신문 영인본에도 들어 있지 않은 내용으로, 임시정부의 새로운 사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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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불독립운동가 홍재하의 젊은 시절 [재불 사학자 이장규 씨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재하는 1920년대 프랑스에 있던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에 활동 자금을 모아 보낸 인물로 알려졌다. 당시 파리위원부 황기환 서기장이 쓴 친필서신이 최근 발견되며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에 발견된 호외는 홍재하가 프랑스에서도 임시정부 인사들과 매우 밀접히 교류했음을 확인하는 자료가 됐다.

김득중 편사연구관은 "상하이에서 발행된 임시정부 기관지의 호외가 프랑스에 살던 홍재하에게 있었다는 사실은 그와 임시정부가 강력한 유대관계에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홍재하가 해외 임시정부 인사들 사이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가늠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장자크씨로부터 자료를 기증받은 국편은 이 호외를 보존 처리를 거쳐 내년 임시정부 100주년 관련 전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장자크씨가 부친이 남긴 근현대사 기록물 전체를 국편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국편은 자료들의 보존처리와 연구를 거쳐 '홍재하 컬렉션'(가칭)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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