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허름한 모텔방은 옛말…이틀밤 2000만원 초호화 숙소
울릉도 신종 여행법 ③ 럭셔리 숙소
울릉도 북면에 자리한 빌라형 숙소 힐링스테이 코스모스는 투숙객이 아니어도 찾아오는 곳이다. 빼어난 건축미를 감상하고 카페와 식당을 이용한다. 사진에 보이는 '빌라 코스모스'는 2박 4인 기준 요금이 2000만원인 초호화 빌라다. 최승표 기자 |
“섬은 좋은데 잘 곳이 마땅치 않다.”
울릉도 여행객이 입 모아 하는 말이다. 숙소가 부족하진 않다. 울릉도에는 호텔, 모텔, 리조트, 민박을 모두 합쳐서 271개에 달하는 숙소가 있다. 그러나 요즘 여행객의 취향을 충족시켜주기엔 함량 미달인 곳이 많다. 하룻밤 10만원 받으면서 침대가 없는 모텔도 허다하다. 이랬던 울릉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2018년 4월 북면에 럭셔리 숙소가 들어서면서다. 코오롱글로텍이 지은 '힐링스테이 코스모스(이하 코스모스)' 이야기다.
투숙객 25%는 신혼 여행객
힐링스테이 코스모스는 삿갓봉 자락에 자리한다. 코오롱글로텍은 웅장한 기맥이 흐르는 명당이라며 이 곳에 숙소를 지었다. 최승표 기자 |
코스모스는 개장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울릉도는 물론 국내에 흔치 않은 호화로운 시설과 빼어난 건축미 때문이다. 하버드대 건축과 출신인 김찬중 경희대 교수(건축사무소 더시스템랩 대표)가 설계한 디자인이 독보적이다. 새하얀 건물 두 채는 꽃잎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우주선 같기도 하다. 천문 기상대 컴퓨터로 관측한 해와 달의 궤적을 고려해 설계했단다. 위치도 남다르다. 울릉도에서도 기 좋기로 소문난 송곳봉 자락, 쪽빛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명당에 자리한다. 풍수지리와 건축에 문외한이어도 자연과 건축물이 기막히게 어우러진 걸 단박에 알 수 있다. 2020년 월드 럭셔리 호텔 어워즈에서 '럭셔리 빌라 리조트' 부문을 수상했고,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울릉도 최초의 품질인증 숙소로 지정됐다는 건 부차적인 설명일 따름이다.
삿갓봉과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힐링스테이 코스모스는 울릉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최승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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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가 울릉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면서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울릉도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음료를 파는 카페와 식당을 찾기 위해서다. 거대한 고릴라상 '울라'와 함께 기념사진도 꼭 찍는다. 울라는 울릉도와 송곳봉 고릴라바위의 합성어다. 야간에 진행되는 무료 라이트 쇼도 인기다.
8개 객실로 이뤄진 '빌라 떼레'는 요즘 젊은 이용객이 늘고 있다. 특히 신혼여행객에게 인기다. 최승표 기자 |
투숙객 대부분이 이용하는 ‘빌라 떼레’ 건물은 객실 8개로 이뤄졌다. 개장 초기에는 중장년층 부부가 대부분이었는데 점차 투숙객이 젊어진다. 코로나19 탓에 해외여행을 못 가면서 이곳으로 신혼여행을 오는 이들도 많다. 전체 투숙객의 약 25%가 신혼부부란다. 객실 종류에 따라 1박 30~60만원 선이다. 12월까지 거의 모든 객실이 마감됐다.
집에서 전용차량으로 '모시는' 서비스
‘빌라 떼레’도 전국의 여느 특급호텔 못지않게 고급스럽지만 독채형 빌라인 ‘빌라 코스모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선 가격. 2박 3일에 4인 기준 2000만원이다. 1인 기준 하룻밤 250만원인 셈이다. 이 가격에는 숙박료만이 아니라 아침·저녁식사, 교통편, 관광 등 여행경비 일체가 포함돼 있다.
빌라 코스모스는 1층에 넓은 거실이 있다. 거실 창 너머로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다. |
예약 문의가 들어오면 고객의 건강, 체질, 취향 등을 파악해 서비스를 준비한다. 여행 날짜가 정해지면 의전용 승합차가 고객을 집에서 태워 포항, 강릉 등 항구까지 이동한다. 배를 타고 울릉도에 들어와서도 2박 3일간 전용 차량으로 승객을 챙긴다. 고객이 섬에 들어오기에 앞서 특급호텔 출신 셰프와 버틀러도 육지에서 건너온다. 음식은 한식부터 프렌치, 일식 등 기호에 맞춰 제공한다. 추가 비용 없이 독도 방문, 낚시, 스쿠버다이빙 같은 활동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빌라 코스모스의 내부 모습. 음양오행에 착안해 객실 4개 디자인을 모두 다르게 했다. 빌라 내부에는 사우나도 2개 있다. 사진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
빌라는 객실 4개, 사우나 2개, 야외 자쿠지를 갖췄다. 어디를 가나 창으로 시원한 바다가 펼쳐진다. 음양오행에 따라 고객 체질에 맞춰 객실을 배정해준다. 객실에는 국내외 굴지의 디자이너가 만든 가구와 조명을 배치했다. 거실에는 내촌목공소 이정섭 목수가 만든 대형 식탁이 있다. 리조트 측은 프라이버시 때문에 밝힐 수 없지만 고객 중에는 유명 연예인도 많았단다. 최용익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총지배인은 “올 인클루시브 서비스로 성가신 울릉도 여행을 해결해주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한 팀을 맞으려면 준비 기간만 1주일 필요해서 한 달에 1~2팀 밖에 못 받는다”고 말했다.
울릉도=최승표기자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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