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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후보 윤여정 귀국 “벌써 수상한 기분…혼술 해야겠다”

공항 도착해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 들어

"딴세계 일 같아…어리둥절 눈물도 안 나"

외신들 "아시아계 후보 선정 역사적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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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상하다. 영어 부족으로 잘 표현은 못하겠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와 말하자면 이건 벅찬 것 이상이다. 벌써 수상한 기분이다.”(LA타임스)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이 외신에 비춘 소감이다. 캐나다 밴쿠버 촬영 일정을 끝내고 한국에 도착한 그는 매니저로부터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 소식을 들었다고 AP통신이 16일 전했다. 윤여정은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애플TV 미국 드라마 ‘파친코’ 촬영차 캐나다를 방문하고 15일 밤 귀국했다. 15일(현지시간) 발표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명단에서 재미교포 2세 정이삭(리 아이작 정·43) 감독의 영화 ‘미나리’는 작품상·남우주연상(스티븐 연)·여우조연상(윤여정)·감독상·각본상(이상 정이삭)·음악상(에밀 모세리)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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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2주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윤여정은 “공항 도착 한 시간 뒤에 오스카 후보에 오른 것을 알게 됐다”면서 “저보다 훨씬 젊은 매니저가 인터넷을 보다가 후보지명을 알려줬다. 매니저는 울었지만 나는 (어리둥절해서) 울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배우가 오스카 후보에 오른다는 건 꿈도 꿔본 적 없고, 그게 나라니 믿을 수 없다” 면서 “영광스러워 멍하다”고 말했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전했다. “마치 딴 세계 이야기 같다”고도 했다. 그는 AP통신에 “모든 사람이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오고 싶어하겠지만, 여기에 올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저는 매니저와 함께 축하할 것”이라며 “문제는 매니저가 술을 전혀 마실 수 없다는 것이다. 나 혼자 술을 마셔야겠다. 매니저는 내가 술 마시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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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 분투기를 그린 ‘미나리’에서 그는 딸 모니카(한예리) 가족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온 친정엄마 순자를 연기했다. 포브스지는 “미나리는 낯선 곳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며 “한국계 미국인 가족 이야기이지만, 이민자들이 어떻게 미국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미나리에서 할머니 역할을 맡은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된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로이터통신) “(아버지 역)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첫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다”(AP통신) 등 의미를 짚는 보도가 이어졌다.


외신들은 지난해 ‘기생충’(감독 봉준호)에 이어 한국계 영화 ‘미나리’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점도 주목했다. LA타임스는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역사적인 승리를 했지만, 오스카는 아시아 사람들과 아시아계 미국인의 재능을 인정하는 데 있어 최악의 기록을 갖고 있다”며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된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스티븐 연이 오스카 역사를 만들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는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후보 지명을 “아시아계 배우에 대한 역사적인 후보 선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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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맹크’에 이어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어느 해보다 아시아계 활약이 두드러진 가운데 영화 ‘노매드랜드’를 연출한 중국 출신 클로이 자오 감독은 감독상 부문에 이름을 올린 첫 아시아계 여성이 됐다. 한편 한국계 미국인 감독 에릭 오(오수형)의 ‘오페라’도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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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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