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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그곳] '미스터 션샤인'을 아름답게 수놓은 촬영지들

영화 속 그곳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신문에서 작금을 '낭만의 시대'라고 하더이다. 그럴지도. 개화한 이들이 즐긴다는 가배, 불란서 양장, 각국의 박래품들 나 역시 다르지 않소. 단지 나의 낭만은 독일제 총구 안에 있을 뿐이오. 혹시 아오? 내가 그날 밤 귀하에게 들킨 게 내 낭만이었을지."


"아직 유효하오? 같이 하자고 했던 거. 생각이 끝났소. 합시다 러브. 나랑. 나랑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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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연출 이응복)'의 인기가 뜨겁다. 한 편이 방영을 마칠 때마다 명대사가 쏟아진다. 미스터 션샤인은 조선이 갑신정변을 거쳐 1897년 대한제국으로 칭제건원(稱帝建元)하고 강대국들의 싸움터가 된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언어와 복장, 건물양식의 묘한 매력이 볼거리다.


그중에서도 화면을 수놓는 아름다운 풍경은 다른 작품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다. 유진(이병헌 분)이 조선으로 돌아와 근무하는 미국 공사관 건물, 고애신(김태리 분)이 총포술을 연습하는 갈대숲, 불란서 제빵소가 있는 저잣거리 등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는 풍경들이 즐비하다. 이 중 몇몇 촬영지는 드라마에 등장한 후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으로 '핫 플레이스'가 된 대표적 공간은 경북 안동시 길안면에 있는 '만휴정(晩休亭·경북문화재자료 제173호)'이다. 제7화에서 유진이 고애신에게 '러브'를 하자고 말한 곳이다. 만휴정은 조선시대 문신 김계행이 만년을 보내기 위해 건립한 누각이다. 정면은 누마루 형식으로 개방해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했고 양쪽에는 온돌방을 둬 학문 공간으로 활용했다. 드라마에선 이곳은 도공 황은산(김갑수 분)의 집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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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공 황은산의 집으로 가기 위해선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한다. 그 강은 경북 안동시 도산면 고산정(孤山亭·경북유형문화재 제274호) 인근을 흐르는 낙동강이다. 이곳에서 유진은 고애신과 마주 앉은 채 노를 저으며 황은산의 집으로 향했다. 고산정은 퇴계 이황의 제자 금난수가 세웠다. 평소 금난수를 아낀 이황은 고산정을 자주 찾아 빼어난 경치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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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이 조선으로 발령 받고 영사 대리로 부임한 곳은 조선의 미국 공사관이었다. 유진과 고애신이 손으로 상대의 입을 가려 암살자의 모습을 검증하는 유명한 장면도 이곳에서 나왔다. 미국 공사관 촬영지는 충북 청주시 '운보의 집'이다. 이곳은 고(故) 운보 김기창 화백 모친의 고향이다. 김 화백이 76년 부인(우향 박래현 화백)과 사별한 후 84년 운보의 집을 지었다. 행랑채와 정자, 돌담, 연못이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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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3화에서 고애신은 제물포역에서 열차에 오른다. 고애신이 열차 안에서 일본군에게 총을 겨눴던 장면이다. 열차 안팎의 모습은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했다. 2004년 개장한 합천영상테마파크엔 이 열차뿐 아니라 평양시가지, 조선총독부 건물, 30~40년대 목욕탕·이발소·다방 등 경성시가지 모습을 갖췄다. 면적만 7만5000여㎡에 달한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모던보이' 등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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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에서 고애신이 일본군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장면. [사진 tvN]

이밖에도 전국 각지의 명소들이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한다. 백정 출신의 구동매(유연석 분)가 자신의 부모를 욕보인 이들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전남 순천시 낙안읍성에서 찍었다. 총 하나가 없어졌다며 고애신이 미군에게 모욕을 당한 장면은 전북 남원시 서도역에서 촬영했다. 고애신이 '잉글리시'를 배우겠다며 찾아가 외국인 교사와 마주앉았던 목화학당은 대구 계명대학교 내 계명한학촌에서 찍었다. 고애신이 장포수(최무성 분)의 지도 아래 총포술을 연습하는 갈대숲은 경남 창녕군 화왕산성이 촬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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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진의 부모가 매맞아 죽은 대지주 김판서의 집은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에서 찍었다. 악질 대지주의 아들 내외이자 김희성(변요한 분)의 부모가 살고 있는 가옥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학인당(學忍堂·전북시도민속문화재 제8호)이다. 어린 유진이 자신을 좇는 추노꾼들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에 나오는 신비로운 숲은 경북 경주시 삼릉숲이다. 기생들을 옆에 끼고 술을 마시던 미국인 '로건 테일러'가 암살당한 기생집 화월루는 부산시 동구에 있는 일본식 가옥 카페 '문화공감 수정'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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