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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썰명서]지금 먹는 과메기 '청어냐 꽁치냐' 바로 아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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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구룡포는 지금 어느 때보다 바다 향이 진한다. 살림집 빨랫줄이나 처마에도 꽁치가 주렁주렁 널려 있다. 구룡포 삼정리 해변을 걷노라면 해풍 맞으며 꾸덕꾸덕 마르고 있는 꽁치를 쉬이 볼 수 있다.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온 게다. 겨울 대표 별미라는 명성에 비하면 과메기는 유래와 종류가 덜 알려진 편이다. 과메기는 11월부터 1월 말까지가 제철. 올겨울엔 놓치진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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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과메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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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동해안에서는 겨울철 얼린 청어를 덕장에 널어 바닷바람에 말려 먹었는데, 이것이 과메기다. ‘말린 청어’를 뜻하는 ‘관목(貫目)’이 세월이 흐르며 ‘과메기’로 변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나 현재 우리가 먹는 과메기는 대개 꽁치를 말린 음식으로 통한다. 1960년대 이후 청어 포획량이 크게 줄면서 북태평양산 꽁치가 청어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어떻게 만들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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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으로 말리면 ‘통마리(통과메기)’, 몸을 반으로 갈라 내장과 뼈를 제거한 뒤 말리면 ‘배지기(편과메기)’라고 한다. 요즘은 배지기 방식이 주를 이룬다. 먹기도 편하고 살코기만 먹을 수 있어서다. 손질한 꽁치를 겨울철 대나무나 싸리나무에 걸어 말리는데, 햇볕에서 물기를 뺀 다음 그늘진 곳으로 옮겨 해풍에 말린다. 바닷바람에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다 보면 마침내 꾸덕꾸덕한 과메기로 거듭난다. 냉장·건조 시설이 발달한 요즘은 실내 저장고에서 건조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보통 2~4일이 걸린다.



과메기의 고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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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하면 포항이다. 전국 과메기의 85% 이상이 포항에서 생산된다. 과메기는 건조와 숙성이 생명이다. 생산 장소에 따라 품질과 맛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겨울철 백두대간을 넘어온 차가운 북서풍과 영일만에서 불어온 소금 바람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포항이다. 겨울철 기온도 영하 5도에서 영상 10도로 적당해 상할 위험이 없다. 포항 구룡포·호미곶 일대에만 120여 개 과메기 덕장이 있다. 구룡포에는 과메기를 밑반찬으로 깔아주는 식당도 널려 있다.



초보는 꽁치, 고수는 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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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정종영 수산진흥과장은 “포항에서는 청어 과메기는 감칠맛이 강하고, 꽁치 과메기는 담백한 맛이 좋다고 한다. 결국 취향의 차이”라고 했다. 과메기 초보라면 꽁치부터 도전하는 게 낫다. 청어 과메기에 비해 비린 맛이 덜하기 때문이다. 진한 바다 향을 즐기는 고수라면 청어가 제격이다. 가격은 청어와 꽁치 모두 1두름(20마리)에 2만5000원 선으로 비슷하다. 예전엔 청어가 2배가량 비쌌지만, 꽁치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 차이가 줄었다.



이렇게 구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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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은 청어가 더 크다. 하여 건조 기간도 하루이틀 더 걸린다. ‘구룡포 이선옥 과메기’의 이선옥(56) 사장이 “꼬리로 구분하는 게 가장 쉽다”며 “꽁치 꼬리는 가늘고 작지만, 청어 꼬리는 크고 통통하다”고 알려줬다. 또 껍질을 벗겨놓고 보면 물결무늬가 많은 것이 청어의 특징이다.



어떻게 먹나



고추장만 찍어 먹어도 되지만, 쌈으로 싸서 먹는 게 일반적이다. 김이나 배추 위에 과메기를 올리고 미역·꼬시래기·마늘종·미나리·고추·마늘 등을 곁들여 먹는다. 생으로 먹는 것보다 비린내는 적고 쫄깃한 식감도 살아 있다. 두말할 것이 소주·막걸리와 찰떡궁합이다.


포항=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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