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군 면제' 이영하, 운수 좋은 날 계속된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이영하(23)의 운수 좋은 날이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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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는 2020년 초부터 일이 잘 풀리고 있다. 오는 18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가정을 꾸려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운 좋게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이영하는 지난 2016년 초 두산에 입단하자마자 오른쪽 팔꿈치 내측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그해 3월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이 나와 사회복무요원(공익)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공익요원을 필요로 하는 자리는 연간 약 3만 개. 일할 곳은 한정돼 있고 4급 보충역은 늘어나다보니 복무할 곳을 찾지 못한 보충역들이 매년 증가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3년간 공익장기대기면제 판정을 받는 이들이 생겨났다.
올해는 1만 여명의 보충역에게 소집 면제가 되는데, 이영하도 그중에 한 명이 됐다. 3년 장기 대기 후 면제는 '복불복'인데 이영하는 '복'이 됐다. 두산 관계자는 "본인은 군 복무를 하고 싶어했지만, 얼떨결에 면제가 됐다"고 전했다.
이영하의 운수 좋은 날은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4월 승부조작 제안을 받은 사실을 구단에 신고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포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당시 그의 연봉(4200만원)보다 많은 돈을 받았으나 이를 모두 모교와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그러더니 지난해에는 선발 자리를 꿰찼고 17승 4패(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3.64(15위·국내 선수 중 5위)를 기록했다. 시속 140㎞ 안팎의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구종으로 떠올랐다. 이영하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뽑혀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만난 이영하는 "작년 목표가 18승이었다. 농담으로 그렇게 말했는데 올해도 18승이 목표"라면서 "올해는 제구력을 더 향상시키겠다. 또 경기 후반에 힘이 떨어졌을 때 잘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작년보다 나아진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대표팀에서 던진 것도 재미있었다. 한·일전도 위축되지 않았고, 자신있게 던졌다. 올해도 또 대표팀에 뽑혀서 도쿄에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에 대한 걱정이 컸다. 김 감독은 "작년에 많이 던졌기 때문에 올해는 힘들 수 있다. 작년보다 더 잘하라고 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영하는 "이제 우리 나이로 24세다. 아직 많이 어리다. 몸이 조금 아파도 관리하면 바로 나아진다. 고로 감독님이 걱정하시지만 더 많이, 아주 잘 던질 수 있다. 나는 정말 괜찮다"고 강조했다.
이영하는 이제 프로 5년 차다. 그런데 지난해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올해 입단한 신인 투수들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 그는 "그 이야기를 듣고 웃겼다. 이제 1년 잘한 건데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게 나도 신기하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하다"면서 "지금까지 1차 지명으로 입단해서 잘 안 풀린 경우가 있었는데, 그런 전철을 밟지 않아서 다행이다. (나처럼 1차 지명받은) 후배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운이 계속되고 있는 이영하의 2020시즌 연봉은 얼마나 올랐을까. 그의 지난해 연봉은 1억원이었다. 그는 "아직 공개는 못 하지만 구단에서 많이 신경 써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내년에는 더 잘해야겠다"며 활짝 웃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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