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의 10배 1888마력 '괴물' 전기차, 현대차와 손잡았다
기네스북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량으로 공인받은 차량은 스웨덴 자동차 제조사 코닉세그의 자동차 아게라RS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2.6초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난해 제로백이 불과 1.85초에 불과한 차량이 등장했다. 이 정도면 과장을 보태 초기 가속력이 로켓 수준이다. 비록 공인 기록은 아니지만, 1초대 제로백 차량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콘셉트_2(C_2)’라는 이름의 이 차량은 크로아티아 전기차 제조사 리막오토모빌리(Rimac Automobili·이하 리막)가 개발했다. 현대차그룹이 리막의 기술력을 접목해서 이르면 내년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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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13일 리막 본사에서 양사가 고성능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직접 크로아티아로 날아가 마테 리막 리막 최고경영자(CEO)와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 계약을 했다.
현대차가 6400만유로(854억원), 기아차가 1600만유로(213억원) 등 8000만유로(1067억원)를 리막에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돈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전기차 개발에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현대차그룹이 자신있게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인 건 리막이 고성능 전기차에 특화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리막은 모터·감속기·인버터 등 고성능 전기차 핵심부품과, 차량 제어기술, 배터리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리막이 공개한 전기차 C_2는 출력이 무려 1888마력이나 된다. 중형 스포츠유틸리차량(SUV) 싼타페 2.0 디젤(최고출력·186마력)보다 10배 힘이 세다는 뜻이다. 헤네시 베놈(1600마력), 부가티 시론(1500마력), 코닉세그 아게라RS(1160마력)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차량보다 더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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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추세다. 현대차 코나EV(204마력·제로백7.4초)와 아이오닉EV(120마력·10.2초), 기아차 니로EV(204마력·7.4초)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순수 전기차 판매대수(6만2000여대)가 2017년 대비 12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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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성능 전기차 부문에서는 아직 글로벌 최고 수준에 못 미친다. 고전압·고출력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유연한 차체·성능 제어가 가능한 차량을 시장에 선보인 적은 없다. 실제로 올해 국내 판매를 시작한 재규어 I페이스는 400마력에 제로백이 4.0초다. 테슬라모터스 모델S90D(417마력·4.4초)나 포르쉐 미션E(600마력·3.5초) 등과 비교하면 제원 상 성능이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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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 결정으로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 기업을 빠르게 추격할 계획이다. 당장 2020년까지 리막과 공동으로 2종의 고성능 전기차 시제품을 개발한다. 스포츠카로 개발하는 1종은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N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다. 다른 1종은 고성능 수소전기차 시제품을 제작한다. 시제품의 성능이 검증되면, 개선을 거쳐 향후 양산도 검토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리막은 최고의 파트너”라며 “현대차그룹과 접목하면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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