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강호 하트, 이승우 영입 나섰다…3년 계약 제의
올 시즌 10골 2도움으로 기량을 입증한 수원FC 공격수 이승우(가운데). [사진 수원FC] |
프로축구 수원FC에서 절정의 공격력을 과시 중인 이승우(24)에게 유럽 재진출의 길이 열렸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호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이하 하트)이 이승우 영입을 위해 선수 측에 정식 오퍼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나서는 하트가 공격력 보강을 위해 이승우 영입에 나섰다”면서 “이승우측에 3년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 섀도우 스트라이커, 윙 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 등 2선 여러 포지션에 두루 기용하며 9.5번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트가 속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셀틱과 레인저스라는 절대 양강이 우승을 다투는 구도다. 지난 시즌까지 총 126차례 우승팀을 가렸는데, 레인저스(55회)와 셀틱(52회)이 대부분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앞서 기성용(서울)과 차두리(서울 유스디렉터)가 셀틱에 몸담아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리그다.
지난달 토트넘 홋스퍼와 팀K리그 친선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 다빈손 산체스와 경합하는 이승우. [뉴스1] |
하트는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 간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을 3위로 마쳐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1874년에 창단한 유서 깊은 팀으로, 통산 우승 횟수는 4회다. 수도 에든버러를 연고로 하며, 홈구장은 타인 캐슬 파크다. 1만9852명을 수용 가능한 관중석이 매 경기 가득 찰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마찬가지로 에든버러를 연고로 쓰는 히버니언과 함께 ‘에든버러 더비’를 이룬다. 구단 레전드 로비 닐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하트가 이승우에 관심을 갖는 건 찬스를 놓치지 않는 특유의 집중력과 수준급 발재간이 유럽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적시장 관계자는 “이승우가 올 시즌 K리그 무대에서 10골(득점 4위)과 2도움을 기록 중인데, 하트는 득점력뿐만 아니라 이승우가 그라운드를 누빌 때와 뛰지 않을 때 선명하게 나타나는 팀 경기 흐름의 변화에 주목했다”면서 “경기 템포와 분위기를 바꿀 줄 아는 선수라는 점에 매력을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 셀틱(초록 줄무늬)과 맞붙은 하트. 홈 구장인 타인캐슬파크는 매 경기 만원 관중을 이룰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뿜어낸다. [로이터=연합뉴스] |
스페인 스포츠 전문지 스포르트의 FC 바르셀로나 전문기자 호셉 카프데빌라도 이승우의 유럽 컴백 여부에 관심을 표시했다.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바르셀로나 출신 공격수 이승우가 스코틀랜드 구단인 하트의 오퍼를 받았다”면서 “하트가 지난 시즌을 3위로 마친 만큼, 만약 그가 이적 제의를 받아들인다면 유럽 무대에서 다시 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로파리그 무대도 밟을 수 있다”고 썼다.
졸업앨범 사진 촬영에 자신을 오마주 해 주목 받은 의정부고 주현서 군을 만나 격려하는 이승우. [뉴스1] |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 라 마시아에서 성장했고, 성인 B팀까지 오른 뒤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했다. 이후 신트 트라위던(벨기에), 포르티모넨세(포르투갈) 등을 거쳐 올 시즌 고향 팀인 K리그 수원FC에 몸담고 있다. 수준 높은 경기력 뿐만 아니라 매번 골을 넣을 때마다 선보이는 이색 세리머니, 홈 경기 후 줄지어 기다리는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어준 뒤 떠나는 유럽식 매너까지 K리그에 입체적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승우가 시즌 도중에 도착한 하트의 제의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K리그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인 데다 소속팀 수원FC가 순위 싸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이승우를 순순히 놓아 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승우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호 하트의 이적 제의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한 스포르트 기자 호셉 카프데빌라의 트윗. [사진 호셉 카프데빌라 트위터 캡처] |
이승우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올리브크리에이티브의 정의석 대표는 “구체적인 팀 명을 밝히긴 곤란하지만, 이승우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구단이 여럿 있는 건 사실이다. FC 바르셀로나 시절 뜨거운 관심을 받은 유망주 출신인 데다 올 시즌 K리그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보였기 때문”이라면서 “이승우는 우여곡절 끝에 고향 팀에 몸담은 만큼 일단은 수원FC 일정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선수의 미래와 성장 가능성 등을 두루 감안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