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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전투 지휘한다…軍, 신속 시범사업 선정

방사청, 신속시범획득 사업 과제로 선정

미국 국방부는 '전술용 갤럭시' 이미 개발

수송ㆍ전투ㆍ정찰용 무인차량도 뽑혀


병사들이 일과 이후 휴대폰을 쓸 수 있게 됐지만 군부대에 스마트폰을 갖고 들어가는 건 무척 까다롭다. 카메라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별도의 보안 앱을 깔아야 반입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휴대폰과 거리가 멀던 군이 스마트폰을 전투 장비로 시범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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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은 미래 전장을 바꿀 만한 민수 분야 혁신기술을 신속하게 국방분야에 적용하는 신속시범획득 사업으로 7건을 새로 계약했다고 4일 밝혔다. 7건 가운데 ‘상용 스마트폰 기반 소부대 전투 지휘체계’가 눈에 띈다.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S20의 군 전술용 버전에다 무전기 기능을 통합한 개인 전투장비다. 전쟁터에서 통신 중계기를 따로 두지 않아도 작전 수행 범위 내에서 정보ㆍ교전ㆍ화생방 경보 등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신할 수 있다. 최대 30명까지 참여하는 네트워크도 구성할 수 있다.


음성뿐만 아니라 데이터로 상황 정보를 보내는데 보안모듈을 통해 실시간으로 암호화해 감청당할 우려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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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군용 특수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야간 투시경을 쓸 때 눈을 보호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를 꺼주는 나이트 비전 모드,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하는 스텔스 모드, 야간 영상을 촬영한 뒤 공유하는 인텔리전스 캡처 모드 등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국방부와 함께 갤럭시 S20을 군용으로 쓸 수 있도록 개조한 갤럭시 S20 전술용(TE)을 개발한 뒤 지난 5월 공개했다. 미군용 갤럭시 S20 TE는 군용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돌아가며 군이 필요로 하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깔렸다. 예를 들면 저격수의 탄도 계산을 돕는 앱이다.


방사청은 이 밖에도 상용 스마트폰과 무전기, 열 영상 센서를 통합한 ‘초연결 기반 스마트 개인 감시체계’, 200㎏ 이상의 화물을 싣고 다니고, 야간에 표적을 탐지하며, 기관총으로 사격까지 할 수 있는 ‘다목적 무인차량’ 등을 신속시범획득 사업 과제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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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국방부와 함께 개발한 갤럭시 S20 전술용(TE).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조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

그동안 국내 방위산업은 기획부터 납품까지 10년 이상 걸려 기술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도 미국 국방부에 납품됐지만, 정작 한국에선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하기가 힘들었던 이유다. 하지만 신속시범획득 사업은 1년 안팎에 이뤄지기 때문에 민간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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