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통째 관광지 된 푸껫, 백신 맞고 1억 보험 들어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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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부가 인구 40만 명에 달하는 푸껫 섬을 통째로 격리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7월 1일부터 백신 접종을 마친 외국인 관광객이 자가격리 없이 푸껫 섬을 여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다.
태국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샌드 박스(Sandbox)'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어린이가 틀 안에서 모래 놀이를 하듯이 지정 지역에서만 관광객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모래 상자가 태국의 대표적인 휴양 섬 푸껫이다. 태국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이 푸껫에서 2주를 무탈하게 보내면 이후 태국 전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했다. 태국 정부는 푸껫 개방을 위해 섬 주민 70%의 백신 접종을 마무리했다. 이달 중에는 '사무이 섬'도 비슷한 방식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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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껫 샌드 박스 신청 절차는 복잡하다. 출국 14일 전까지 백신 2회 접종을 마쳐야 하며, 코로나 음성 확인서도 챙겨야 한다. 태국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하고, 샌드 박스용 여행 허가서도 받아야 한다. 코로나 특약이 포함된 보장 범위 10만 달러(약 1억원) 이상의 여행자보험도 가입해야 한다. 태국 정부가 안전을 인증한 숙소를 별도의 사이트에서 예약해야 하며 푸껫 도착 당일을 포함해 14일 이내에 코로나 검사를 세 차례 더 받아야 한다. 현지에서 받는 코로나 검사 비용은 호텔 측에 미리 송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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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도 유럽인은 푸껫으로 향하고 있다. 샌드 박스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아랍에미리트공화국 아부다비에서 출발한 에티하드항공 편을 시작으로 덴마크, 독일, 프랑스 등에서 비행기 다섯 편이 외국인 관광객 325명을 태우고 푸껫에 도착했다. 첫 도착 비행편인 에티하드항공이 푸껫공항에 도착하자 공항 소방차가 아치 모양으로 물을 뿌리며 관광객을 환영했다. 태국관광청 관계자는 “푸껫 샌드 박스가 시행된 지난 1일 이후 4일까지 외국인 1775명이 샌드 박스 프로그램으로 푸껫을 방문했다”며 “대부분이 유럽인 관광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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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직 유럽 같은 뜨거운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해외여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아직 강한데다 '푸껫 직항편'이 없는 게 결정적이다. 한국인은 유럽보다 휴가가 짧다는 것도 큰 차이점이다. 그럼에도 7월 1일 기준 한국인 5명이 대사관 측에 푸껫 샌드 박스 여행 허가서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관광청 관계자는 "한국은 중장년층 백신 접종자가 늘고, 대한항공이 푸껫 직항편을 운항하는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푸껫을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푸껫이 외국인 관광객을 맞기 시작했지만, 정작 태국의 코로나 방역은 위중한 상황이다. 그동안 방역 우수국가로 꼽혔던 태국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하루 확진자가 줄곧 네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7월 들어서는 하루 5000~6000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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