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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간녀 축생일" 직장에 보낸 케이크···법원 판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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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연인관계인 여성에게 "상간녀 축생일"이라고 적은 케이크를 직장으로 보내는 것은 모욕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말, A씨는 자신의 남편이 유부남인 걸 알면서도 만나고 있는 여성 B씨가 있다는 걸 알게됐다. A씨와 남편은 10여년 전에 결혼해 혼인신고 후 부부로 지내며 두 자녀를 두고 있었다. A씨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B씨가 맞소송에 나선 것은 그 후 A씨가 한 행동 때문이었다. A씨는 "상간녀 000(B씨 이름) 축 생일, 선물은 나중에 보낼게, 오늘은 케이크 먼저 보낸다"는 문구를 적은 케이크를 B씨의 직장으로 보냈다. 투명창 케이스에 담겨, 열지 않아도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케이크였다.


서울북부지법 민사8단독 이성균 판사는 지난 7월 "A씨가 공연히 B씨를 모욕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1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B씨가 A씨에게 줘야 할 손해배상금이 더 컸다. 이 판사는 "B씨가 A씨 남편과 부정행위를 해 A씨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며 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는 A씨가 보낸 문자메시지가 '협박'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했지만, 이는 인정되지 않았다. A씨는 케이크를 보내기 전후로 B씨에게 "내 딸이 받은 상처 이상으로 되갚아 주겠다" "나를 계속 우습게 보느냐" "계속 이렇게 나온다면 어쩔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판사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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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간통에 대한 충격과 배신감 때문이라도, 상대방에게 개인적으로 복수에 나서는 일은 민·형사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편과 남편의 연인이 차 안에서 나눈 대화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C씨는 검찰의 기소로 형사 법정에 섰다. 영상과 함께 "XX같이 생긴X" "딴X한테 XXX 서비스 해준 X" "발정난 싸구려 XXX" 등 대부분이 비속어인 댓글을 올린 것도 문제가 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4단독 송효섭 판사는 C씨가 명예훼손·모욕·협박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지난달 30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영상을 올리기 전 남편의 연인에게 "네 전 남친들을 네 남편 앞에 준비하겠다. 3000만원을 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협박죄로 인정됐다.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한 상태다.


송 판사는 "C씨가 간통에 대한 충격과 출산 후 우울증 등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파성이 강한 유튜브 사이트에 동영상 파일과 비방 댓글을 올리고 피해자를 협박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봤다. 다만 "공소제기 직후 C씨가 해당 영상을 삭제했고 조회수가 많지 않다"는 점 등도 고려해 벌금형을 선택하고 그 금액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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