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위독…가해자와 합의 없다” 김해공항 피해자 친조카 눈물
택시기사를 충격한 BMW 차량 [부산 강서경찰서 제공=연합뉴스] |
김해공항에서 택시에서 짐을 내리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친조카 김민주(30)씨가 “삼촌의 의식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의사는 ‘가망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1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삼촌의 현재 상태에 대해 “이도 다 빠져있고 눈 외에는 몸 전체가 피범벅”이라며 “사고 직후 심폐소생술을 받는 과정에서 폐합병증까지 생겼다고 들었다. 의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 가족들은 울음바다다. 김씨는 “삼촌의 큰딸이 계속 울고 있다”면서 “둘째 딸은 아직 실감이 안 나는지 오히려 담담한 것 같다. 충격이 너무 커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딸은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이다. 피해자의 형제인 김씨의 아버지와 고모들도 힘들어하며 많이 울고 있다. 김씨 역시 “지금도 눈물이 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울고…”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김씨에 따르면 가해자인 BMW 운전자는 사고 직후 연락도 하지 않고 병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씨는 “운전자가 귀가 조치됐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사건이 기사화가 된 뒤 운전자가 아빠에게 연락을 했다. 삼촌이 깨어나면 병원에 오겠다고 했는데 아빠가 그러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경찰과 아빠가 연락한 내용을 전해 들었다”며 “BMW 운전자가 당초 ‘차량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난 것’이라고 우겼다. 블랙박스 영상이 나온 뒤에는 ‘운전미숙’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항공사 직원이라는 것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가해자 인권 보호 차원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김씨의 동생은 “너무 화가 나서 이 글을 올린다”며 11일 페이스북에 사고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BMW 운전자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면 좋겠다. 합의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는 지난 10일 낮 12시50분쯤 김해공항 2층 국제선 청사 앞 진입로에서 택시를 정차한 뒤 승객의 짐을 내려주다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BMW 승용차에 치였다. 이후 BMW 운전자의 과속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가해자가 고의로 피해자를 쳤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영상을 본 이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BMW 운전자 정모(35)씨는 에어부산 사무실 직원이고 동승자 2명 중 한 명은 에어부산 승무원, 다른 한 명은 협력업체 직원이다. 정씨는 “동승자 한 명이 항공사 사옥에서 승무원 교육이 예정돼 있었다. 10여분밖에 남지 않은 촉박한 상황이라 속도를 높여서 운전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중앙일보 (http://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