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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에 성폭행당한 10세 소녀, 낙태 수술장 앞서 가로막혔다

브라질에서 10세 소녀가 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낙태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18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브라질 남동부의 작은 마을인 상마테우스에 살던 소녀는 복통을 호소하며 지난 7일 병원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소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브라질 경찰에 따르면 소녀는 6살 때부터 삼촌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지만 두려움에 침묵해왔다. 가디언은 "33세의 삼촌은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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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임신을 한 소녀에게는 임신 중절이라는 선택지가 있었다.


브라질은 낙태를 금지하는 국가지만 태아에게서 선천적 무뇌증이 발견될 때, 강간에 의한 임신일 때 예외적으로 중절을 허용한다. 피해자 본인도 판사 앞에서 아기를 출산하고 싶지 않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판사는 "비록 미성년이지만 본인이 의사를 밝혔고 건강을 위해서도 낙태가 필요하다는 검사 결과도 확인됐다"면서 수술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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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900마일(1448㎞) 이상을 비행해야 했다. 가디언은 "소녀의 고향에 있는 병원에서는 낙태 시술을 받지 못했지만 다른 주에서는 허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낙태 반대 운동가들과 정치인들이 병원 직원과 소녀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병원 출입을 막았다. 이에 맞서 여성 운동가들이 소녀를 보호하기 위해 몰려들면서 병원 앞에서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낙태 반대 운동가들은 현 브라질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극렬 지지자들이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선거공약에서 낙태 금지를 주장한 바 있다.


비밀에 부쳐졌던 병원의 위치가 공개된 건 한 낙태반대 운동 여성활동가가 지난 16일 SNS에 소녀의 실명과 병원명을 공개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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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단체 쿠루밈의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믿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낙태가 금지된 브라질에선 연간 50만건 이상의 불법 낙태 수술이 행해지고 있다. 수 만명이 수술 후유증을 겪으며 일부는 사망하기도 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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